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입 다물고 공부만 해!

샘연구소 2011. 10. 11. 09:51

[한겨레] 프 언론 '한국의 교육' 보도…과외·학원 시달리는 아이들 담아

 

 

 

17살 나경이는 매일 밤 10시부터 11시까지 학교 독서실에 남아 숙제와 자습을 한다. 일주일에 네 차례 과외교습도 받는다. 과외교습을 받는 날 나경이의 귀가 시간은 새벽 1시다. 나경이의 동생인 10살 민영이는 오후 4시에 학교를 마친 뒤 엄마 손에 이끌려 4곳의 학원에 다닌다. 엄마는 민영이가 잠자리에 들 때 영어로 된 역사교육 시디(CD)를 틀어준다. "가끔 아이들이 정말 안됐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한국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하루 다섯 시간만 자야 좋은 대학에 간다고 말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나경이와 민영이 엄마의 말이다.

이 장면은 프랑스 시각으로 지난 6일 저녁 8시35분 프랑스 국영방송 < 프랑스2 > 의 '특별취재, 한국: 학교에 시달리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전국에 방영됐다. 또 프랑스의 유력 주간지인 < 누벨 옵세르바퇴르 > 도 지난 3일 이 방송 내용을 토대로 한 예고 기사를 '입 다물고 공부해!'라는 제목으로 생생하게 게재했다.(사진)

방송에는 먼저 전북 무주의 한 군사훈련소에서 열리는 주말캠프 장면이 나온다. '얼차려'를 받으면서 우는 아이들과 달래는 부모들의 모습이 교차하고, 해병대 출신의 교관이 차려를 시켜둔 아이들에게 "지진이 나도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라고 명령하는 모습도 찍혀 있다. 한 아이는 '공부 열심히 안 해서 죄송하다'고 부모에게 쓴 편지를 다른 아이들 앞에서 읽으며 눈물을 흘린다.

아울러 나경이가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도 찍혀 있다. 나경이의 한 친구는 "저는 혼자 방에서 문을 닫고 종종 운다. 부모님께 보일 수는 없으니까"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 프랑스2 > 한국 특파원은 "그 울음은 그들 나이에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 그러나 그들에게 정말 선택이란 있는 걸까?"라고 되묻는다.

이에 더해 < 누벨 옵세르바퇴르 > 는 "서울의 한 의료센터에서는 매월 우울증과 스트레스, 과로로 인한 폐해,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1000여명의 아이들이 치료를 받는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202명의 초·중·고 학생이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전해온 프랑스 리옹의 한국인 유학생 박연수씨는 "프랑스 방송이 한국 아이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다"며 "프랑스에도 경쟁이 있고, 청년실업 스트레스가 있지만 쫓아가지 못하는 아이를 '낙오자'나 '패배자'로 단정 짓기 전에 이 아이가 왜 '그 길을 쫓아가지 못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사진 박연수씨 제공

(인터넷한겨레 2011. 10.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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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기사를 읽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정부가 '빈곤 소외계층 학생'만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학교에서의 '선별적' 교육복지프로그램인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학교)사회복지사들이 대부분 이 사업에 취직하면서 학교사회복지계에서 모든 관심과 에너지가 최극빈층, 가장 소외된 아이들과 가정에 집중되고 있다. 나역시 그렇다.

 

그러나 극빈층이 아닌 나머지 80%의 아이들의 삶도 '복지적'이지 않다.

오래 전 딸이 그랬다. 내가 학교사회복지를 한다고 하니, 잘 살고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은 집에서 지원받고 공부 못 하고 사고치는 아이들은 어쨌든 학교에서 관심받고 손길이 가지만 나머지 중간 아이들은 존재감 없는 존재라고. 그 아이들에게 관심 가져주고 의미를 부여해달라고.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선별적 교육복지프로그램이고 하나의 정책사업이라면 학교사회복지는 어떤 면에서 보편적 대상에게 적용될 수 있는 폭과 깊이를 가진 지식과 기술의 축적체(학문분야)이다.

교육복지사업이 교육의 불평등을 시정하고자 위에서 아래로 혜택을 나눠주는, 그래서 교육격차(교육수준)를 끌어올리려는 스타일로 진행된 공급자중심형 프로그램이라면

학교사회복지학의 원 의도는 학생과 가족, 교사들의 욕구에서 출발하는 수요자중심형 시각을 가지고 있다.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교과부나 개발원에서는 교육사회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만들고 추진하지만

단위학교 현장에서 최종수요자인 학생과 가족, 교사들에게 소비될 때에는 학교사회복지적인 시각과 접근법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쌍방의 시각과 접근법, 경험과 의견들이 통하고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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