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자, 즉, 아동, 그것도 인권이 유린당한 아동과 우리 모두의 약속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모두 아동이 등장하는 12편의 국내외 영화들을 소재로 한다. 칠드런 액트(책으로만 읽었다), 가버나움, 우리들, 코러스, 우리집... 등 한국에서도 꽤 알려진 제목의 영화들이 등장한다. 나도 대부분의 영화들을 보았고 배우고 느낀 바가 많았던 영화들이었는데 책을 읽으며 되새기게 되었다. 아동 인권과 연결하여 지식과 정보, 질문거리를 주는 참 좋은 책이었다.
저자 김인숙 선생님은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의 할머니가 되고 싶은 50년 차 NGO 활동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에서 부회장을 역임하고 은퇴했지만, 여전히 현역이고 싶어 국제아동인권센터(InCRC)의 설립을 함께했다. 지금도 현역으로 국제아동인권센터의 이사이며, 아동인권교육훈련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아동인권 교육훈련을 천직이며, 성직이라 믿기에 지금도 매주 아동인권교육훈련을 거르지 않고 진행하며 죽는 그 날까지 멈추지 않고 담담히 현역으로 살기를 소망하는 아동인권 옹호가이다."
또 한 분의 저자인 이선영 선생님은 "김인숙 소장과의 만남을 통해 일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인권교육훈련의 과정이라는 것을 배우고 그것을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는 NGO 활동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일하며 어린이병원비 국가보장운동, 통학로 안전을 위한 옐로카펫 사업, 아동공약제안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 유엔아동권리협약 아동보고서발간, 서울시 아동주거빈곤해소 조례 제정 활동 등을 함께 했다. 인간은 누구나 미성숙하기 때문에 성장할 힘이 있다는 것을 믿으며 아동인권 옹호가가 되기 위해 날마다 노력하고 있다."
나는 교사를 하다가 그만두고 사회복지를 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바로 학교사회복지 현장에서만 활동해왔기 때문에 다른 사회복지 실천분야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체벌, 두발자유화 등과 관련하여 '학생' 인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실천에도 연결하려 했었지만 더 상위개념이며 진정한 인권 개념인 아동인권의 역사와 내용에 대해서는 겨우 몇 년 전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회복지가 나에게 열어준 새로운 지평이다.
작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렸던 유엔아동권리협약 가입 30주년 기념행사에 갔다가 자그마한 체구의 70대이신 김인숙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 그 외에 개인적으로 뵐 기회가 없었기에 나는 그저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았는데 이번에 이명묵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파주 출판단지 내 사회복지책마을에서 열리는 주파수119 행사에서 저자로 말씀하시는 것을 가까이 뵈었다. 그 깊이와 내공이 전해지는 시간이었다. 진작에 이런 분을 가까이서 알았더라면! 그분은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나를 잘 모르고 사시겠지만 내 마음 속 멘토가 한 분 늘어난 것 같아 감사하다.
학교사회복지사들은 오랫동안 학교에서 일하다보면 교사인 내가 겪었듯이 아동으로서의 본연적 인권에 둔감해지고 그냥 학생, 학습자, 피교육자로 더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이런 책, 영화, 토론회 등을 통해 계속 아동인권에 대한 민감성을 닦고 갈아야 한다.
그런데 그러다보면 너무 자주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학교사회복지사들은 때로 아동, 부모, 교사, 관리자의 사이에서 각각의 욕구가 달라 누구의 욕구를 우선시할지, 어떻게 조정할지, 무엇이 정말 아동의 최상의 이익일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복지사로서 아동의 인권을 최우선시할 것을 마음 속에 기준으로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기관 상사이자 채용한 '갑'인 학교장이나 교육청에 반하는 일을 할 수 없기에 그렇다.
나는 바로 이러한 윤리적 딜레마로 인한 고통이 첨예한 지점, 그것이 바로 학교사회복지사의 고유한 정체성이며 힘들수록 이 부분을 지키기 위해 안팎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 안에 이 '촉수'들이 민감하도록 운전자가 자동차 앞 유리를 닦듯이 늘 업데이트하고, 한편, 우리가 정체성을 실천할 수 있는 신분과 지위를 확보하도록 법과 직무조건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학교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이 책에 나오는 영화들을 보고 학교사회복지사의 관점에서, 경험에서 내용을 토론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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