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한부모가정 아이들

샘연구소 2011. 11. 6. 12:51

 

 

 

아이들에겐 경제적 빈곤보다 부모의 존재와 돌봄이 건강한 성장 발달에 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비록 좀 가난해도 엄마나 할머니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좀더 길고,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기르는 아이들은 그나마 밝고 당당하다. 하지만 의식주도 좀더 넉넉하고 용돈도 쓸만큼 준다해도 엄마나 아버지가 아이 혼자 지내게 두는 시간이 더 길고 그나마 함께 하는 시간마저 피곤하고 짜증스럽게 지낸다면 아이는 마음이 더 팍팍해지는 것 같다.

 

한동안 부모의 구조적 결손보다도 기능적 결손이 더 중요한 요소라는 연구결과들이 퍼졌다. 그래서 한부모 가정이라도 아이에게 좋은 엄마, 좋은 아빠의 구실만 해줄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짧은 시간이라도 양육의 질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니 일하는 엄마들은 주말에 잠깐이라도 아이와 ‘찐하게’ 잘 지내면 된다고 위로해주었다.

 

그러나 꼭 기초수급권자 가정이 아니더라도 근근이 살아가는 가난한 집 아이들은 어차피 기능적 결손은 기본으로 ‘깔고’ 산다. 그러니 ‘구조적’ 결손이 더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것 같다. 아이들은 마치 장애를 가진 것처럼 엄마나 아빠가 없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은 척 감추고 누르고 지내지만 그것은 아물지 않은 상처처럼 가끔씩 아이들을 슬프고 우울하고 참을 수없이 폭발하게도 하고 자꾸 남에게, 세상에 화를 내게 한다.

 

이혼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간 매개요인은 ‘빈곤’이었다는 연구도 있었다. 가난한 한부모 가정의 주소득원인 엄마나 아빠들은 우아하게 근무조건이 구비된 환경에서 일하지 않는다. 그러니 ‘빈곤’이란 매개요인은 결국 가난한 싱글맘이나 싱글대디들이 아이들과 양질의 관계를 맺는 것을 저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혼율은 빈곤과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기초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이미 60% 정도만이 자신을 낳아준 엄마, 아빠 모두와 함께 사는 것으로 밝혀진 것을 몇 년 전 통계청 조사에서 보았다.

 

지금 다문화 가정의 출생아동 수는 약 2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최근 이혼하는 8쌍중 1쌍은 ‘다문화가정’이라는 기사도 나왔다. 게다가 다문화가정을 꾸렸다가 이혼한 부부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5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겨레신문 2011년 11월 4일자). 그러니 만약 아이가 출생했다면 서너살 무렵에 부모의 불화와 가정의 해체, 살던 곳으로부터의 이사, 돌봐주는 엄마나 아빠, 할머니의 정서적 위기 등을 함께 겪게 된다. 그들의 엄마, 아빠 역시 열악한 비정규노동자일 것이다.

 

문제는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머리를 자라게 하는데 학교에서의 활동에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다시 가족, 보호자에게로 향한다.

 

하여, 나는 진정 가난하고 한부모 가정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마음의 아픔과 외로움을 달래고 상처없이 자라기를 바란다면 아무리 아이들에게 개입해도 잘 안 변한다고 한숨만 쉬고 있을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사들이 노동조건 개선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저런 투쟁에 나름의 방식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많은 '진로 프로그램'에서 우리 아이들이 유망직업인이 되라고 꿈을 갖게 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노동의 신성함과 노동자의 권리,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어떻게 함께 만들어갈지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향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0) 2011.11.06
연구지원센터 어떻게?  (0) 2011.11.06
교육복지종합계획의 출발  (0) 2011.10.30
변화  (0) 2011.10.29
히키코모리  (0) 2011.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