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사랑방

동지가 된 실습생들

샘연구소 2011. 3. 9. 22:57

 

 

2004년부터 서울시내 한 중학교에 학교사회복지사로 4년동안 상주하면서 여러명의 실습생과 인턴들을 지도했다. 그 중에는 유독 '고령(^^)'의 석사 실습생들이 많았는데 다른 학교사회복지사들의 나이가 젊다보니 나에게도 배정된 이유도 있었다.

 

덕분에 나는 훌륭한 제자이자 후배이자 이제는 동지요 좋은 벗들이 된 이들을 얻게 되었다.

그 시절, 우리는 하나같이 너무나 열심히 공부하면서 일하고 놀 땐 또 뜨겁게 놀았다. 어린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저녁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기도 하고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모이기도 했다. 정말 대단한 열정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나의 학교사회복지사시절은 결코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학교사회사업실이 문을 닫고 난 후에도 이들은 각자 자립하여 다른 학교사회복지 또는 교육복지 현장에서 일했고 간간이 이런 '동창회'를 해왔다.

 

이번엔 한 친구가 빠졌다. 가족 모두 전남의 시골로 귀농해갔기 대문이다. 다들 키도 고만고만하고 나잇대도 고만고만한 친구들. 하나같이 차돌맹이처럼 야무지고 착하고 성실한 일꾼들이다. 나는 가는 길에 공부 열심히 하라고 예쁜 무지개 색연필을 사가면서 맨날 공부만 하라고 한달까봐 미안했는데 마침 꽃집에서 프리지아 향기가 진동하길래 노란 프리지아를 한다발씩 포장해가서 나누어주었다. 

 

지금은 학교 상담실로 또는 아동청소년복지기관 총괄팀장으로, 학교 현장을 누비는 프리랜서 강사로, 북한 청소년을 위한 사업 등 이런 저런 일터로 흩어졌지만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똑같고 각자의 일들이 결국 다 이리로 이어지고 있으니 어쩌면 더욱 진화, 분화 발전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새 깊은 밤이 되었다. 다음 모임은 전남  장흥 농부의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