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감사합니다.
감사하다.
최근 세상살이가 하도 팍팍하고 암울하니
일각에서 '감사릴레이' 캠페인을 벌인 모양이다.
그런데 그 감사의 내용들을 보면서 나는 더 우울하고 초라해졌다.
그러면서 감사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감사는
(누군가 나에게 사랑, 도움, 감사를 주어서) 고맙다.
어떤 일이 의도대로 잘 되어 다행이다, 만족하다.
내 뜻과 관계없이 좋은 일이 있어서 행운이다.
이런 것들과 연결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감사의 이면은 바로 슬픔, 상실, 고통, 불운, 허무함, 외로움이 아닌가.
무엇이 다른가. 얻고 누리면 감사하고 잃고 없으면 감사할 것이 없다면
그 감사는 무슨 값어치가 있겠나 싶었다.
나도 감사한다.
작으나마 지금 갖고 있는 물건, 관계, 건강, 지식, 정서, 능력, 꿈 등에 대해 감사한다.
그러나 또 나의 아픔, 실패, 없음,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공감 그 자체에 대해서도
감사한다.
굳이 '감사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 감사는 참 감사스럽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매순간이 기적이 아닌가.
감사의 조건을 찾으려하기보다
지금 여기에 나 자신으로 온전히 존재한다면
감사란 말도 필요없다.
내가 감사할 일이 없어도
감사하지 않아도
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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