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작은 학교가 좋다

샘연구소 2012. 3. 29. 00:21

지난 1월 말, 뉴욕타임즈지에 작은학교로 성공한 사례가 보도되었다.

(City Students at Small Public High Schools Are More Likely to Graduate, Study Says.: The New York Times)

 

 

 

다음은 내용을 간추려 번역한 것이다.  (http://www.nytimes.com/2012/01/26/education/new-york-city-students-at-small-public-high-schools-are-more-likely-to-graduate-study-finds.html?_r=1&src=tp&smid=fb-share)

 

뉴욕시내에서 학년당 100명 이하의 학생들이 재학하는 소규모 고등학교들이 상대적으로 대규모의 재학생을 수용하는 학교들보다 졸업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4년 안에 고교를 졸업할 가능성이 67.9%(다른 학교들은 59.3%), 대학준비도시험에서 75점이상 받을 확률이 영어는 37.3%(타학교들은 29.7%), 수학은 23.2%(타학교들은 22.5%)였다.

 

 

 

 

이 연구는 9학년 입학시험을 치른(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에 입학한) 21,000명 이상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추적조사한 결과 알게 된 것이다. 이들은 2005년~2008년 사이에 대개 브루클린과 브롱크스에 있는 105개의 소규모 고교들을 다녔다. 이 연구로 인해 블룸버그 행정부가 십년 동안 추진해온 ‘작은학교’운동의 효과성이 입증되었다.

 

 

연구대상 학생들은 추첨에 의해 40%는 소규모학교에, 60%는 다른 일반 고등학교들에 배정되었다.

 

이는 소규모 학교의 학업에 관한 영향을 대대적으로 또한 포괄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Bill and Melinda Gates 재단의 지원을 받아 맨하탄의 비영리 교육조사기관인 MDRC에 의해 수행되었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2005년~2006년 사이에 소규모 학교에 입학했던 학생들 중 67.9%가 4년 만에 졸업할 수 있었다.

반면, 대규모 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59.3%만이 졸업할 수 있었다.

특히, 자료에 의하면 이처럼 소규모 학교에서의 높은 졸업율은 인종, 빈부, 중졸 성적(읽기, 수학) 등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 사이에서 일관되게 드러났다.

 

소규모학교 학생들은 대학준비도에서도 더 높은 능력을 보여주었다. 즉, 영어과목의 경우, 37.3%가 75점 이상을 받았으나 타학교 재학생들 중 75점 이상을 받은 학생들은 단지 29.7%뿐이었다.

 

 

(출처 NYT 기사)

 

 

 

 

교원노조 대표인 마이클 멀그루는 소규모 학교에서의 성공 뒤에 다른 요인들이 있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장애나 비행등으로 특별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이 적은 것, 출석율이 더 높은 것 등을 들 수 있는데, 낙제 없이 졸업하는데에는 출석율이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수행기관인 MDRC의 대표인 고든 벌린이나 블룸은 고교 진학을 무작위 배정방식으로 했고 다른 변수들도 이미 다 고려되었기 때문에 연구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연구대상이었던 소규모학교들의 장점으로 보다 유연한 교육과정(‘의사소통과 법률’과 같은 주제를 가지고 교육과정이 짜인다거나), 교사와 학생간 높은 개인적 관계 등과 같은 특징을 가지기 쉬운 점을 꼽았다. 

 

또한 이런 학교들은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경험을 조직화하기 위하여 지역사회 단체나 기업들과 더 잘 협력한다는 것이다.

 

뉴욕 시내 소규모 중․고등학교 연합체의 창립자이자 사무총장인 리차드 카한은 학생들이 대규모학교에서보다 소규모 학교에서 더 잘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연구조사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접하게 되니 놀랍다고 말한다. 그것은 소규모라는 점 뿐 아니라 학교가 조직, 운영된 방식과 중요한 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일찌기 1973년 독일태생의 영국 경제학자 슈마허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새로운 경제학 책을 발표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고 '더 크고,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높이'만을 주장하던 사람들에게 작고 소중한 것, 절약과 검소, 생태와 환경 등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했다.

작은 것은 특히 학교에 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아직도 도시의 인구밀집지역, 특히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전교생 2,000명, 3,000명 되는 학교들이 있다. 

거의 아동수용소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런 학교에서도 아이들은 뛰어놀고 꿈을 꾸고 선생님들은 애를 쓰고 있고 교육이 일어나고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모여서 움직이다보면 일단 사람, 그 자체가 싫어지기 마련이다. 스트레스가 더 많이 발생하고 그래서 공격성, 불안 등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교육이 잘 되기 힘든 게 당연하다.

 

내가 일하던 어느 학교는 주변의 다른 학교에 비해서 학생 사건이 거의 없고 분위기가 안정적이었다. 내 나름의 생각은 그 학교가 작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한 층에 한 학년 교실이 다 들어가고 그 학년 교무실이 같이 있어서 선생님들이 교무실을 드나들면서 고개만 돌리면 그 학년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교사들은 한 학년 학생들을 다 안다. 학급별 명렬표가 머리속에 단번에 외워진다. 이처럼 학생들의 이름을 다 알게 되니 당연히 교사와 학생간에 '인간적'인 인간관계가 이루어진다.

 

내 큰 아이는 '사랑과 자발성'을 핵심가치로 하는 대안학교를 다녔다. 나는 그 학교에서 그런 교육이 이루어지는데 중요한 조건도 작은 학교라고 생각했다. 그 학교가 만약 3천명 재학생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리 훌륭한 자연조건과 교사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진정한 '사랑'과 '자발성'을 교육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한 학년에 1개반씩 전교생 60명이다가 2개반으로 늘어나 120명이 되니 가족적이고 민주적이던 분위기가 확 달라져서 그에 대해 우려하며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꽤 될 정도이다.

또 경기도에서 최근 성공한 혁신학교들도 대개 소규모 학교들이었다.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시끄럽다. 학교에 가보면 아이들이 다 붕붕 떠다니는 것 같고 거칠어 보이는데 선생님들도 어떻게든 아이들과 안 마주쳤으면 하고 피해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일에 쫓겨서 늘 종종걸음이다. 그런 학교일수록 큰 학교일 가능성이 많다.

좀 작아진다면 나아질 것이다.

물론 너무 작은 학교는 교사에게 행정업무가 과중되고 고교의 경우 아이들이 선택할 과목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뉴욕시에서 100명 규모를 얘기했는데 그건 좀 너무 작지 않을까?

 

학생과 학생간, 교사와 학생간 심리적인 안전감을 주고, 서로 신뢰로운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적의 학교 사이즈는 몇 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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