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팬데믹과 아동학대 전세계에서

샘연구소 2020. 6. 14. 21:53

독일 헤센주 뮌스터 외곽에서 학대 아동 3명이 발견된 오두막 |도이체벨레 사이트 캡처

 

 

가방 속에서 숨진 아이처럼팬데믹으로 학대에 갇혀버린 아이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다음은 2020년 6월 11일자 경향신문 기사를 옮긴 것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111559001&code=970100&fbclid=IwAR2IjQUMdFSZ7ASQrR2f3QJl583tsJcGAjQgyzdFsFyycfOL2BXEZYKObCQ#csidx4b1ad5985ba59f7911d6f797ee2401d

 

코로나19가 전세계의 약한 고리를 들추고 있다. 이번엔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인 아동이 피해자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 계모의 학대로 여행가방 속에서 숨진 9살 남아, 계부에게 고문을 당해 지문까지 사라진 9살 여아의 사례처럼 전 세계에서도 심각한 아동학대 피해가 보고 되고 있다. 문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집 안에 갇힌 아이들의 신음소리가 거리로 새어나오지 못한다는 점이다. 더 은밀하게 숨어든 학대는 결국 아이가 죽거나 심하게 다친 뒤에야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0(현지시간) 도이체벨레 등 독일 현지 언론들은 끔찍한 아동학대 범죄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헤센주 뮌스터 외곽의 여름별장용 오두막에서 아이들 3명이 심하게 학대받은 채로 발견된 것이다. 용의자인 27살 남성은 여자친구의 10살 아들을 비롯해 12살 조카, 그리고 함께 살고 있는 다른 부부의 5살 아들을 학대해 아동 포르노물을 제작했다. 심지어 아이들을 성폭행하기 전에 마약을 주입하기도 했다. 12살 아이의 엄마는 아들이 스쿠터를 타고 도망칠 수 있다며 평소에는 손과 발을 묶어놓았다.

 

용의자는 오두막 지하에 서버룸을 설치하고 500테라바이트 용량에 달하는 아동포르노물을 저장해 유통시켜 왔다. 폐쇄형 인터넷 네트워크인 다크넷을 통해 아동성애자들에게 영상을 팔아 돈을 벌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의 여자친구인 아이의 엄마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다고 전했다. 비극의 징조는 이전에도 있었다. 몇 년 전 아동복지국 직원이 아이에게 성추행을 하려던 용의자의 행각을 알아채고 신고했다. 하지만 가정법원은 아이 엄마가 용의자인 남자친구와 함께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팬데믹으로 학교마저 문을 닫으면서 몇 달동안 이어진 학대를 눈치채는 사람도 없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팬데믹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주로 학교나 아동케어센터에서 아이들의 이상징후를 포착해 신고해왔지만 이런 감시의 시선이 사라진 것이다. 뉴욕에서는 학교가 문을 닫은 지난 8주간 아동학대 신고가 627건에 불과했는데 이는 2019년 동기 대비(1374) 51%나 줄어든 수치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신고 건수가 94%나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신고가 줄면서 더 심한 학대가 집 안으로 숨어들었다매우 위험한 징조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버지니아주에서 초기에 당국이 아동학대 조짐을 놓치면서 결국 심각한 폭행으로 생명이 위독해져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아이들도 늘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봉쇄조치가 이어진 지난 2달 동안 뉴욕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한 위탁가정의 엄마는 8살 아이의 팔다리를 침대에 묶어놓았는데, 아이는 손목이 부러진 채로 병원에 실려왔다. 마약 중독에 빠진 한 엄마는 집에 불을 질렀고, 두 아이는 화재 속에서 구조됐다. 알콜중독 엄마가 11, 4살 아이들이 냉장고에서 음식을 훔쳐먹는다며 학대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는 봉쇄가 해제되자 아동학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는 봉쇄조치가 시작된 지난 3월 말부터 2달간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40%나 감소했지만 최근 학교가 문을 열면서 다시 신고가 쏟아지고 있다. 뉴질랜드 아동국(오랑가 타마리키) 국장 그래니 모스는 그동안 감시망에 없던 가정에서도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팬데믹으로 가족들이 집에 함께 있으면서 마약·알콜 중독이나 정신적문제를 겪고 있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학대하는 일이 빈번해졌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에서 매일 5명의 아이들이 학대로 목숨을 잃지만 그 숫자조차 과소평가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이체벨레는 코로나19 사태로 아동학대도 팬데믹처럼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

사실 예견된 불행이다.

학교의 기능은 단지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고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다.

오늘날 학교는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동의했든 안했든, 매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동에 대한 보살핌(돌봄)기능이다.

그리고 그 일에 학교사회복지사가 의미있게 기여할 수 있다.

학교사회복지사는 school social worker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학생의 교육(학습)과 복지(보살핌)을 사회가 감당하도록 사회적(관계를 통해)으로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동향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동의 변화  (0) 2020.09.05
코로나19와 교육격차  (0) 2020.08.25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부모  (0) 2020.06.10
한부모가족의 날  (0) 2020.05.14
트라우마를 생각함  (0) 2020.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