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야청청. 마늘밭 뒤로는 보리밭...
벚꽃인지 매화인지 아직 잘 가릴 수가 없다.
지리산 뱀사골 계곡
수줍에 핀 진달래꽃이 막 녹아 흐르는 계곡물을 내려다본다. 그늘엔 아직도 얼음이 두껍게 얼어있다.
친정 아버지의 고향인 함양, 딸이 다니고 지금껏 오가는 산청 간디학교, 좋은 친구가 있는 하동... 모두가 다 지리산 자락에 기대어 있다. 이미 벚꽃은 거의 떨어지고 잎이 나고 있지만 산은 아스라한 연두빛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함양에서 마천으로 들어가면 남원이 된다. 산내라는 마을에서 오래 전 흙피리 연주자로 알려진 한태주네 집을 방문했다. 그는 벌써 아름다운 24세의 청년이 되어있었다. 음악인인 부모와 함께 자연 속에서 음악을 하고 살고 있다. 초등학교가 학력의 전부이다. 중학교 의무교육을 마치지 못해서 군대도 면제란다.
요즘도 연주와 공연, 작곡을 하면서 양지바른 계곡 언덕 위 흙집에서 평화롭게 지내는 이 가족은 참 지리산과 잘 어우러져보였다.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뵌 한치영씨 부부는 참 좋은 인상이다. 언제든 다시 와서 흙집에서 잠도 자고 쉬고 가라고 하신다.
고맙게도 태주가 건반으로 몇 곡을 연주해주었다. 태주의 연주를 들으며 창밖을 보니 풀과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나비와 새들이 날아다닌다. 저절로 음악이 자연이 되고 내 몸이 되는 듯하다.
예술과 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방문이었다.
예술성과 창의성을 가두고 메마르게 하는 학교교육을 떠나 이렇게 "용감한" 결정을 내릴 부모들이 몇이나 있겠나. 그러나 이들 덕분에 우리가 숨을 쉬게 된다.
학교사회복지사들, 또는 교육복지학교 학생들과 한태주, 한치영씨와 함께 하는 연주를 꿈꾸며 내려왔다. 마침 새 곡에 평범한 사람들의 풋풋한 코러스가 필요하다는 한치영씨의 말씀에 더욱 꿈이 부푼다.
태주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잘 써주신 어느 분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sunghan60?Redirect=Log&logNo=100086322839&topReferer=http://cafeblog.search.naver.com&imgsrc=20090814_298/sunghan60_1250251434642TLmSq_jpg/%C7%D1%C5%C2%C1%D6%BF%CD_%B1%D7%C0%C7%B9%D9%B9%F6%C1%F6_%C7%D1%C4%A1%BF%B5_sunghan60.jpg
태주와 아버지 한치영씨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