동향과 이슈

놀이와 인간

샘연구소 2014. 2. 25. 09:51

나는 노는 게 좋다.

여럿이도 놀고 혼자도 논다. 청소도 놀듯이, 요리도 놀듯이, 공부도 일도 스스로 찾아서 만들어내고 즐기지 않으면 안 하는 게 낫다. 사람들이 나를 바쁘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은 노느라고 바쁘다. 무얼 하기 위해 노는 게 아니라 그냥 논다.

자유가 좋다. 억지로 하는 거, 남 따라하는 거를 싫어한다. 그러나 그것이 폭력이나 튀는 것이 되기도 싫다.

이런 나의 양면성이 자유로움과 진보, 평화와 보수성을 특징짓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100살을 거뜬히 살아갈 고령화사회에서 더더욱 생애의 절반이상이 놀고 먹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인간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homo) 사람들은 인간이 특징을 정의하기 위해서 그 뒤에 합당한 낱말을 붙여 인간을 정의한다.

 

호모 에렉투스( 직립하는 인간 )

호모 사피엔스 (사유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 (일하는 인간)

 

이 외에도 호모 이코노미쿠스, 호모 폴리티쿠스를 넘어 호모 나렌스(이야기하는 사람),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공감) 등 다양한 호칭과 이론이 나왔다.

 

그 중 중요한 한 측면이 호모 루덴스(Homo Ludense, 놀이하는 인간)이다.

이 말은 네덜란드 사회학자 하위징아Huizinga(1872-1945)가 지어낸 말이다.

 

그는 인간의 본질 중 하나로 ‘놀이’를 든다.

놀이의 특징은 ‘자발성’으로 목적을 위한 수단인 노동과는 다른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수단이면서 목적일 때 우리는 기쁨으로 충만한 현재를 살 수 있는 반면에 자신의 행동이 무엇인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면, 그는 단지 고단함뿐인 현재를 견디는 것이 된다.

이렇게 볼 때 '현재'의 의미를 다시 보게 된다.

놀이에서는 현재라는 시간이 그 자체로 '향유되고 긍정'되는 반면 노동에서는 '미래를 위해 소비되어야 하고 견뎌야 하는 현재'이다.

 

하위징어는 놀이가 노동이 아니라 놀이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자유, 즉 '자발적 행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놀이는 무엇보다도 자라나는 아이들의 특권이다.

아이들은 놀이가 생명력의 보존과 발현이며 학습의 장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서 '놀이'를 빼앗고 있다.

요즘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이나 상담이론에 기초한 학생대상 집단프로그램들이 다분히 ‘노동’의 성격이 크다.

도시생활과 경쟁적 사회구조에 찌들린 부모들은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서 놀이를 빼앗고 억누르고 싸잡아 길들여간다.

그것이 미래의 너의 행복을 위한 것이고 가정과 학교와 사회와 나라와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서.

이런 사기극이!!!!

 

아이들에게 놀이를 되찾아주려는 노력은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간간이 시도되어 왔지만

이런 거대한 흐름을 막거나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한다.

그중의 하나.

 

서울 북쪽 동네에서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공동운영했다.

1년만에 아이들이 바뀌었단다.

 

놀이터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란다.

아래 기사에서 퍼왔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를 참조

 

경향신문·참교육학부모회·서울 노원·도봉구청 공동기획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2242210155&code=21010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2242203535&code=21010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2242203255&code=21010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2242202365&code=990403

 

 

교육복지사업의 프로그램들도 심리치료를 위한 집단프로그램 방식보다 자유로운 동아리형식의 비구조화된 놀이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돌봄사업이 확대되고 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고 상담하려하기보다 놀게 해주고 기다리고 지켜볼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그리 전문가도 아닌 어른들이 아이들을 갖고 노는 꼴이 아니라

아이들이 저희들끼리 놀고 다치고 싸우고 화해하고 포기하고 즐기면서 살게 놔뒀으면 좋겠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삶과 인성에 개입하고 조작하기 이전에

그런 넉넉하고 따스한 울타리,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줄 책임이 있다.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나가라고 떼밀고 격려해줄 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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