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는, 인문계고교도 같을텐데) 매일 공부만 잘 하는 아이들만 기억을 하고 밑에 있는 아이들을 끌어서 같이 이끌어 가려고 하지 않아서 싫었다. 공부 못 하는 아이들은 일명 "날라리"라는 명칭으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사고를 많이 친다고 기억하신다.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뉘어서 그 중간에 있는 아이들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시는 것이다. 난 그 두 부류의 사람들이 아닌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선생님의 관심이라는 것을 받아 보지도 못 하였다."
"이 학교에 오면서 나는 많이 변하였고 나를 변화시킨 터닝 포인트이다. 자세하게 말하자면 태봉고등학교에서 있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사람들의 '감정'이다. 중학교 때는 전혀 느끼지 못 하고 나도 잊어버렸던 사람들의 진솔한 감정을 찾았다. 똑같은 패턴의 일상으로 인해 감정이 사라지고 있던 나에게는 솔직한 감정들이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이다.
여기서 만난 솔직하고 순수한 감정이 나의 감정을 깨우고 감정이 생기면서 중학교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예를 들면 나의 생활들을 글로 남기는 것, 내가 이때까지 먹은 것들의 증거물, 갔다 온 곳 증거물로 공책에 붙이기, 친구들과 계획 짜서 여행 다니기 등 색다른 생각들이 나는 것이다.
기쁘다. 화내다. 슬프다. 즐겁다. '희노애락'.
기본적인 감정이 생기면서 나의 삶은 다시 새롭게 시작되었다. "
태봉고등학교 소식지 <담쟁이>에 실린 2학년 이지만 학생의 글 중 부분이다.
말랐던 나무에 다시 물이 오르고 이파리가 살아나듯 아이가 살아나고 있는 소리가 바스락바스락 들리는 것 같다.
존경하는(존경하기는 하지만 쫌 안 어울린다... 그렇다고 '사랑하는'이라고 하자니 이것도 쫌 간지럽고... 술에 취하도록 맘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참 진솔하고 좋은 분 ^^) 여태전 선생님이 산청간디학교 교감을 하시다가 전국 최초의 공립대안학교를 준비해서 태봉고등학교를 열게 되었다. 각양각색의 스토리를 가진 아이들이 이 학교에 모여서 선생님들과 열심히 씨름을 하고 있다. 그 이야기들이 소식지에 담겨서 멀리 마산에서부터 우편으로 날아온다. 반가운 편지.
지성(知性)은 감성(感性)과 공명한다.
감성이 지성을 일깨운다.
며칠 전 이 블로그 어딘가에 미국의 "SEL"(social emotional learning)에 대해 소개한 적 있다. 그와 같은 맥락이다.
또 교육복지사업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문화체험, 멘토와의 교제, 감수성훈련 집단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왜 공부를 잘 하게 돕는지를 설명해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학습프로그램은 30%이하로 확 낮추고 대신 감성과 몸놀림, 예체능 프로그램을 더 많이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오로지,
일에 치이고 도시살이에 지쳐서 선생님들의 감성이 죽지 않기를...
'동향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포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워크숍 (0) | 2011.07.13 |
---|---|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 (0) | 2011.07.09 |
서울 고교선택제 변화 (0) | 2011.07.08 |
1, 2인가구시대 (0) | 2011.07.08 |
위프로젝트 부실공사 (0) | 2011.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