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성남 학교사회복지사업 어떻게 되나?

샘연구소 2011. 4. 14. 22:20

4월 14일(목) 2시에 성남시 학교사회복지 활성화를 위한 대안마련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몇 분이나 오시려나 포기하고 있었는데 강당이 가득 찰 정도로 참석자가 많았습니다. 옆에서는 모란장이 열려서 시청 주변이 복잡했지만 강당 안은 진지한 긴장감이 가득했습니다.

 

 

 

성남시는 중원구, 수정구, 분당구의 3개구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 구성에 따라 삶의 모양이 크게 다릅니다. 아이들의 삶도 역시 꼭 그만큼 다릅니다.

 

유흥가와 저소득층 주택가가 몰려있는 지역의 아이들은 어찌보면 삐딱해보일지 몰라도 가정이나 학교, 지역사회로부터 충분한 돌봄과 지지를 받기보다 어려서부터 거칠고 험한 여건에서 스스로의 삶을 이어나온 생존자이고 개척자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의 과거의 삶 만큼이나 현재의 삶도 또 미래의 삶도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몇몇 아이들이 아프면 그 아픔은 친구들에게도 전해집니다. 가족도 함께 힘들어하고 학교도 사회도 모두가 불안하고 불편해집니다. 결국 이들의 문제나 행복은 곧 모든 성남시의 것입니다.

 

성남시는 교육복지사업학교가 한 곳도 없습니다. 청소년 관련 사업 지원도 미미했습니다. 2009년 6월에 민주당의 지관근, 최만식 시의원  등이 주동이 되어서 학교사회복지사업에 관한 조례를 전국 최초로 통과시켰습니다. 2010년부터 그 조례에 따라 21개교에서 학교사회복지사업이 실시되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아이들은 존중과 세심한 관심, 배려, 지지와 기대가 무엇인지 발견한 것 같습니다. 공동체같은 학교가 무엇인지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학교사회복지사들은 교사나 상담가가 다 채우지 못하는 여백과 사회복지만의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가정과 지역사회가 학교와 학생들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터를 닦은 마당에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6월에는 문을 닫아야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런답니다. "우리들을 위한 것이라면서 왜 우리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어른들 맘대로 없앤다고 해요?"

여기저기 백방으로 호소하고 다녀보았지만 시의회는 몇몇 분들의 오해와 복잡한 정치적 갈등 속에서 학교사회복지사업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채 벌써 4월 중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사회복지사들과 지역 사회복지협의체, 주민과 학부모님들, 사업학교 선생님들이 모여서 대안마련 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성남시 사회복지협회의 김광수 회장님의 지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 성남시사회복지사협회와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도 지원하였습니다.

 

개회식을 마치고 제가 주제발표를 하였습니다.  성남시장님도 계셨지만 자기는 힘이 없다고 시의회에서 부결되었다고 자꾸 변명만 하시더군요. 아무리 현실이라도 좀 갑갑했습니다. 듣자하니 모 시의원은 "학교가 예산 주니까 좋다고 하지 좋은 것도 없다", "사회복지사들이 밥그릇 챙기려고 하는 사업이다"라는 둥 망언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 그분들의 자녀는 성남시 중원구나 수정구에서 학교에 다니지 않는 모양인가봅니다. 그분들은 성남의 골목들은 다녀보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저같은 서울사람도 아이들 사정을 아는데요...

 

학교사회복지사들의 사례발표도 좋았지만 딸아이의 문제로 직접 학교사회복지서비스를 체험하신 학부모의 증언과 지역사회 청소년사업을 하는 오일화 선생님의 말씀은 더욱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들고 불을 붙이는 것 같았습니다. 토론시간에는 학부모님 두 분이 구체적인 대안행동을 묻고 또 제안할 정도였습니다.

 

학교사회복지 예산을 깎으려면 교육청에서 교육복지나 다른 그에 필적할만한 사업을 하든가, 아니면 시에서 다른 청소년 지원사업을 하든가, 그것들이 학교사회복지보다 더 효과적이라든가 그런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아니라면 아이들을 무시하고 포기하는 처사입니다.

 

오늘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성남 시의회를 지켜볼 것입니다. 아니, 보는 정도가 아니라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내 고장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고, 나와 내 자녀를 지키는 일이며, 성숙한 민주시민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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