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가난때문에 성격이 변했나? 사람 성격 때문에 가난?

샘연구소 2015. 8. 11. 22:11

최근 뉴스 중 관심있는 연구결과가 보도되었다.

(굵은 글씨체와 밑줄은 내가 친 것)

 

결론은 가난한 환경이 두뇌발달과 성격, 행동을 바꾼다는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이다.

그렇다면 사회정책이나 서비스는 '그런 사람들이 그래...'라고 하기보다

그런 환경의 조건을 충분히 이해하고 접근하며 나아가 불평등과 가난을 완화하도록 더욱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최근 마을만들기사업, 학교-마을교육공동체사업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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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집 아이, 두뇌 제대로 성장 못한다"빈익빈 굴레 요인

 

2015-08-09 07:00

 

 

빈곤이 영유아 뇌 발달·성인 판단력 저해

"가난은 납 페인트 같은 유해물질악순환 끊을 시각전환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학생이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인이 돼서도 비합리적인 결정을 한다는 속설은 계속 있었다.

 

편견일 수 있는 이런 믿음은 그간 사회학 연구에 의한 검증 대상으로 인식되곤 했으나, 최근 들어 이를 둘러싼 의학 연구 결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결과는 심각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발표되는 연구들을 보면 가난이 두뇌 발달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학적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빈곤층 자녀의 두뇌 발달이 지체될 뿐만 아니라 가난한 성인들은 빈곤의 심리적 압박에 뇌 기능이 짓눌려 잘못된 판단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미국 과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빈익빈의 굴레를 타파할 실마리로 보고 공공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난, 어린이 뇌 성장 저해

 

지난달 말 '미국의학협회저널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는 '아동빈곤과 두뇌발달·학업 성취도의 관계'라는 논문이 실렸다.

 

제이미 핸슨 듀크대 교수, 바버라 울프 위스콘신-매디슨대 교수 등은 422398명을 대상으로 소속 가정의 소득수준과 두뇌의 상태를 조사했다.

 

미국 연방정부 설정 빈곤선(FPL)에 미달하는 빈곤층의 자녀는 MRI 검사 결과 대뇌 신경세포가 모인 부분인 회백질이 또래 평균보다 810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어린이의 대뇌에서 회백질의 양이 적은 곳은 주로 행동과 학습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측두엽이었다.

또 빈곤선에서 바로 상위에 있는 가정의 자녀는 회백질이 평균보다 34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연방정부 빈곤선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연소득 24250달러(2800만원)로서 이에 미달하면 극빈층으로 여겨진다.

연구진은 이들 빈곤층 어린이는 표준화된 시험에서 학업 성취도가 다른 어린이들보다 20정도 뒤처진다는 사실까지도 확인했다.

 

이들은 앞서 또한 1477명을 대상으로 두뇌발달과 가난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태어날 때는 빈곤층과 고소득층 자녀의 두뇌에 의미 있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소득수준이 빈곤선의 200미만인 가정의 자녀는 고소득층의 자녀보다 회백질의 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중산층에 이르면 소득이 아무리 많은 층의 자녀와도 두뇌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논문은 곧 기회균등을 헌법적 가치로 여기는 미국에서 두터운 중산층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연구 결과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3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실린 다른 논문은 320199명을 조사한 결과 빈곤층 자녀의 대뇌 표면적이 작다는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연방정부 빈곤선과 거의 비슷한 연소득 25천 달러(2900만원) 미만 가정의 자녀는 연소득 15만 달러(17500만원) 이상 가정의 자녀보다 대뇌 표면적이 약 6작았다.

 

물론 지능과 대뇌의 표면적이 곧바로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뇌 표면적이 지능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종전의 연구들을 고려하면 이 같은 결과 또한 가난이 뇌 발달에 미치는 악영향의 방증으로 해석된다.

 

가난이 두뇌 발달을 저해하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두뇌 발달에 필요한 자극을 가정에서 덜 받거나, 교재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막연하게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위스콘신-매디슨대의 심리학자 세스 폴락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가난을 납이 든 페인트와 같은 유해물질로 보고 보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인 판단력까지도 저해하는 가난

 

2013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는 성인의 두뇌와 가난의 상관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자 센딜 멀레이너선, 프린스턴대 심리학자 엘다 샤퍼는 뉴저지의 한 매장에서 쇼핑객들을 실험대상으로 모집했다.

 

자동차가 고장 나 수리비용이 300달러(35만원)가 나왔고 이 중 절반은 보험으로 메울 수 있는 처지를 가정하게 한 뒤 지능지수(IQ)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러고는 수리비용을 3천 달러(350만원)로 크게 늘린 뒤 같은 이들을 상대로 다시 IQ 테스트를 치렀다.

 

결과는 놀라웠다. 저소득층으로 분류된 실험 참가자들의 IQ가 두 번째 시험에서 첫 시험보다 최대 14포인트까지 갑자기 떨어졌다.

IQ 14포인트 하락은 만성 알코올 중독을 겪거나 24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수준의 판단력 저하다.

멀레이너선·샤퍼 교수는 "인간의 인지력은 무한하지 않다""한쪽에 신경을 쓰면 다른 쪽에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 학자는 이런 연구 결과를 주제로 한 책을 내고 '결핍: 너무 없다는 사실이 너무 지독한 까닭'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가난이 판단력을 저해한다는 이 연구 결과는 빈곤층이 집중력 부족, 충동적 행위, 비합리적 결정 때문에 가난을 자초했다는 속설과 배치된다.

인과관계를 뒤집어 빈곤이 두뇌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에 이 같은 부정적 속성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나타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빈익빈 악순환의 작동구조 가운데 하나를 설명하기도 한다.

교통비, 식비, 병원비 등 일상적 지출이 부담스러운 사람일수록 교육, 자기계발, 투자처럼 빈곤에서 벗어날 장기계획을 구상할 여력이 없기 마련이다.

 

 

 

'빈곤의 두뇌 습격', 해결책은 있을까

 

 

과학자들은 가난이 두뇌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공공정책의 토대가 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아이의 뇌가 적절한 자극을 통해 변한다는 점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의 교육학자 찰스 넬슨은 루마니아의 보육원에 있는 생후 1824개월 아기들을 추적해 '루마니아의 버려진 아이들: 박탈, 두뇌발달, 회복을 위한 노력'이라는 논문을 작년 1월 내놓았다.

 

이들 아기는 보육원 밖에서 성장하는 다른 아기들보다 두뇌의 회백질과 백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과 접촉 희박, 교재 부족 등 당시 보육원의 상황이 그 원인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들 아기는 위탁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기 시작하자 두뇌 발달에서 속도를 내기 시작해 곧 보육원 밖의 다른 아기들을 따라잡았다.

 

넬슨 교수는 미국 ATTN과 인터뷰에서 "초기에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뇌는 회복할 수 있다""하지만 뇌가 회복할 수 있는 민감한 시기는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뇌가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를 놓친 어린이나 성인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누구도 눈에 띄게 진척시키지 못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위스콘신-매디슨대의 울프 교수는 미국 주택도시개발부가 19942000년 시행한 거주지 이동 프로그램을 들어 사회 정책이 두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빈민가를 떠나 범죄율이 낮고 더 번영한 지역으로 부모와 함께 이주한 빈곤층 자녀는 1015년 뒤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범법행위도 덜 저질렀다는 것이다.

 

장기 계획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도록 하는 등 가난이 성인 두뇌에 끼치는 악영향도 직업이나 재무 교육 등 복지 프로그램으로 완화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람의 속성이 가난을 부르기보다 가난이 사람의 속성을 결정한다는 가설을 염두에 두고 유연한 맞춤형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멀레이너선 교수는 지난 6'하버드 매거진'을 통해 "정책 수립자들은 빈곤층을 보면 동기부족이나 능력을 지적하며 사람에서 문제를 찾는 경향이 있다""무슨 상황 때문에 가난이 왔을지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업이 여러 개라서 일정이 불규칙한 빈곤층을 위해 직업훈련, 재교육과 같은 복지 프로그램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도록 유연해야 하고 지각, 결석에도 지나치게 엄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대략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jangje@yna.co.kr

©Yonhapnews

 

 

http://m.yna.co.kr/kr/contents/?cid=AKR20150807142900009&mobile

 

 

 

지난 6월 방문한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의 한 중고 통합형 학교.

2013년 무렵 개교하였는데 일종의 국립 국제학교(한국의 외국어고등학교나 특목고..) 같은 인상이었다.

몽골의 인재를 양성해서 졸업 후 바로 미국, 유럽의 유수 대학에 바로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근의 대다수 학교 아이들은 여전히 가난하다.

이런 국제학교가 몽골을 '선진화'하는데 기여할 부분도 있겠으나 불평등의 골이 깊어진 또는 깊어질 것을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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