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고백

샘연구소 2014. 3. 1. 11:08

고백

 

- 정병근

 

너를 사랑한다는 핑계로

나는 나를 사랑했다

너를 사랑할수록

더 많이 나는 나를 사랑했으며

나를 원 없이 사랑한 후에

또다시 너라는 이름의 사랑을 찾아

바람과 허기의 쑥대밭을 어슬렁거렸다.

 

나는 너무 많은 나를 사랑하고 사랑했으므로

이제 너를 사랑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지만,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천형을 받았다

너를 사랑하는 내가 있다

 

 

 

 

 

사랑은 결국 나르시시즘이라던 어느 심리학자.

알랭드보통의 <불안>에서였던가? 비슷한 생각을 읽은 듯.

내 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 사랑도 가지가지.

 

나를 사랑함이 너를 사랑함이다.

너를 사랑함이 나를 사랑함이다.

내가 너이고 너가 나이다. 세상이다.

 

사랑해.

내 안의 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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