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삶을 빼앗긴 아이들
국제개발구호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이 2017년 6월1일 ‘세계 아동의 날’을 맞아 발표한 <빼앗긴 아동기> 보고서 표지 사진.
“인류는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줄 의무가 있다.”
1924년 국제연맹이 처음 채택한 ‘아동권리에 관한 제네바 선언’ 전문의 한 대목이다.
이런 다짐은 1959년 유엔 총회의 아동권리선언과 1989년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 모두 만장일치로 재확인됐다. 국제법 효력을 갖는 아동권리협약에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196개국(2016년 기준)이 비준했다. 단일 협약으로는 가장 많다. 2011년엔 아동의 개인청원권을 보장하는 선택의정서도 채택됐다. 지난 100년 동안 국제사회는 아동(만 18살 미만)의 권익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에 한참 못 미친다. 지금도 세계 어린이·청소년 4명 중 1명은 어른들에게 ‘최악의 것’만을 강요받는다.
국제개발구호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 1일 ‘세계 아동의 날’을 맞아 발표한 <빼앗긴 아동기>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어찌된 일인지, 국내 언론이 이 소식을 거의 전하지 않은 것도 놀랍다. 이 순간에도 세계 전역에서 7억명의 아동·청소년이 노동, 조혼, 강제이주 등에 시달린다. 매일 1만6천명의 어린이가 5살 생일을 맞기 전에 사망한다. 조산의 위험과 예방가능한 가벼운 질병이 이들에겐 치명적이다. 5살 미만 아동의 25%(1억5600만명)는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린다. 15살 미만 여아들은 7초마다 한 명씩 훨씬 연장자와 강제결혼(연간 400만명)을 하며, 2초에 한 명씩 출산(연간 1700만명)한다.
강제노동에 내몰리는 아동이 1억6800만명, 학교에 못 가는 아동은 2억3300만명에 이른다. 또 매일 200명이 넘는 20살 이하 아동·청소년이 살해당한다. 그 대다수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분쟁지역과 남미 빈곤국에 몰려 있다. 그렇다고 나머지 나라의 어른들이 면책되는 건 아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언제나 진실이다.
조일준 디스커버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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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98315.html#csidx69d220416bef45fac7700d61e2393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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