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나는 누구인가

샘연구소 2014. 7. 7. 09:47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진로와 직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초등학교때부터 아이들의 적성이 무언지를 알려준다는 온갖 검사가 개발되고 이런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교육업체도 있다. 금액도 어마어마하게 비싼 것도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에서는 좀 특별하고 너무나 용감한 분들을 보여주며 '하고싶은 일을 하라'고 격려하지만 보통사람들에게는 마치 '위인전'에나 나오는 분들처럼 보일 뿐이다.

 

요즘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진로와 직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얼마 전 어느 신문에서 대학교 상담사가 한 발언이 소개되었다. 요즘 대학생들이 상담하는 주요 주제는 진로나 취업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라고 했다. SNS에서는 이 기사가 여기저기로 퍼날라졌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그분이 상담센터 상담원이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가진 학생들이 갔을 것이다. 그런데 마치 그 질문이 모든 대학생들의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누구나 짐작하듯이 대학교 초년병 시절에는 학비나 학점을 걱정한다.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스펙쌓기와 취업, 경제적인 자립을 위한 고민이 커진다. 아마 대학생들이 그런 고민을 가지고 대학교 상담센터를 찾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2012년에 어느 대학생이 한 설문조사결과이지만 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대학생들의 고민 1순위는 취업과 불확실한 미래라는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http://blogsabo.ahnlab.com/1138

 

대학생들이 경제적으로는 등록금보다도 생활비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실제로 어느 조사에서 청소년 자살 이유 중 초/중/고등학생은 1위가 성적문제, 그다음이 친구문제였다면 대학생 이상은 경제적인 문제가 1순위로 나타났었다. 졸업장과 함께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88만원짜리 세상에 내던져진다는 대학생들.

부모가 집에서 데리고 살고, 등록금 내주고, 자기는 약간의 등록금을 보태거나 용돈만 벌어도 되는 경우라면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들은 중고생 때 했던 진로적성검사나 '꿈찾기'프로그램과 무관하게 

당장 생기는 일자리에 수백장의 이력서와 '자소서'를 써내는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림 출처: http://blogsabo.ahnlab.com/1138 에서

 

 

그래도 인간이기에

계속 이 질문은 남는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

 

 

 

달의 방 I

 

                                                      -  장석남

 

늦은 밤

물먹으러 부엌에 갔다가

내 방으로 올 때

, 나를 따라오는 게 있네

내 방까지 따라와

내 옆에 나란히 앉는 게 있네

만져 볼 수 없이

함부로 바라볼 수 없이 내 옆에서

다만 느낌으로 앉아있네

 

자긴 누구지?”

………

멍들었던 데를 만져보듯

되돌려 받는 물음

자긴 누구지?”

………

 

다만 시늉으로 살다가

시늉으로만 살아 있다가

지나가는 구름 그림자에

창이 가려지듯

슬그머니 눈을 감는 것인가

 

자긴 누구지?”

………

오늘도 나는

죽음의 시늉으로

그 물음 곁에

누워보는 것이 아닌가

 

 

 

내 답은 이것이다.

우선 묻지 말고 부딪쳐라.

무엇이라도 하고, 생각이 아닌 몸을 움직이라는 것이다.

정체성은 관계와 역할, 경험 속에서 확인되고 형성된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묻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무엇이라도 해서 죽지말고 벌어먹고 살되

나는 누구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 내 꿈에 대한 탐구와 열정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나에게는 기회들이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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