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섣부른 강점관점

샘연구소 2014. 8. 21. 11:04

강점관점, 해결중심상담법, 비폭력대화, 감정코칭 등이 요즘 교육, 상담이나 사회복지실천계에서 많이 퍼지고 있다.

 

강점관점은 사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힘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재능, 능력뿐 아니라 실패나 고통의 경험조차도 강점이 된다.

또한 그의 신체나 물리적 환경, 가족, 친구관계도 다 자원이고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문제해결의 열쇠는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보고 지시나 조언을 하기보다

본인이 미래의 희망을 개척하며 지금 이곳에서부터 무언가 작은 일을 해나가도록 지지하면서

파트너로서 관계와 상황을 변화시키도록 돕는 것이 해결중심상담법이라고 알고 있다.

 

또한 강점관점과 마찬가지로 비폭력대화나 감정코칭은 인간관계에서 서로 상처주거나 상처받지 않으며

진정한 소통과 이해를 거두기 위해서는 내 입장이나 의견을 주장하기 전에

나와 상대의 느낌을 먼저 탐색하고 인정하며 그런 느낌이 나오게 된 가장 깊은 인간공통의 욕구들에 주목한다.

그것은 결국 존중, 평화, 사랑, 정의, 인정, 성취, 안전.. 그런 것들이며

이런 욕구에 대해 반기를 들거나 비판할 사람은 아무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우리는 연결될 수 있고

그 연결을 토대로 소통과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강점관점이나 비폭력대화의 기술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힘들 때 나에게 감동과 격려를 주었던 로저스의 심리학적 이론이나

다른 사회적 이론과 관점들과도 충돌하지 않으면서 나아가 영성에 대한 관점, 신앙고백과도 이어질 수 있었다.

내 안의 나와 화해하고 무엇이든 잘 하고 싶어 박대받고 초라해진 나를 위무하는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를 충분히 내 안에서 소화하고 그것을 다시 자연스럽게 풀어내기 위해서는

대단히 긴 시간과 반추의 노력, 성찰, 실험들이 필요한 것 같다.

 

여러가지 삶의 위험과 장애물들에 뒤엉켜 살아내고 있는 학생에게

"네 꿈이 뭐니?" "넌 뭘 하고 싶어?" "넌 지금 무얼 하고 싶어?""뭐가 좀 달라지면..?" 라는 질문 앞에서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 상담자를 주먹으로 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아이들의 마음 깊은 속 퇴색하여 힘을 잃은 강점을 되살려 일으키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일깨워지는데 기여하려면

강점 못지 않게 상대방의 약점, 고통, 슬픔, 좌절, 암담함, 아무런 희망이 없음,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생각... 들에 대한

처절한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것을 강점관점으로 가기 위한 약점관점, 또는 약점까지도 품을 수 있는 넉넉한 강점관점이라고 부르겠다.

 

문제를 욕구로 바꿔내는 일.

쉽지는 않다.

어쩌면 내 삶의 깊이와 넓이를 뛰어넘기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때도 있다.

그래도 먼저 숨을 고르고 아이와 가족의 '신발'을 신어보아야 한다.

무언가 빨리 대안을 세우고 상담을 '진행'시키고 오늘의 상담기록을 채우기 위해

아이들에게 강점과 해결, 욕구를 강요하는 질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실패의 경험이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실례를 범하거나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내 안에서 이리저리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반응을 예측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로 적용했을 때 겸손하게 하고 어떤지 물어보는 과정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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