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에는 2009년에 제정된 조례에 의해 2010년 4월부터 21개교에 학교사회복지사들이 배치되었습니다.
그 중에 수정구의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5명의 학교사회복지사들이 연구소로 찾아왔습니다.
이 사업이 시의회로부터 예산을 받지 못해 5월에 종결될 지 모르는 시점이라 참으로 난감했지만 이들의 열정에 감동되어 나도 모르게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고 보람찬 수퍼비전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전반부에는 수퍼비전의 의미와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조율했습니다. 아무리 사례를 보고해도 저는 만병통치약 식의 조언을 줄 수 있는 쪽집게 도사가 아닙니다. 당사자인 학교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문제도 해법도 가장 잘 아십니다. 다만 거기에서 자신없고 지쳐있는 분들에게 저는 좀더 명징하게 보고 자신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통찰력과 힘을 지원해드릴 것입니다. 여기까지 말했는데 이미 두 분이 토끼눈이 되어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마음이 아픈지 저도 가슴이 찡했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학교사정(assessment)내용을 요약해서 3분씩 발표하였습니다.
모두들 학교현황과 구성원들의 욕구(문제), 강점과 자원, 중점추진내용과 애로점 등을 잘 발표해주셨습니다. 공통적인 내용은 첫째, 해결책이 없어보일 정도로 복잡한 가정과 개인의 문제를 가지고 앓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은 교사들도 여력이 안 되어 그저 문제행동하면 전학 보내려고 하고 아니면 시간이 없거나 어찌해야 할 지 몰라서 외면했던 아이들을 학교사회복지사들이 끌어안고 수십번 넘게 부모와 통화하고 찾아가고 전문기관들의 도움을 얻으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그렇게 해서 아이들을 한 명, 두 명 붙잡고 세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로는, 학생들의 폭력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성남시의 일부 지역은 아동, 청소년의 폭력이 거의 조폭수준에 이를 정도라고 합니다. 폭력문제는 학생들의 교우관계, 초-중 급별 인접성 등으로 인해 학교간에 복잡하게 얽혀있고, 성인 폭력배들과도 줄이 닿아있다고 합니다. 지역 경찰에서도 손을 못 쓸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보면 가정에서도 딱히 아이들을 책임지고 돌보아줄 어른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결국 어른의 문제이고 사회의 문제인 것입니다.
셋째로는, 이런 과정에서 이제 겨우 교사들이 아이들의 문제를 관심있게 다시 보기 시작했고 같이 상의하고 심지어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경우 전학을 가거나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학교사회복지사가 있는 학교를 찾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사업은 5월로 종결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무슨 일인지!
이중 삼중으로 고난과 역경이 덮친 아이들, 처절하게 욕구가 결핍된 채 살고 있는 아이들은 지금도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사회복지사들은 이 아이들을 두고 차마 쫓겨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감동의 연설이나 특별한 프로그램을 한 것도 아닌데 시간 내내 몇 번이나 서로 휴지를 건네며 눈물을 훔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냥 마음만이 아닌 것입니다....
이분들에게 정말로 마음 속의 힘과 회복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시작한 지 3시간이 되어서 나를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내가 사랑과 지지를 보내줄 사람(학생)을 생각하며 그 사랑을 전달하는 마음을 깊이 느끼는 시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사랑받는 이들도 학생들, 함께 하는 교사와 학교사회복지사들이고, 사랑을 주어야 할 이들도 역시 아이들이고, 그런 아이들을 위해 수고하고 헌신하는 교사, 학교사회복지사들이었습니다.
성남의 아이들의 한숨과 절규가 귀를 때리는 듯 합니다.
그러나 성남시의회 의원님들에게는 들리지 않는가봅니다.
복정초, 금빛초, 성남초, 태평초, 수진초의 학교사회복지사 쌤들(수정구 초등학교팀)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 당신들의 수고와 헌신이 '크리스탈'처럼 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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