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

샘연구소 2011. 5. 24. 13:11

미즈타니 오사무의「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를 읽고

 

 

 

김현희 역, 에이지21 출판 (2005)


  중학교 3학년때 나는 학교의 선생님과 가정의 부모님에게 순종적인 아이였으며, 고등학교를 입학한 그해부터는 밤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의 삶도 지내보았다. 그 시기를 보내면서 사회복지라는 분야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그것은 바로 나의 대학진학과 현재의 아이들을 만나는 직업을 가지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예전부터 독서와는 인연이 없었던 나는 한국교육복지연구소와 시작된 인연을 계기로 본 미즈타니 오사무의 저서를 만나게 되었으며, 그의 20여번의 아이와의 만남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며칠 동안은 지금까지 만났던 아이들, 현재에 만나고 있는 아이들, 미래에 만나게 될 아이들에 대한 방향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미즈타니 오사무는 이 글을 쓰면서 아이들을 만났던 이야기와 함께 자신이 지내왔던 과거도 이야기를 하였다. 어려서부터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그런 그의 꿈이 예전부터 교단에 서는 것이었고, 그러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밤의 거리로 향했던 부분들은 나의 과거의 모습과도 비슷한 모습들이었다.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가까이 와 닿았던 것 같다.

 

  이 책의 첫 부분에 나열 해놓은 도둑질, 원조교제, 따돌림, 본드, 폭주족 등의 단어들은 이시대의 아이들이 현재 자신들의 아픈 삶에서 위로 받기 위해 선택한 수단들인 동시에 청소년의 대표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이 모든 것을 미즈타니는 “괜찮아”라는 말로 과거를 타이르고, “오늘부터 나랑 같이 생각해보자”라는 말로 아이들의 오늘부터를 품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즈타니의 책속에 등장하는 모든 아이들은 모두 문제를 가진 문제아들이다. 요즘 이런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흔한 일이며, 어른들이나 사회는 이 아이들에 대해 낙인과 손가락질이라는 벌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벌은 당연히 우리 아이들을 어두운 곳으로 더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과거 미즈타니가 방황하던 시절 독일 여행비용을 건네주던 어머니의 모습같이 우리는 이시대의 문제아들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봐주고, 때로는 그 아이들을 위해서 따스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는 마치 누군가에 의해 내쳐진 것처럼 이 세상에 버려지듯 태어난다.” 라는 말과 같이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좋든 싫든 수동적으로 선택받은 가정에서 자란다. 미즈타니는 우리에게 이런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닌 것 같았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 많은 상처를 받은 과거의 기억들은 중요하지 않다. 이제부터 그런 아이들에게 행복한 것들을 만들어주면 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멋진 글을 썼던 미즈타니도 물론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다. 그러나 한결같이 아이들을 만나오고 있다. 나는 여기서 아이들과 만나는 법에 대한 굵직한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나만의 중요한 고민도 가지게 되었다. 한결같이 아이들 곁에 함께 있으면서 그 아이들이 내미는 손을 언제든지 잡아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이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수동적으로 환경에 의해 결정되어 어둠으로 내몰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턴연구원 박종진(중랑중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씀(2011.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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