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은 경기도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1월부터 '선배동행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Fs-W2940n68
'동행'이란 이름의 사업은 서울시에도 있다. 이미 약 10년 전부터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초중고생과 연결되어 멘토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https://www.donghaeng.seoul.kr/
경기도가 시행하는 선배동행제란 경기도 안에서 초·중고등학교 중 한곳 이상을 졸업한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 교육전문가, 퇴직교원 등 성인이 '선배동행자'라는 이름으로 재학생인 후배동행자들의 일상을 챙겨주고 고민을 들어주며 조언하는 개별 상담 제도라고 한다.
선배동행자의 역할은 전문적인 상담이 아닌 일상적 대화와 고민을 주제로 학교생활 안내, 학습 동기 유발, 진로, 심리·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소통은 화상통화나 대면접촉 방식이 아닌 SNS(누리 소통망 서비스)나 메타버스(가상확장세계)를 활용해 비대면 온라인 대화 방식으로만 월 20회 이상 진행된다. 2~3분간의 SNS 소통도 활동으로 인정되는데 매일 접촉할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이로써 청소년이 확대가족에서 누릴 수 있는 정서적 교감과 지원을 체험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후배동행자 5명 당 선배동행자 1명이 배정된다고 가정하면 올해는 5000~6000명 정도의 선배동행자가 위촉될 것으로 보았다. 선배동행자는 1인이 최대 5명까지 담당할 수 있으며 2개교까지 활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선배동생자는 월 20만원의 봉사활동비를 받을 수 있다. 그럼 2개교면 월 40만원을 받게 된다는 것인지? 그럼 꽤 큰 돈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 매우 혼란스럽다.
물론 요즘 청소년들이 SNS에 친근한 것은 사실이다.
정말 앞으로는 낳아주거나 기르는 부모가 자녀를 돌보지 않고 교사들은 점점 더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관계가 단절된 청소년들은 가상의 세계에서 살아가도록 교육청이 앞장서서 이런 사업을 벌여야 할까?
입증되지 않은 사람을 굳이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학생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알아서 채팅하되 매일 자주 채팅을 하라고?
그러면 청소년의 관계, 소속, 인정, 사랑의 욕구가 해소될 것인가?
나는 아직 동의할 수 없다.
내가 만난 청소년들은 교육청이 그러지 않아도 SNS에서 관계가 너무 많다. 그 중엔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붙잡고 시간을 보내는 관계들이 많다. 나는 청소년들이 SNS의 세계에서 나오도록 더 많은 신체활동, 체험활동의 기회들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교육청이 나서서 아이들을 스마트기기의 노예로 만들게 될까 두렵다. 그리고 중독성이 높아지면 다시 상담사 확대하고 상담하도록 할 것인가? 내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핸드폰이 청소년들의 신체건강과 뇌에 미치는 영향, 사회생활과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들을 교육청 관계자들도 다 알지 않나?
일반 시민단체도 아니고 교육청이 이런 사업을 해야 할까?
교사들은 이걸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행정에 시간을 보내기 보다 그 시간에 학생과 조금 더 눈 마주치고 더 이야기할 시간이 확보되는 게 낫지 않을까? 교육청은 그런 일을 더 해야하지 않을까?
나는 정말 혼란스럽다.
질문과 우려는 나만 갖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현장의 장학사나 교사, 교육복지사들도 매우 황당해하는 것 같다.
우려스럽다.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1206
이런 사업을 교육청이 대대적으로 벌이는 데는 단지 학생을 위한 교육적 목적 외에도 여러가지 기대하는 잇점이 있을 것이란 짐작도 해본다.
하지만 좀더 멘토 선발의 문턱, 사전교육과 윤리적 장치가 보완되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권한과 책임의 명시나 멘티가 될 청소년에 대한 보호장치도 더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기도교육청은 너무나 '성선설'을 믿는 것 같다. 그냥 믿고 맡기면 잘 하겠지. 라는. 하지만 만에 하나 불미스런 일이 나더라도 아마 학교에서 교사나 교육복지사, 상담사들이 떠맡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 명이라도 상처를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멘티 청소년이 생긴다면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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