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인터넷 중독도 '가난'이 죄?

샘연구소 2011. 3. 9. 13:39

인터넷 중독도 '가난'이 죄?

한겨레신문 3월 4일(금) 한 기사 제목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가난할수록 인터넷 중독률이 높다는 것이다.

 

행안부 등 8개부처가 발표한 '2010년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9살~39살 사람들의 인터넷 중독률은 8.0%로 174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인터넷 중독은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금단 현상과 내성까지 갖게 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조사 결과, 인터넷 중독률은 소득 및 나이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데, 저소득일수록, 성인보다 청소년일수록 중독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 한부모가정일수록, 다문화가정일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더 중독된다고 한다.

 

그래서  행안부 관계자는 “전체 중독률이 낮아졌지만 초등학생 중독률이 높아지는 등 앞으로 초등학교 저학년과 취학 전 어린이들로 조사 범위를 넓히고 예방 교육을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며 “한부모, 다문화 가정,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방문 상담과 이동 상담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8개 부처가 협의체를 만들고 2012년까지 상담, 치료 인력을 5500명 길러 예방교육과 상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지난해 13억5000만원이던 인터넷 중독 대응 예산을 올해는 3배 이상인 46억6000만원으로 편성했다고 한다.

 

 

 

 

 

 

 

 

 

 

 

 

(사진출처: 한겨레신문)

 

수긍이 간다. 아니, 이미 다 아는 문제다.

하긴 인터넷 중독 뿐인가? 낮은 성적도, 문제행동도, 흡연율도, 모두모두 가난할 수록 더 심하다. 모두가 '가난'이란 놈 때문이란다.  그렇다.

 

그런데 이 기사는 두 가지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1. 하지만 가난이 무슨 죄인가? 정말 가난이 죄인이면 가난을 잡아야지.

'가난' 대신  '부'를 주어야지 왜 '교육과 상담'을 주는가 말이다.  이건 뭐 배탈에 두통약 주는 격이 아닌가 

이들을 가난하게 하고 대를 물려 가난에서 헤어날 수 없게 하는 구조적 불평등과 배제의 제도적 폭력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들은 무엇이 가난의 쳇바퀴 속에 사람들을 밀어넣는지 눈을 부릅뜨고 살펴야 한다.

 

2. 가난의 속살을 들쳐보자.

그 가난이란 놈이 도대체 무엇을 움직여서 이렇게 만드는지 그 중간고리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가난으로 인한 불편하고 거칠고 외로운 '가정환경' 과 '지역환경', 그리고 성근 '자원망' 같은 것이 가난의 실체가 아닐까? 아이들은 가난해서 외롭게 혼자 있고, 얘기하거나 놀고 함께 공부할 상대 없고, 할 일도 없고 뭐 하려면 돈 필요한데 돈 없고, 무섭고, .... 그래서 값싸고 손쉽게 자신의 몸과 영혼을 컴퓨터에게 내어주는 것이다. 달리 무엇을 할 수 있겠나...  

그러니 예방교육이나 상담만 주지 말고 좋은 가족, 친척, 이웃, 친구, '할 꺼리'들을 대줘야 한다. 

또, 물리적인 환경의 변화나 지원도 필요하다.  

 

스캇 펙 박사1는 알콜중독자들은 '영성'의 욕구 때문에 중독이 되며 그래서 상담이나 약물만으로 치유될 수 없고 영성을 어루만지는 AAA 식의 개입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혹시 이 아이들도 영성의 목마름과 위기신호를 게임중독으로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