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가구가 4인가구를 추월했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2인가구가 전체 가구 유형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인 24.3%를 차지했다.
(출처: 한겨레신문 2011년 7월 8일자)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86426.html
1990년대 이후 줄곧 이어온 추세이지만 이제 정말로 한 집에 한 명 또는 두 명 사는 집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거칠게 보아 주변을 둘러보아 빽빽한 집들 중 5분의 1은 한 사람이 살고, 5분의 1은 두 사람이 살고, 5분의 1은 세 사람이 살고, 5분의 1은 네 사람이 산다고 보아도 된다.
노부부끼리 또는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아진 것, 자녀 없이 사는 부부나 젊은이들, 결혼 했지만 부부만 사는 가정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는 학교현장에도 드러난다.
아이들 중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아이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부자가정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전에만 해도 이혼하면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사는 집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2인, 3인가구가 늘어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변화로 작용할까?
우선, 아이들 돌볼 손이 적어진다.
엄마가 바쁘면 아빠나 할머니가 또는 고모나 이모가 돌보는 일을 기대하기 힘들다. 언니 동생끼리 집에서 놀면서 집을 보는 일도 불가능하다. 아이 혼자 집에 남게 된다.
양육, 보육의 사회화가 시급하다.
둘째, 교육적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
주변에 가족이든 친척이든, 선생님이든 사람이 많으면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풍요롭게 자라날 수 있다. 빈곤한 가정일수록 그런 인간 관계가 빈약하다. 가난한 아이들은 정서, 사회성, 지능 여러면에서 문화적으로 빈약해질 수 있다.
셋째, 아이들이 살림을 책임지거나 아픈 부모, 또는 할머니를 돌봐야할 수도 있다.
어쩌면 학교에서 조는 아이 무조건 야단칠 일이 아니다. 숙제 못 해오는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그 아이가 밤새 아픈 할머니를 돌보았을 수도 있고 일 나간 엄마를 대신해 살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아이들의 힘을 격려하고 키워주는 동시에 아이들이 가사부담이나 돌봄부담으로 건강한 성장과 교육을 침해받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장애인, 노인에 대한 수발 서비스의 확대와 선진화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말하면 공감하면서 유아교육이나 학교교육에서 빈곤한 아이들을 도와준다고 틀에 박힌 '방과후교육'이나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구 만들어낼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진정으로 아이들의 속에 있는 인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잘 성장하도록 하려면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을 추구해야 한다.
지금 아이들의 삶을 크게 흔들지 않고, 시간과 돈과 소위 '전문인력'을 되도록 쓰지 않으면서 주변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찾고 개발하고 이용하면서 어울려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부족한 가족이라도 조금씩 더 노력하면서 친구, 친척, 이웃과 함께 개선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사회를 새로운 공동체로 만들어나가려는 힘든 노력이 소중하다. 우선 수련관, 상담소, 복지관, 체육시설, 도서관, 공부방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안 된다. 주민 자신에 의한 지역살리기가 필요한데 지금 주로 중상층 지역에서 이루어지거나 몇몇 수도자적인 개척자들에 의한 공동체살리기 시도가 확산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10년에 걸친 아줌마들의 골목살리기 운동, 철암 어린이 도서관이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참 소중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들은 다 한계가 있다. 선거로 뽑혀서 일하는 시장, 대통령, 시의원, 구의원, 구청장, 교육위원... 다들 한계가 있다. 실적을 남겨야 하는 것이다. 그에 휘둘리지 않되 잘 이용하면서 살 궁리를 해야한다.
또, 가난을 없애야 할 무슨 세균처럼 볼 것이 아니라 좀 구질구질하고 좀 아프고 좀 춥고 배고프더라도 각자 자존심을 세우며 나름의 삶을 책임지고, 꿈꾸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일어서면서 갈 수 있게 돕는 사회복지 실천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엄마랑, 아빠랑, 또는 할머니랑 둘이 살면서 외롭고 불안한 가난한 아이들을 누가 돌보지?
안전하고 넉넉한 인간관계를 만드는데 따스한 상상력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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