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학교사회복지사의 자격

샘연구소 2012. 4. 2. 23:16

얼마 전 미국의 North Carolina주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학교사회사업에 대한 안내문을 발견했다. 간략하지만 중요한 내용들을 잘 담고 있다.

(http://www.ncpublicschools.org/studentsupport/socialwork/)

 

글에 의하면 학교사회사업(school social work)은 사회사업 전문직의 한 분야로서 학교 체계 속에서 학생 지원팀의 일원으로 사회복지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적용하여 학교의 교육목적을 달성하도록 일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학교사회사업가(학교사회복지사)들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교량역할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주어진 발달과업으로서 학업을 잘 성취할 수 있게 돕는 점이 특색이라고 하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사업가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Social Workers; http://ifsw.org/)이나 미국사회사업교육협의회(Council on Social Work Education: CSWE: http://www.cswe.org/), 미국 사회복지사협회(NASW; http://www.naswdc.org/)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반적 사회사업 실천의 특징과 기본원리와 일치한다. 

 

이 점이 학교사회복지사가 학교 내의 타 전문직인 상담사, 임상심리사(심리학자)나 교육자와 구분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바로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서비스들의 연계, 사회적 기술 등을 중시하는 활동들이다.

학교사회복지사들은 특성화된 학교사회복지 개입을 통해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간 연계협력 구조를 강화하고 학생의 학업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함으로써 학교사회복지사들은 학생의 복지와 성공적인 학업에의 성공에 효과적인 해결자로 기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사회복지사들은 이와 같이 사정이나 개입시에 학생 개인의 사회적 환경체계를 중시하며 관계의 조정과 사회적 서비스 연계를 위한 활동을 많이 한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에서 일하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나 교육복지사들도 교육공동체를 통하여 학생의 교육적 성취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학교사회복지사와 유사한 맥락에서 일한다.

 

미국에서 school social worker는 사회복지사(사회사업가) 중에서도 정신보건 분야와 함께 전문적 분야로 손꼽히며 그래서 자격과 보수교육 등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고 전문직 단체의 조직과 정치적 활동도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사정이 비슷한데 정신보건사회복지사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있는 덕에 일찌기 법제화의 혜택을 누리고 안정되게 발달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사회복지사의 경우 복지부와 교육부, 거기에다가 이제는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분야를 주관하면서 세 부서 사이에서 서로 밀쳐내는 바람에 여전히 전문직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약 100년 남짓한 학교사회복지의 역사를 거치면서 전문화의 길을 걸어왔다. 전문화의 중요한 부분은 교육 훈련과정과 자격 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North Carolina,의 경우 사회사업교육협의회(CSWE)에서 인증을 받은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는 사회사업 기초 지식과 기술 외에 학교사회사업 실습, 사정과 평가, 문화적 다양성, 자문 및 협력적 관계, 옹호와 조정 기술 등이 포함된다.

또한 학생의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개입기술, 법령과 정책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며 예비학교사회복지사로서 400시간 정도 학교 현장에서의 인턴십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가 학교사회복지학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학교사회복지사 민간자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사회복지사자격을 취득하려면 학교사회복지론, (아동)청소년복지론, 교육학관련 과목 등을 이수하고, 소정의 시간동안 학교현장 실습을 마친 사람만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리고 국가자격인 사회복지사 1급 자격은 기본이다. 시험은 필기와 구두면접 고사로 이루어진다. 시험에 합격하면 20시간의 직무연수를 받아야 자격증이 발부된다. 자격증은 매년 보수교육과 수퍼비전 시간을 누적해야 하며 5년마다 증명을 제출하고 갱신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자격제도는 어찌 보면 좀 허술한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너무 빡빡하게 보인다.

비록 학교사회복지사가 국가자격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사회복지 전공과목에 국가시험에 합격해서 1급 사회복지사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문턱이 낮은 것은 아니다. 거기에 학과목 이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현장실습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학교사회복지 실습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으며 좋은 수퍼바이저가 일하는 학교는 더더욱이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가 2차 세팅이다보니 모든 학교에서 사회복지사 실습을 허용해주지 않는다. 예비교사인 교생실습은 받아도 학교사회복지사 실습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대부분 실습지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학교인데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수퍼바이저 급 학교사회복지사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사회복지, 아동 청소년 복지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일찌기 좋은 수퍼바이저와 실습지를 부지런히 조사해서 경험해야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가보지 않고, 있어보지 않고, 아이들과 직접 대면해보지 않고 어찌 학교와 아이들을 알겠나.

학교는 하루하루가 다르다. 그러니 현장에서 적어도 석 달 그러니까 한 철 이상의 실습시간을 겪어보지 않는다면 진정한 학교사회복지사로서 준비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서 절반정도 수준인 연중 240시간을 실습으로 요구하지만 그 중 1/2인 120시간은 자원봉사활동을 했어도 실습으로 인정한다고 느슨하게 적용하고 있다.

 

한편, 위 홈페이지 글에 의하면 전문성과 효과성은 자격으로만 담보할 수 없으며 학교사회복지사 1인당 담당학생수 비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NCLB(No Child Left Behind)법에서는 석사학위 소지 학교사회복지사 1명이 최소한 학생 800명을 담당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미국 학교사회복지협의회(SSWAA)에서는 같은 조건에서 400명의 학생을 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규정이 없다. 어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학교에서는 전교생 3000명, 집중지원대상학생 300명의 학교에 1명의 자역사회교육전문가가 일한다. 이것은 적절할까? 기능과 직무가 다르니 미국과 같은 선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또 강원도의 어떤 학교는 전교생 300명도 안 되는 곳에 1명의 지역사회교육전문가가 일하는 곳도 있다. 그이는 어떨까?

 

아뭏튼 어찌 보면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이 국가자격증도 아니고 자격을 취득한다고 해서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닌데 뭐 그리 빡빡하게 규정을 운영하냐고 불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10년전 사회복지사들이 처음 학교사회복지라는 영역을 개척할 당시, 이 정도는 공부를 하고, 훈련되어 있어야 현장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겠다고 여기는 것들, 그리고 학교에서 교사들이 이 정도는 되어야 학교사회복지사를 전문직으로 인정하고 대우해주겠다고 여기는 것들, 그리고 함께 일할 관련직종인 청소년상담사나 교사, 또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자격제도와 비교해서 마련한 것이다. 그래도 현장의 불편을 감안해서 조건을 더 높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학교현장은 사회복지만 배워가지고는 절대로 유능하게 일하기 힘들다. 학교는 교육현장이다. 교육제도, 교육체계, 교육법, 교육과정, 교사조직, 학교문화, 교육정책 등에 대한 사전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시험은 이러한 2차세팅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 기술 등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올해로 제8회 학교사회복지사 자격 시험이 4월 21일(토)에 실시된다.

 

 

(kassw.or.kr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그동안 배출된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가 1000명이 되어가는데 지금 어디서들 다 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막상 학교 현장에 다녀보면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없는 사회복지사, 2급 사회복지사들이 많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자들이 더 능력을 발휘하며 더 잘 일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뜻을 가지고 그만큼 길을 따라 준비하고 스스로를 채워왔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시험을 치르는 이들에게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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