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놀이와 운동장

샘연구소 2014. 2. 25. 10:09

놀이를 하려면 놀이터가 필요하다.

 

대부분 우리나라 어린이 놀이터는 기성화된 상품 진열장이다.

보다 자연스런 놀이터가 있음 좋겠다.

북유럽의 마을/학교의 어린이 놀이터는 자연 나무 활용, 폐가와 같은 모양, 모래언덕, 수풀, 개울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독일 스투트가르트의 공원 한 켠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

 

그뿐 아니라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아학교를 벗어나 동네 다른 초중고등학교나 숲길을 다 운동장, 놀이터 삼아서 산책과 흙놀이, 물놀이, '눈' 놀이들을 자유롭게 즐겼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추워도 그런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옷을 버리고 몸이 더러워지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감기에 걸릴 수도 있겠지만 알아서 스스로 견딜 수 있는 정도는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그래야 산다고.

그리고 건물 안에는 씻고 옷을 세탁하고 말릴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있다.

 

영국이나 북유럽 학교들은 대개 흙이든 잔디든 넓은 운동장이 있었다.

물론 대개 실내 체육관과 어떤 학교들은 테니스장, 실내 수영장까지도 따로 갖추고 있었다.

그뿐 아이라 아이들은 동네 축구장(잔디!)과 동네 체육관 같은 곳에서 어른들과 자유롭게 어울리며 놀았다.

 

 

아래는 오늘 한겨레와 조선일보의 신문에 났던 기사이다.

우리나라 중학교 운동장이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불구하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한·일 중학교 공간 구성 비교 연구'에서 우리의 중학생 1명당 운동장 면적이 13.4㎡로 일본(38.9㎡)의 34.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중학교 운동장은 고작 축구와 100m 달리기가 가능한 반면 일본 학교들은 축구, 테니스, 야구 등 여러 스포츠가 가능하게 조성돼 있다는 것이다.

 

운동장이 아예 없는 학교가 서울에만 4곳, 전국적으론 12곳이다. 서울 종로구의 어느 초등학교는 길이 22m, 폭 9m의 인라인스케이트장 하나 달랑 있을 뿐이다. 선진국에선 운동장부터 확보하고 나서 학교를 짓지만 우리는 땅을 구하기 어렵다고 운동장이 없어도 학교를 세울 수 있게 했다. 교실·강당이 모자라면 운동장 한 귀퉁이를 잘라 건물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니 아이들이 약골(弱骨)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은 2009년 중학생의 64.9%가 한 종목 이상 운동부에 참여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 초·중·고교생의 스포츠클럽 참가율은 27.4%에 불과했다. 고교생 신체 능력 검사에서 체력 수준이 가장 낮은 5등급 비율이 2001년엔 11.3%이던 것이 2010년 19.2%로 늘었다.

 

아이들에게 숨이 차도록 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교육 복지이자 청소년 인권(人權)에 관계된 문제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매일 운동하게 하면 수업 집중도가 높아져 성적이 향상되고 남을 배려하는 인성(人性)이 길러진다는 연구도 많다. BMW·아우디 같은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몰려 있는 바이에른주(州)는 '오후 1시부터 운동하기' 캠페인을 벌여 1991년 116곳이던 학교 클럽팀을 2007년 2215개까지 늘려놨다. 청소년의 스포츠 활동이 세계에서 가장 조직력이 강한 제조업체들을 키우는 기반(基盤)이 되고 있다.

 

학교마다 탈의실·샤워실을 갖춘 체육관·수영장까지 제공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마음껏 달리고 뒹굴 수 있는 운동장만이라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24/2014022404352.html

 

 

 

운동장이 넓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같은 도시들은 학교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 넓었던 학교도 체육관, 도서관, 부속실 등이 필요해지면서 운동장이 좁아지고 있다. 요즘에는 학교숲을 만들어서 운동장이 더 좁아지기도 한다. 다 필요하니까. 최악의 운동장은 인조잔디 운동장이 아닌가 싶다.

 

나는 조금 달리 생각한다.

사춘기가 지나면 행동반경이 넓어진다. 학교 밖에서도 얼마든지 놀 수 있고 아이들은 일부러 그런 곳을 찾아나선다.

사실 더 중요한 건 놀이터가 아니라 놀이 시간, 놀이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사회분위기일지도 모른다.

 

대안학교들인 산청간디학교나 들꽃피는마을의 대안학교 같은 곳은 운동장이 작거나 없다.

그러나 숲과 계곡이 다 운동장이다. 근처 공립학교 운동장을 빌려서 운동회를 한다. 학교 앞의 공공운동장이 학교 운동장이다.

 

물론 운동장이 있으면 좋겠다.

특히 남학생들에게 멀리 뻥!하고 공을 찰 때 그 카타르시스적인 쾌감을 느껴보게 해주면 좋겠다.

마음놓고 온몸이 무너질 정도로 달릴 거리가 있음 좋겠다. 적어도 대각선 200미터.

체육은 단지 '운동'이나 몸놀림이 아니라 온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전인교육'이고 자기개발이고 사회적 학습이고 여가활동이다.

좁은 농구장에서나 부딪치고, 남 눈치보며 공놀이 하고, 조깅할 수 있는 동네는 부자동네 뿐이고,

어디서 어울려 축구나 야구도 못하고 ... 답답하다.

 

나는 교육부와 지자체가 논의해서 학교 운동장이든 마을 운동장이든 확보하는 것에 찬성한다.

평생교육측면에서도 필요하다.

 

아이들만을 생각한다면

놀이를 즐길 '시간'과 분위기를 허락해주길 바란다.

운동장 활용이 또하나의 노동이 되지 않도록.

 

 

 

 

산청 간디고등학교 최근 모습

산중 비탈에 지어져서 운동장이 좁은 편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여기서 열심히 축구를 한다.

하지만 축구만 운동이랴.

학교지붕을 포함해서(-_-;;) 둘러싼 온 산과 계곡이 다 놀이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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