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영화 -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샘연구소 2011. 3. 9. 22:59

원제:  Lars and the Real Girl

 

 

 

미국 2008년 작품.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 라이언 고슬링(주인공 라스 린스트롬 역), 에밀리 모티머(카린 린스트롬 역) 등

 

------------------------

 

케이블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되어 두 번을 보았다.

 

소심하고 수줍은 남자 '라스'는 좀 특이한 사람이다.

실제 사람크기의 여자인형 '비앙카'를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일종의 정신착란병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인형을 너무나 소중히 여기고 아끼며 진짜 사람처럼 대화하고 대우한다. 휠체어에 앉혀 동네에 데리고 다니며 이웃에게 소개도 할 정도이다. 이 쯤 되면 정신이상자로 몰리고 동네에서 이웃에게 손가락질 당하며 가족은 집안에 숨겨두거나 정신병원에 가두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런데 놀라운 것은 가족(형과 형수)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다.  

이 영화에서는 그게 아니었다.

사람들은 마치 어린아이와 인형놀이를 하듯 그의 대화에 진지하게 응해준다. 비앙카가 인형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제공해주고 사람처럼 건강을 염려해주고 인사하고 그녀를 모시고 사는 라스를 칭찬하고 격려해준다. 일종의 연극놀이(라스가 주도하는) 게임에 합류하는 것이다.

 

이런 라스의 성장배경은 약간의 이해를 도와준다. 그를 낳자마자 엄마가 사망했고 아빠는 절망해서 술과 폭력에 빠졌다. 그런 아빠를 보기 싫은 맏아들인 형은 일찌감치 집을 떠나 독립해버렸다. 어려서 버림받은 라스는 그 상처를 비앙카를 통해 스스로 쓰다듬으며 삶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주의깊게 본 것은 이웃들의 반응행동이었다.

주변사람들은, 의사든 교사든, 그런 그를 왜 그런지 진단하고 평가하며 어디서부터 교정해야할지 논의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지금 이 순간 건강하고 안전하며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까짓 몸은 어른인 아기의 인형놀이를 상대해주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이겠는가?

   

결국 그는 차츰 자기를 회복하고 마침내 눈물 속에 비앙카를 떠나보낸다. 그리고 성인으로 다시 선 것이다.

 

국내의 영화평이나 관심들을 보면 하나같이 인형하고라면 꿈으로만 상상했던 환상적인 연애를 실제로 해볼 수 있겠다는 식의 이야기들이다.  내가 보기에 이 영화의 진짜 요지는 그런 일탈적 연애스토리가 아니다. 

남자들이 꿈꾸는 쭉쭉빵빵이면서 시키는대로 하는 real doll과의 연애가 주제가 아니란 말이다.

 

한 사람의 깊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서 스스로 어떤 방식을 선택하고 얼마나 뼈아프게 노력하는지, 그리고 이것을 가족과 이웃이 심판하지 않고 어떻게 공감하며 조용히 기다리고 돕는지 주의깊게 봤으면 한다.

특히 사회복지사나 의사, 간호사, 상담사, 교사 등 human service 관련직업을 가진 전문가들에게는 생각하고 배울 점이 많은 영화이다.

 

다음은 영화에서 라스가 춤출 때 나왔던 음악의 가사이다.

 

------

 

Talking Heads - "This Must Be The Place"

 

 

Home is where I want to be

Pick me up and turn me round

I feel numb - born with a weak heart

I guess I must be having fun

The less we say about it the better

Make it up as we go along

Feet on the ground

Head in the sky

It's ok I know nothing's wrong . . nothing

 

Hi yo I got plenty of time

Hi yo you got light in your eyes

And you're standing here beside me

I love the passing of time

Never for money

Always for love

Cover up and say goodnight . . . say goodnight

 

Home - is where I want to be

But I guess I'm already there

I come home - she lifted up her wings

Guess that this must be the place

I can't tell one from another

Did I find you, or you find me?

There was a time Before we were born

If someone asks, this is where I'll be . . . where I'll be

 

Hi yo We drift in and out

Hi yo sing into my mouth

Out of all those kinds of people

You got a face with a view

I'm just an animal looking for a home

Share the same space for a minute or two

And you love me till my heart stops

Love me till I'm dead

Eyes that light up, eyes look through you

Cover up the blank spots

Hit me on the head Ah ooh

 

 

 

 

 

 

 

'책과 영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정코치  (0) 2011.03.17
커피의 정치학  (0) 2011.03.12
책소개 - 핀란드교육혁명  (0) 2011.03.11
위건부두로 가는 길  (0) 2011.03.10
완득이   (0) 201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