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사운동> 회원 선생님들 몇몇 분들이 '복지'에 대해서 공부하고 각자 자기 수업에 어떻게 실천할지 토론하는 모임이 있네요. 그동안 저도 다 읽지 못한 좋은 책들을 읽고 토론해오셨는데 12월 7일에 '교육복지'를 주제로 하면서 저를 불러주셔서 함께 만나고 왔습니다.
<좋은교사>라는 월간지를 내고 있는 <좋은교사운동>goodteacher.org 이라는 단체는 전국의 여러 기독교사모임들의 연대단체입니다. 기독교 신앙고백에 따라 실천하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그런 교육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합니다.
대표적인 캠페인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베껴쓰기 No" - '정직'캠페인, 가정방문 캠페인, 고통받는 아이와 교사 1:1 결연운동, 행복한 수업만들기 등이 있습니다. 이미 이런 캠페인들이 충분히 '교육복지'적이지요. ^^
저는 교육복지의 개념과 교육복지정책들을 개괄하면서 아울러 우리나라에서 교육복지사업이 어떤 배경에서 등장하게 되었고 어떻게 흘러오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구조, 현황, 제가 보는 성과와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점들을 말씀드렸습니다.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막연하게 교복투 학교로 가게 되면 "이제 죽었다!"고 한다고 합니다. 업무가 추가된다고 판단하면서 즉각 나오는 반응은 '싫다'는 것이지요. 또 이미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차고 넘친다, 아이들이 과잉요구한다, 고마운 줄 모른다, 가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복지수혜자로 지정되고 있다... 등과 같은 염려들도 있었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한 황금율을 그렇게 닳도록 인용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너무나 편협하고 이기적입니다.
가만히 듣고 있으니 마치 선생님들의 주머니에서 개인돈을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짜로 빼앗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도 교사생활을 할 때는 몰랐습니다. 월급이 정확히 얼마인지. 하지만 나오고 보니 내가 일일이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아도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일정액수의 생활비와 각종 수당, 혜택, 게다가 정년보장까지라는 그 울타리가 얼마나 나에게 큰 권력을 주었는지. 그래서 사람들이 선생님은 싫어하면서 교사를 직업으로 원하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아이들 사랑하고 정의를 바라는 좋은교사 선생님들인데도 어쩔 수 없는 교사로서의 보수성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많은 부분은 복지반대 자유주의의 언론세뇌를 받으셨겠지요. <좋은교사>회원이고 복지공부를 하시는 선생님들도 이렇다면 전체 교사들의 교육복지에 대한 인식수준은 훨씬 빈한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자선을 넘어서 복지로 가는 길은 이렇게 먼가 봅니다. 선별적 복지, 시혜라는 인식에서 우리 모두가 지구별의 자원을 잠시 빌어쓰고,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이 수많은 사람과 환경의 '내놓음'과 '깔아줌' 덕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쉽지 않은가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토론했고 선생님들도 공감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복지를 이루는 일은 곧 우리가 소망하는 보통교육의 이념을 구현하는 일입니다.
교육의 본질을 살리는 일입니다.
교사들이 복지에 대해 이해한다면 교육이 바로 서는데 힘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진보적인 기독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인데요.
나아가, 좋은교사운동이기에 더 큰 것을 기대합니다.
교육복지사업의 틀에서 벗어나 교육이 온전히 복지적이기 위해서 수업이, 학급이, 교사, 교육과정이, 교육전달체계가 민주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가정과 노동, 경제, 정치, 국제관계와 생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상상력과 지치지 않는 사랑의 실천이 교육복지를 완성시킬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 속에는 창조주의 피조물로서의 겸손함과 감사, 연대감, 경탄 등이 깔려있기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좋은교사> 선생님들이 앞장 선다면 교육이 좀더 복지적으로 되지 않을까요?
이제 화두를 잡았으니 고민하고 공부하고 행동하시겠지요?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이미 <좋은교사>회원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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