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동향

제2회 INCCIP Forum in Huddersfield, UK

샘연구소 2019. 9. 11. 20:57

지난 8월 영국의 Huddersfield University에서 열린 제2회 INCCIP(INternational Coalition for Children with Incarcerated Parents) 포럼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전 세계에서 수감된 부/모를 둔 아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와 관계자들의 연대로 열리는 행사이다. 한국에서는 (사)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이 지난 뉴질랜드에서 열린 창립모임부터 참여하고 있다. 나는 <세움>의 감사로서 이경림 대표, 최경옥 연구소 부소장, 최윤주 팀장과 함께 참석하였다. 

영국 등 유럽 나라들은 이런 단체들이 매우 많고 역사도 거의 100년이 된 곳도 있다. 자랑할 일은 아니겠지만 그 역사가 긴 만큼 철학의 깊이를 따를 수 없어 보였다.

<세움> 소식지에 기고한 참가후기를 여기에 공유한다. 



2INCCIP 세계회의 참여

 

지난 812()~ 16() 5일간 세계 수감자자녀 지원연대(INCCIP; International Coalition for Children with the Incarcerated)의 제2회 포럼이 영국 맨체스터 인근의 허더스필드Huddersfield 대학에서 개최되었다. 우리 세움에서는 이경림 대표 외 3명이 참가하였다. 이 행사에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대륙 여러 나라들과 미국 여러 곳, 남미의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우간다, 아시아에서는 캄보디아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감자 자녀를 지원하는 단체와 활동가,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세계적인 국제회의의 모습을 한껏 드러냈다.

 

세움에서는 행사 전과 후, 이사국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였고 심포지움 세션에서 수감자 자녀 현황에 대한 전국 조사(2017) 결과를 세움연구소 최경옥 박사가 발표하였으며, 세움 소개를 비롯하여 지난해부터 진행된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구축 프로젝트에 대해 이경림 대표가 발표하였다. 많은 참가자들이 유일한 아시아 참가자인 세움의 발표에 관심을 보였으며 특히 단체 발족 4년 만에 많은 일을 이루어냄으로써 대한민국 교정 역사와 아동복지 실천의 발전에 변화를 가져온 것에 박수를 보내주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녜 영Any Young(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청소년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참가자들과 대화한 시간이었다. 그들은 각자 다른 가족 수감의 경험 속에서 힘들고 어려운 아동기를 통과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청소년 자체로 바라보지 않고 예비범죄자로 바라보거나 수감된 가족에 대해, 수감과 관련된 느낌 따위를 묻는 것이 싫었다고 말했다. , 지금 그들에게는 믿고 의지하며 따를만한 멘토와 진로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당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려 준 아이들에게 모든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진심어린 격려와 사랑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마지막 날에는 요크York 시 외곽에 있는 매우 특별한 개방형 여성교도소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수감자들은 평상복을 입고 기숙사처럼 자유롭게 드나들며 단체생활을 한다. 부유한 귀족의 소유였다가 1948년에 교도소로 전환된 이곳은 역사를 말해주는 듯 큰 나무들과 잘 가꾸어진 정원, 오리가 노니는 연못과 아름다운 건물들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어서 다만 이곳에 있기만 해도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 같았다. 수감자들은 언제든 가족에게 전화를 걸 수 있으며 가족이 방문하면 23일간 지낼 수 있는 숙박시설도 운영하고 있었다. 아기를 낳은 엄마 수감자는 교도소 내 유아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를 자주 보러 갈 수 있다. 우리의 회의에 수감자인 여성 대여섯명이 함께 하며 시설을 안내해주고 대화도 자유롭게 나누었다. 우리는 우리가 있는 바로 그곳이 교도소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뻔 했다!

 

이번 행사에서 마음에 담고 온 것을 3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당사자 참여이다. “Let the children seen and heard!” 모든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의 수감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아동이 직접 자신의 생각과 느낌, 바라는 것을 말하게 하고 직접 결정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아동인권의 정신은 그들을 대리하고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드러내고 존중하며 그들을 삶의 장에 직접 초대하고 환영하는 것이다.

둘째, 각박한 사회일수록 가족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연습할 수 있는 공동체이며 이 관계를 통해 치유와 성장이 일어나고 사랑과 희망이란 씨앗을 싹틔울 수 있다. 따라서 수감중인 부모와 자녀가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충분한 환경을 제공하고 이들이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데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계적 교류와 연대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을 얻고 서로에게 지지와 응원을 나눔으로써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며 가장 작은 자에게 한 실천이 우리 모두의 존엄한 삶을 담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이다.

 

우리 세움도 UN아동권리협약에 제시된 아동 최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가치와 철학에 동의하여 앞으로 수감 가족을 둔 아동들에 대한서비스, 그 아이들을 위한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아이들이 직접 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이들을 존중하며 그들의 의견이 결정과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교만하거나 자랑하지 않고 온유함으로 함께 기다리고 바라며 견디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뿐이다.

 

(세움감사 박경현/ 샘교육복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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