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새터민, 탈북자, 북한이탈주민, 이주배경청소년...

샘연구소 2012. 3. 23. 01:02

북에서 온 이들 또는 북을 떠난 후 태어나 한국에 온 이들.

새터민이라고도 하고 탈북자라고도 하고.

한국사람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2011년 12월 31일 현재 통일부 통계에 의하면 1990년 이래 북한을 떠나 남한, 그러니까 이곳 대한민국으로 살러 온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1998년에 총 306명, 2001년엔 1천명을 넘어서서 1,043명, 2004년엔 1,894명, 2008년엔 2,809명, 그리고 2011년 말에는 2,737명이다. 그래서 통계에 잡힌 숫자가 총 2만명이 넘었다.

 

이들의 자녀인 탈북 청소년 수도 계속 늘어났다.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2005년에 421명, 2007년에 687명, 2009년에 1,143명, 그리고 2011년에 1,681명이다.  이들 중엔 초등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리고 일반 중, 고등학교에 다니거나 대안학교에 다닌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탈북하여 한국에 들어오기 전 중국 등 제3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들어온 탈북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탈북청소년들이 학교에 입학하면 대학교까지 계속 학비 혜택이 있다. 대학에 진학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입학특례 혜택을 받는다.

 

북한이탈주민은 북한 사람이기도 하고 우리와 같은 '한국사람'이기도 하다. 같기도 하지만 많이 다르다.

 

그래서 이들은 스스로 떠나 정착한 남한에서도 살기가 쉽지 않다. 하나에서 열까지 다 생소하고 어렵다. 남한사람인 우리도 살기가 힘든데 뭐 당연할 것이다.

 

이들을 위해 법도 고치고, 정책(예산)도 생기고,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보완하고 있다. 좀 누더기 같다.

그러다보니 잘 몰라서 찾아먹기도 쉽지 않겠다 싶다.

그래서 또 그 정책과 서비스를 설명하는 프로그램과 시스템과 예산과 인력이 생긴다.

 

얼마 전 공릉복지관에 갔다. 복지관에 따로 건물이 들어서고 아주 깔끔하게 새단장을 했다. 근사했다.

오랫동안 탈북 주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수행하고 또 연구해 온 똘똘이 스머프같은 후배(아니다, 박사학위를 나보다 먼저 받았으니 선배가 되나?) 김선화씨를 보러 간 김에 소중한 책 선물을 받아왔다.

 

 

 

 

<탈북청소년을 만나기 위한 멘토링 활동 이해하기>(휴! 이렇게 제목이 길다. 하지만 '탈북'과 '멘토링'만 봐도 알겠다. ^^),  <새터민 여성을 위한 가이드북>, <북한이탈주민의 거주지 정착지원 활성화 방안>, 그리고 그녀의 박사학위논문.

 

우선 첫째, 탈북청소년 멘토링 활동 이해를 위한 지침서.

교육과학기술부 후원으로 만들어진 걸 보니 교육개발원 내 특임팀에서 지원을 받은 모양이다.

1부 1장에는 탈북청소년들의 이주와 정착 과정, 남북한 학제 비교, 교육특성과 내용 비교, 남한 정착 후 진학 절차, 교육지원제도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있다. 

2장은 공릉복지관이 운영해온 탈북청소년 멘토링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노원구, 강북구를 비롯하여 서울 북부지역에 있는 총 6개 구 지역에 정착하여 거주한지 1년이 채 안 된 청소년들에게 1:1로 짝을 지어주어 두 사람이 만나서 하는 활동이다.

2부는 멘토링에 대한 실제적인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멘토링이 무엇이고 멘토란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이며, 자격규정이 있는지, 어떻게 멘티와 관계를 맺는지, 유의점은 무엇이고, 만나는 시간이나 활동, 궁금해할만한 상황들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3부는 멘토와 멘티들의 이야기, 관련기사(인터뷰)가 있고 부록에 각종 양식들이 수록되어 있다.

 

두껍고 좋은 올칼라 종이가 무척 고급스러워보였다. 좀 돈이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큼직큼직한 사진들이 공간을 제법 차지하고 있다. 아마 멘토인 요즘 청년들이 '이미지'형이니 그들에겐 읽기 좋겠다 싶었다. 

 

둘째로, <새터민여성을 위한 가이드북>.

이건 '(사)여성인권을지원하는사람들'이란 단체에서 펴냈다. 돈은 '사랑의 열매' 즉,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내주었고 공릉복지관이 도움을 주었단다.

참 잘 만들었다.

자칫하면 우리들은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하게 여길 삶의 세세한 부분들을 간결하고도 명료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크게 돈, 성(性)과 연애, 결혼과 가족, 건강, 생활, 정착의 6부분으로 나뉘어있는데 예를 들어 '성과 연애'부분은 '한국은 성이 제멋대로라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잘해주고 자상한 남한 남자를 무조건 믿지 말라고요?', '연애할 때 나이는 별로 따지지 않는다면서요?', '동거는 한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나요?', '한국에 오니 동성애라는 게 있네요.', '성관계를 할 때 안전한 피임법을 알려주세요', .... 와 같은 식으로 한 꼭지당 두어페이지에 사진이나 그림, Q&A, 부가적으로 알아둘 지식, 요령과 유의점, 법이나 제도, 유용한 전화번호 등이 붙어있다.

 

이 책 역시 두꺼운 종이에 여러 색의 글씨, 올칼라 그림과 사진들이 화려하다.

하지만 글씨는 앞의 책보다 작은데도 눈에 쏙쏙 잘 들어온다. 말투도 재미있고 내용이 있고 친절하다.

더 자세한 것이야 부분적으로 더 배우거나, 직접 전담자를 만나서 설명을 들으면 될 것이다.

책도 예뻐서 내가 탈북여성이라면 갖고 싶은 마음이 들것 같다.

 

셋째, <북한이탈주민의 거주지 정착지원 활성화 방안>은 조사연구 보고서이다.

이건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지원해서 나온 연구보고서이다. 아마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재단이 설립되었으니 원 기금은 통일부 예산이 아닐까 생각된다.

연구자들은 정책실행 전문가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중요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물었다. 또 북한이탈주민들 중에서 몇몇을 만나 물었다.

그동안의 제도와 현재의 제도, 체계, 서비스들을 조사해서 소개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근데 책이 쓸데없이 크다. 글씨도 너무 크다. 이 보고서 읽을 독자들이 60세 이상 노인층인가? 집필자들의 의도인지, 재단의 생각인지, 편집출판한 이가 누구인지...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보면 '탈북청소년', '새터민', '북한이탈주민' 등으로 지칭하고 있는데 읽는 이들이 혼란스럽다.

또 이 책이 나오도록 후원한 기관도 교육과학기술부, 민간기금인 사랑의 열매, 그리고 통일부 등으로 다 다르다.

여기에 최근 다문화가정 청소년 멘토링 사업(올해는 보니 '이주배경청소년'이라고 부른다)을 하는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이다.

참 다양하다.

이렇게 여러 기관에서 각각 다른 말들로 대상을 규정하고 정책과 예산을 집행하고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하는 것은 이들에게 좋은 것인가? 전체 사회로 볼 때에나 나라 살림살이로 볼 때에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것인가?

...

 

 

아뭏든 탈북자 또는 새터민 또는 북한이탈주민의 삶에 대해 관심있고 무언가 돕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내용들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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