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우리 아이 기초공사

샘연구소 2020. 11. 30. 19:17

우리 아이 기초공사(정은진 지음, 샘솟는기쁨, 2020)

 

월드비전을 통해 마음 힘든 아이들을 보살피는 활동을 한다는 말을 듣고 페친을 신청한 후 내가 데이트를 신청했다. 강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니 깊이가 있으면서도 똑 부러지는 설명이 마음에 쏙 들어왔다. 그리고 이러저러 몇 번 더 만났다. 그녀는 아들 넷을 사역하는 남편과 함께 기르면서 동생과 진로와 소명 연구소를 만들어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책을 받고 책꽂이에 오랫동안 묵혀두었다. 그러다 손이 가서 잡는 순간 놓지 못하고 이틀만에 다 읽었다. 구절구절이 옳은 말씀이고 감동이었다. 단순히 아동발달이나 교육학과 관련된 지식 소개와 설명을 넘어서 자신이 자라면서 겪은 것, 아들 넷을 기르며 겪은 것, 다양한 사람들의 상담 이야기를 소탈하게 풀어놓고 있었다. 노트에 옮겨적고 싶어 책갈피를 끼우고, 밑줄을 치고, 잠시 책장을 덮고 생각한 후 마음을 가다듬어 다시 읽기도 했다.

 

책의 내용은 제목대로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한 기초공사로 9가지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자녀가, 또는 가르치는 학생이나 상담하고 지원하는 아이가 어떻게 자라기를 바라는가? 종종 그런 생각은 진지하게 해보지도 않고 급하게 무엇하기, 무엇 기르기, 무엇 가르치기를 공부한다. 이 책의 제목은 정말 내 아이가 성장했을 때 갖추기를 바라는 것들이 차곡차곡 나열되어 있다.

사랑받고 존중하는 아이-자존감, 긍정적인 아이-감정 다루기, 관계를 잘 맺는 아이-공감, 협상, 요청하기, 꾸준히 지속하는 아이-열정과 회복탄력성, 서로 위하고 환대하는 아이-이타성, 무례하지 않은 아이-공격성, 여럿이 함께 어울리는 아이-기질과 포용력, 기다리고 기대할 줄 아는 아이-자기 통제력, 내면과 외면이 다르지 않은 아이-도덕성과 영성이 그것이다.

 

내 아이가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또 사랑받을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부모는 아이를 믿고 감정을 인정하되 행동을 고칠 수 있게 지도해야 한다. 자유를 허용하되 안전하고 너른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적절한 칭찬을 하며 아이에 매달려 자신을 돌보는 부모가 되지 않아야 한다.

긍정적인 아이가 되려면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인정하며 스스로 감정을 잘 다룰 수 있도록 가르치고, 아이의 강점을 칭찬하며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길러야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 되려면 우선 아이와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가족회의를 통해 서로 경청하고, 협상하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것을 배우게 해야 한다. 자라는 과정에서 형제자매 간에 다투고 고자질할 때 부모의 행동이 중요하다.

아이가 때로는 싫은 것, 힘든 것도 참고 꾸준히 지속할 수 있으려면 아이를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며 인생의 목적을 갖는 의미를 알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의 큰 즐거움이 세상의 깊은 필요와 만나는 지점’, 즉 소명을 찾아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받기만 하지 않고 기꺼이 돕고 주는 즐거움을 아는 아이, 타인을 환대하는 아이, 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에게 단호하고도 포용적인 태도로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사람의 기질이나 성격은 다양한데 부모와 아이 사이에도 이 기질이나 성격, 행동 방식의 차이는 종종 갈등을 유발한다. 이때 부모는 자신과 아이의 기질을 잘 이해하고 조화롭게 해결하는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

아이들이 경청하고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적절한 훈육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하여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고 기다리며 기대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해야 한다. 훈육은 쉽지 않다. 부모에게 많은 인내심과 평온, 솔직함, 자기 다스리기를 요청한다. 부모도 자주 걸려 넘어지고 좌절한다. 이럴 때 부부간에 서로를 지지하며 적절히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은 큰 힘이 된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영적으로 성장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각 발달단계에 따라 가족 안에서, 그리고 친구나 이웃 등 조금 더 큰 공동체 속에서 돌보며 지지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영적 성장은 곧 부모의 영적 성장과 궤도를 같이 하게 된다.

각 장 뒷부분에는 복습을 하며 자신을 체크할 수 있는 짧은 질문 문항들이 있고 책의 끝 마무리에는 육아 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독서모임 가이드도 첨부하고 있다.

 

그녀가 건강하길 바란다. 네 형제가 잘 자라서 엄마의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 그녀의 상담과 활동, 강연으로 많은 부모와 교사, 상담사, 학교사회복지사, 아동센터나 보육원 선생님들이 지혜와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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