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M. 스캇펙

샘연구소 2014. 3. 1. 10:42

 

아직도 가야할 길

<그리고 저 저머에>

(손홍기 옮김, 열음사, 2007)

 

 

 

 

(괄호안의 숫자는 쪽수임. 굵은 글씨체는 내가 표시한 것/ 책은 두껍고 밑줄 친 곳이 너무 많아서 조금씩 나누어 옮겨쓰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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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완전하지 못하며, 최근 들어 정신적·도덕적 가치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하더라도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산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그것은 단순히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진지한 사고가 필요한 이유는 점점 복잡다단해지고 있는 세상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사고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우리 모두 파멸로 끝나 버릴 수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내가 지금까지 써 온 책들은 모두 상징적이든 실제적이든 단순 사고에 대한 비판의 성격을 띤다. <아직도 가야할 길>에서 내가 주장한 것은 ‘인생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이었다. 또한 <끝나지 않은 여행>에서 내가 덧붙인 것은 ‘인생은 단순하지 않다’라는 사실이었다. 이 책에서 나는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인생의 해답은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는 길은 더 나은 사고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믿고 있지만 그러나 이것 또한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18)

 

 

우리에게 가장 멋진 순간들은 때로 우리가 불행하거나 편안하지 않을 때 또는 모든 것이 충족되었다고 느끼지 않을 때 무엇인가를 추구하거나 어려움과 싸워 나갈 때 우리에게 다가온다. (32)

 

비판적 사고를 한다는 의미는 ...(중략)... 아주 중요한 사실에 대해서 연구하고, 배우고, 심사숙고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생각하고 학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상이 무엇이며, 중요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우리 자신의 자존심, 두려움, 게으름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보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는 일이다. (36)

 

신은 가장 본질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이지, 어떤 표지를 달고 있느냐에는 관심이 없다. 사람과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분류를 하는 데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그런 작업은 그 대상이 가진 많은 의미를 축소하고 때로는 사라지게 만든다. (40) 그러므로 이름 붙이고 분류하는 이런 작업의 결과는 아주 제한된 목적에 사용되어야 한다. 그것이 생산적인 목적에 쓰인다면 우리가 신속한 결정을 내리고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잘못된 목적을 가지고 이러한 분류 작업을 하게 된다. ...결론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지도 않은 채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광의의 특성들을 끌어내게 된다... 이렇게 내리는 결론은 때로 타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파괴적일 수 있는 것이다.(41)

 

우리들 대부분은 때때로 사고장애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범죄적인 생각에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 가장 흔히 나타나는 범죄적 사고의 형태는 왜곡된 사고가 아니라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사고이다. 그리하여 항상 자신들을 희생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또 다른 일부 사람들은 시간에 대한 감각이 없다. 그 결과 그들은 주로 현재의 시점에만 존재하며, 미래나 그들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

범죄적 사고 형태 중 범죄집단이 아닌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한 가지 측면이 있다. 그것은 소유권에 대한 태도 또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 태도이다. (42)

 

‘우월 콤플렉스’에서 기인된 자만심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 항상 최상의 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이 그런 최상의 것을 원한다면 언짢은 마음을 갖기도 한다. (43) ...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 분모는 깊이있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44)

 

카를 융은 “신경증은 언제나 적절한 고통의 대용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대용물은 우리가 피하려는 고통보다 더 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 신경증은 그 자체가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가야할 길>에서 이렇게 썼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많은 사람들은 이런 고통과 문제를 피하려 할 것이고, 그 대신 신경증을 첩첩이 쌓아 갈 것이다. 신경증을 직면할 용기가 있는 일부 사람들은 다행히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서 적절한 고통을 경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어떤 경우든 문제 해결 과정에서 나타나는 적절한 고통을 피하려고만 한다면, 우리는 성장을 멈추고 그 상태에 갇혀 버리고 만다. 성장과 치료 과정이 없다면, 인간의 영혼은 시들어가기 시작한다.” (49)

 

우리를 의존적으로 만들기 위해 사회는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한 건 아니라고 가르친다. 부모님은 늘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스캇, 넌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구나.”

많은 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넌 생각을 너무 많이 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 부모나 고용주 또는 정부처럼 통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우리가 독자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를 위협적인 것으로 느낀다. (50)

 

사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말하고 느끼며 진정한 주체적 존재가 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만약 우리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기를 선택한다면 그에 대한 반발에 대비해야 한다. .. 성장을 하려면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 많은 사람들의 경우 스스로 생각하는 자유를 받아들이는 데 평생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자유를 향한 길은 사회의 잘못된 통념들에 의해 방해를 받기도 한다. ... 우리는 평생에 걸쳐서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51)

 

나는 남들이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잘 듣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그 자체만으로도 놀랄 만한 치료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61)

 

캣 스티븐스의 노래 <참을 수 없어 Can't Keep It In>의 가사가 생각난다. 그것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해. 네가 생각하는 것을 말해. 무엇이든지 생각해.”

...나는 사람들에게 이런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고의 자유로움을 인정하지만 우리는 항상 잘못된 결정과 올바른 결정 둘 다를 내릴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사고의 자유 함께 우리는 불확실성의 자유를 인내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 미국 동부 해안에 세워져 있는 자유의 여신상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서부 해안에는 책임의 여신상을 세워야 한다. (63-64)

 

올바른 사고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때로는 속도를 늦추고 시간을 내 깊이 있게 생각도 하며 명상도 하고 기도도 해야 한다. 이것은 보다 의미있고 효율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서 가야할 유일한 길이다. ...

나의 일상적인 습관에는 하루에 총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세 번에 걸친 45분간의 휴식시간이 있다. 이 시간의 1/10 정도를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일(대부분 사람들이 기도라고 생각하는)에 쓰고 또 다른 1/10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일(묵상이라고 정의되는)에 쓴다. 나머지 시간 동안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생각하고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들을 분류하고 여러 가지 가능한 선택ㄷ르을 숙고해 본다. 내가 이 시간을 기도 시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명상 시간이라고 부른다면 사람들이 이 시간을 신성하게 여기지 않아 편한 마음으로 나를 방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하는 것은 기도하는 것과 유사하다.(66)

 

내가 좋아하는 기도에 대한 정의는 - 신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 매튜 폭스의 정의이다. 그는 기도를 “인생의 미스터리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므로 기도는 사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전에,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잘 생각한다는 것은 가장 근본적인 인간행위인 것이다.(이후 radical과 fundamentalist 에 대해 비교) ... 근본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은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다.(66-67)

 

나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폭동, 동성애, 낙태 등에서부터 빈곤, 질병, 악 그리고 전쟁 등과 같은 복잡한 사안들에 대해 단순한 해석을 하거나 그런 해석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나는 복잡한 현상에 대해 단순한 이유를 가지고 사는 것보다는 많은 것들에 대하여 아무 이유없이 살아가는 것이 더 건강한 삶일 것이라고 믿는다. ... integrity ... 성실하게 생각하고 궁극적으로 성실하게 행동하기 위해서 우리는 아주 복잡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유와 여러 가지 측면들을 하나로 통합해 볼 수 있어야 한다. (70-71)

 

만약 전체 그림에서 한 조각도 빠지지 않았고 모든 부분들이 다 통합되었다면, 당신은 아마도 역설(paradox)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문제의 근원에 도달하게 되면, 모든 진실은 역설적이 된다. 예를 들어 진실은 내가 개인임과 동시에 개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실을 추구한다는 것은 서로 분리되어 있고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얽혀 있고 어떤 방식으로는 연관되어 있는 것들을 통합하는 것이다. (74)

 

 

 

 

고양이처럼 자유롭고 영특하며 유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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