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빈곤아동 비만증가

샘연구소 2011. 11. 7. 22:09

최근 들어 저소득층에서 비만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한다.  (아래 퍼온 기사 참조)

 

나는 2000년 무렵 서울 북쪽의 A공고와  B공고에서 학교사회복지 실습과 자원봉사를 다녔다. 그러다가 송파구의 C공고에 가게 되었다. 깜짝 놀랐다. 같은 공고인데도 교문을 딱 들어서는 순간 마치 TV화면이 환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면 과장일까? C공고의 아이들은 내가 늘 보던 아이들보다 훨씬 키도 크고 피부도 하얗고 살도 통통했다. 내가 늘 만나는 아이들은 키도 작고, 왜소하고 피부색도 검었다.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결식으로 만성 위장병을 앓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2005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서울시 동북쪽의 가난한 아이들은 여전히 대부분 왜소하고 피부도 꺼칠했지만 드문드문 비만아이들이 나타났다. 그 아이들이 먹는 식사는 빵, 과자, 라면, 우동 등의 인스턴트 식품과 간단한 분식 매식이 다였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수저를 들고 자리에 앉아서 먹는 밥이 맛이 없다며 급식도 거부하고 점심시간에 담타기를 하고 나가서 군것질을 사먹고 들어오기까지 했다.

 

혼자 지내면서 스스로 밥을 차려서 챙겨먹기보다 엄마 아빠가 주신 몇 천원으로 그렇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운동이라야 학교 체육시간에 하는 것이 다이고 좁은 반지하방에 들어가면 TV나 컴퓨터와 놀면서 지내는 아이들은 점점 더 몸이 부풀어갔다. 그리고 굼뜬 외모만큼 또 다시 학급에서 놀림거리가 되고 왕따의 요건이 되었다.

 

나도 나름 다이어트도 해보고 운동도 해보았다. 대부분은 작심삼일, 실패하고 그냥 살던대로 살자고 돌아갔지만 두어 번은 건강이 크게 무너지게 되어서 살자고 운동을 했다. 그랬더니 살이 빠지고 말고가 아니라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도 밝아지고 자신감이 충전되었다. 밥을 안 먹어도 오히려 든든한 느낌까지 들었다.

 

1978년에 처음 게슈탈트식 그룹다이나믹스 식의 집단프로그램에 접하게 해준 이종헌 목사님은 '아리랑프리라'는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거기서도 상담 시 반드시 마라톤을 하도록 한다. 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전인적 상담이다. 상담의 목적은 나에 대한 통찰, 사랑, 통제력 등을 키우는 것인데 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몸을 통찰하고 사랑하고 통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전인적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학교현장에서의 상담이나 교육복지 프로그램, 서비스들에서 몸을 더 중시해야 한다. 그 몸은 약물치료의 대상이 아니다. 기초사정시 '비만'이라고 적어넣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비만퇴치 운동의 대상으로 미워하고 괴롭혀서도 안 된다. 내 영혼과 생각이 깃드는 집이자 온전한 나를 이루는 집이다. 존중하면서 살피고 건강하도록 마음과 생각이 몸을 도우면서 함께 개선해나가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생각과 영혼은 몸에 깃들고 그 몸은 생각과 마음을 모신다. 몸이 사는 집과 학교에서, 몸을 거쳐 들어가고 나가는 것들을 잘 살피는 사례관리, 그런 상담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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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수록 뚱뚱한 성인처럼… 저소득층 자녀 비만, 10년새 두배

이지혜 기자,  이메일wise@chosun.com

2011.10.12 03:09

 

집에서 돌봐줄 사람 없어 바깥 활동 안하고 컴퓨터 게임

혼자 햄버거·라면 많이 먹어… 고소득층 자녀 비만은 감소

 

저소득층 소아청소년(만7∼18세)의 비만이 지난 10년 사이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소득층 소아청소년 비만은 오히려 줄어 비만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10월 11일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저소득층(소득 수준 하위 25%)의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5.0%였으나, 2008년엔 9.7%로 10년 만에 배 가까이 늘어 전 소득계층 가운데 가장 높은 비만율을 기록했다.  

10년 전 가장 높은 비만율(6.6%)을 보였던 고소득층(소득 수준 상위 25%)에서는 비만율이 5.5%로 떨어졌다.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 역시 저소득층은 지난 10년 새 235kcal 증가한 반면, 다른 소득층에서는 줄거나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체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1998년 4.2%에서 2008년 6.7%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성인 역시 저소득층 비만율이 24.8%에서 33.2%로 증가해, 26.6%에서 29.4%로 증가한 고소득층의 비만율을 앞질렀다.

 

저소득층 소아청소년은 마땅히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바깥 활동이나 운동 대신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햄버거·라면 등 열량이 높은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기 때문에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한비만학회 오상우 총무이사(동국대 일산병원)는 "소아청소년 비만의 68%가 그대로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면서 "비만은 당뇨병·고혈압·심장병·뇌졸중 같은 모든 만성질환의 근원인데, 어릴 때 비만이 되면 그만큼 만성질환이 시작되는 시기도 앞당겨진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기에 비만하면 이미 10대부터 만성질환의 싹이 자란다는 것이다. 오 이사는 "만성질환을 일찍 앓게 되면 치료에 드는 사회경제적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비만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는 "건강 관리 비용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의 비만은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소아청소년층도 예외가 아니다"면서 "특히 어릴 때부터 비만하면 자신감이 떨어져 학업 성취도가 낮고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취업도 힘들어져 비만과 가난의 대물림이 맞물려 돌아가게 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0/12/20111012002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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