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강의

샘연구소 2011. 3. 9. 14:14

3월 8일 어제 3시~5시 두 시간 동안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에서 학교방문 강사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했다. 협회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서 중고등학교에 가서 1회 1~2 시간에 걸쳐 '청소년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하는데 이번 제7차 강사 소양교육으로 초청되었다.

강의 내용은 <학교에는 학생이 있네>라는 제목 하에 중고등학교 체계와 교육제도, 교육의 기능, 교사조직과 학교문화, 학생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10여명의 강사들은 두 시간 내내 눈길 한 번 흐트리지 않고 경청해주었으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토론이 이어졌다.

 

대개 학교는 교육과정이 끝난 겨울방학 직후나 2월의 자투리 시간 대에 이런 '쪽강사'들을 초청한다. 학기 중에 부른다고 해도 강당에 아이들을 모아두고 하거나 강당이 없는 학교에서는 한 반에서 강의를 하면 그것을 전교에 방송을 내보내기도 한다. 이럴 경우 아이들의 집중력은 완전히 0이다.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마음놓고 엎드려 자거나 떠들지만 않는다면 하고 싶은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암암리에 허용되는 시간이다. 이러니 교사들 두어명이 강의장에 동석을 해서 수시로 아이들을 끄집어 내서 야단치고 벌을 줘도 통제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강의마저 맥이 끊겨버리는 경험도 한다. 이러니 강사들이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강의를 한다고 할 때 얼마나 힘이 들지 예상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성과를 내야 한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와 벽지산촌까지 찾아가 아이들의 귀한 시간을 강의를 하는 것이며 예산이 투입된 활동이다. 성과를 내야 강사 자신도 보람을 찾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 마음속에 무엇 하나라도 남겨줄 수 있을까?  

초중고 급별 특성, 강의 대상자가 모두 몇 명인지, 강의방식은 교실인지 강당인지 방송인지 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적절한 도구와 전략을 세우고 충분히 사전 준비를 해야한다. 아이들의 문화에 맞는 언어나 유머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약한 사람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장애를 가진 어린 여자아이가 불안해하지 않고 학교에 다니고 집이나 동네에서 놀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그런 사회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너무 멀었다. 경쟁위주 교육풍토에서 장애아는 불편한 배제대상이 되기 쉽다. 아이들과 교사들이 장애아를 배려하고 함께 갈 수 있는 학교가 된다면 그날에야 우리나라는 진정한 복지국가가 될 것이다.

나아가 장애인식 교육이라고 해서 비장애인이 아닌 특별한 사람들로 치부하여 객관적 지식인양 공부하고 돕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은 부족하다. 마치 대다수가 노동자인 사회에서 경제사회교육시간에 '사장님'이 될 듯이 노동자의 권리나 노사협상 체험 등을 가르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사후장애의 대부분이 사고로 인한 것이다. 더구나 그것은 빈곤층일수록 더 사고를 당하고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러니 학생들이나 친구, 부모, 함께 사는 할머니가 중병이나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되었을 때를 대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럴 때 시민으로서의 권리는 무엇인지,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내가 장애인이 된다면 어떻게 살아갈지, 무엇이 달라지며 무엇이 달라지지 않는지 등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반가운 것은 이틀 후에 있을 또 한 번의 교육에는 '함께가는발달장애인자립지원센터'의 박인용 소장님이 오시게 된 것이었다. 참 열심히 싸우시고 열심히 사시는 따스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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