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라나고 공부를 잘 해서 든든한 어른이 되기 위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떻게 해야 좋은 부모일까?
젊은 부모들은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배우고 실천하는데 참 열심이다. 대단하다.
그런데
나의 엄마, 아버지는 무엇을 했지?
나와 대화? 양육을 위한 공부? 그런 거 거의 없었다.
심지어 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시절을 외삼촌댁과 이모댁에 더부살이하며 학교를 다녔는데
중학생이 되어 집에 돌아오니 나는 어느 새 애어른이 되어있었다.
돌아보면
엄마, 아버지가 나에게 주신 가장 좋은 교육적 지원은
그 자리를 지켜주신 것이다.
아버지는 지방 근무로 외지에 계시기도 했지만
집에 가면 늘 엄마가 계셨고, 밥을 해주셨고, 뜨개질로 옷을 짜 입혀주셨고
우리 남매들은 종종 다투기도 했지만 한 상에 둘러앉아 열심히 먹고 앞산과 동네를 누비며 잘 놀았다.
그러나 가르치고 잔소리하지 않으셨어도
부모님은 나를 확실히 가르치셨다.
그들의 삶으로 성실, 인내, 검소, 절약, 친절, 희생, 의리, 정직, 효도, 우애와 같은 것들을 보여주셨다.
한때 아버지에게 물었다. 내가 어떻게 됐으면 좋겠냐고.
아버지는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게 최고라고 하셨다. 나는 불만스러웠다.
나에 대한 기대가 조금 더 높았더라면 지금 나의 모습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내 삶의 중요한 결정들은 대개 내 뜻보다는 부모의 의견에 따랐다. 기대와 칭찬을 받으며 자란 맏딸이라서.
뒤늦게나마 나도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있다. 늦깎이 청소년인 셈이다.
약혼 무렵 사진과 작년 산책하시는 모습
부모는 어떻게 아이를 길러야 잘 기르는 것일까?
나는 이렇게 물었으면 한다.
하나는 부모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나는 괜찮은 인간인가? 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아이들은 가르치는대로 되는 것 같지만 사실 '보는대로' 된다. 나머지는 제 몫이다.
둘째는 절대적으로 부 또는 모가 아이들과 함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이다.
일터보다 돈벌이보다 친구와의 약속, 회식보다 아이가 중요해야 한다. 적어도 사춘기까지는. (나도 반성 ㅠ.ㅠ)
셋째는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에게 솔직하자는 것이다.
단, 훈육을 할 때에는 부드럽고도 단호하게 일관성을 지켜야한다. 그게 존중이다.
너무 지나친 관심, 기대, 칭찬은 오히려 아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아이는 계속 부모 앞에 모범생 쇼를 하게 된다.
'너무'가 얼만큼일지... 그래서 사람을 기르는 일은 어려운 일이고 신비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