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방과후활동의 교육적 효과

샘연구소 2012. 4. 7. 09:53

미국에서 발간되는 인터넷 저널 education-next라는 싸이트에 청소년기 방과후활동의 학력증진과에 관계에 관한 긴 글이 실렸다.

(http://educationnext.org/academic-value-of-non-academics)

 

 

최근 미국에서는 재정긴축 흐름 속에서 교육예산도 삭감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결국 교직원 해고, 학급당 학생수 증원을 비롯하여 학생활동 예산의 축소 등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그동안 주재정으로 누려오던 방과후활동을 못 하게 되거나 자비로 부담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몇몇 학교장들은 방과후활동 지도자를 자원봉사자로 모집하거나 지역사회 내 다른 기관에서 받아서 운영해줄 수 있도록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지역은 한정되어 있다. 또 주마다, 지역마다 재정과 자원이 다르다.

 

 

이에 따라 수학올림피아드에서부터 밴드, 스포츠클럽, 외국어교실, 재봉교실을 비롯하여 모의증권투자교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에 부응하여 활발하게 진행되어 온 방과후활동이 납세자들과 정치가들의 밀고당기기 게임 속에서 흔들려야 하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많은 연구들은 방과후활동이 고등학교 졸업, 대학진학, 나아가 책임감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는데 유의미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대학에 잘 다닐 수 있게 가장 잘 준비시켜준 곳은 바로 고교시절 남학생 농구 클럽 운동장이었습니다. 그 코트에서 나는 열심히 일하는 것, 희생, 팀워크, 겸손함 그리고 리더십 같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 상황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해야 하는지, 코트 밖에서의 책임감 같은 것도요.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다른 사람이 곧 보게될 테니까요.” 지금은 대학생이 된 청년의 말이다.

 

 

미국 교육부의 통계에 의하면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절반 이상이 체육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1/5은 음악동아리에, 그리고 1/10 정도는 치어리더나 취미, 직업체험교실 등의 집단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내 방과후활동 규모는 지역에 따라 다른데 도시 근교의 부유한 학교일수록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동아리들이 많고 화려하다.

또 소득이나 학력수준에서 상위층 가정 출신의 학생들이 하위층 가정 배경의 학생들보다 더 많이 운동부나 음악부 등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며 높은 성적을 보이는 학생들이 방과후 활동에도 눈부신 적극성을 보인다.

 

 

그럼, 여기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방과후 활동을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좋은 학생인가? 아니면 좋은 학생이 방과후 활동에 더 참여하는가?

 

 

1988년부터의 미국교육패널자료를 분석한 Margo Gardner의 연구에 의하면 빈곤, 인종, 성별, 학업성적과 부모의 양육관여를 통제하고도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방과후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학생에 비해서 2년 동안 학교에서 제공하는 방과후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서 97% 더 높았다. 대학을 졸업할 확률은 179% 더 높았고, 고교졸업 8년 후 투표에 참여할 확률은 31%나 더 높았다.

 

 

미국국립교육통계센터의 자체 종단분석 결과도 역시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수업에 더 성실히 임하며 학력에서도 월등히 높은 성적을 보였다고 했다. 또 방과후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68% 가 대학 수준의 학위를 얻을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반면 학교내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단 48%만이 대학을 졸업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방과후 활동의 무엇이 아이들을 더 성공하게 하는 것일까?

 

 

이 글에는 여러 학자들의 연구와 현장의 증언이 예시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매주 몇 시간을 추가로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성인- 연극지도자, 축구코치-과 직접 접하는데 아이들은 이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며 그들이 중요한 인성지도의 역할을 감당한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방과후 활동은 학교생활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아이들에게 학교를 재미있고 좋은 장소로 여길 수 있게 해준다.

 

많은 학생들의 증언 역시 위의 연구결과와 일치하고 있다.

 

학생들은 일반 교과수업보다도 방과후 활동을 통해서 성인이 되기 전에 꼭 배워야 할 시간관리, 리더십, 자기 훈련, 인내심 등을 배웠다고 한다. 더구나 그들은 그런 것들은 수업시간에 그 주제로 강의하고 연구하고 가르친다고 배워지는 것이 아니며 좋아하는 성인과의 접촉과 자율적 체험에 의해 습득되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이 교과학습 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들이 부족하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한 학생은 방과후 활동을 통해 학업과 다른 흥미를 조절하는 법, 많은 자극들 가운데서 집중력을 기르고 시간 스케쥴을 짜는 것, 학습과 균형을 맞추면서 여러 가지 일들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과 같은 것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한 학생은 자기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체험하면서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고 시도해볼 수 있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귈 기회가 되었다고 했다.

 

 

(중학생들이 대학생 멘토들과 방과후 활동을 하고 있다)

seedschool.kr

 

나는 방과후활동이 이런 중요한 교육적 효과, 인성 발달에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자발성'과 '비평가'라고 생각한다.

성적을 매기지 않는 활동, 자기가 관심있고 하고 싶은 것에 참여하는 자발성이 인간 내면의 기초적 본성인 자존감이나 자유의지 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산감축으로 방과후활동이 줄어들게 되면 이런 효과들은 놓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에서는 학습부진아들을 위한 'e-learning', 또 요즘 'smart learning'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위의 글에 나온 연구자료들을 보면 유의미한 타자이거나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지도자나 코치, 멘토와 같은 성인과의 접촉보다 컴퓨터, 텔레비전 화면과의 접촉시간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학생들의 뇌나 사회적 기술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 이것은 교육적이지 않다는 것이 된다.

 

또 학력증진한다고 교육복지사업 에 '학습(이 러닝, 강제로 '자기주도적 학습'시키고 감독하기 등)'영역을 대폭 늘리거나, 학습부진아는 반드시 방과후에 학습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나서 다른 것을 하도록 해야한다거나,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그것이 학력증진과 관계가 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만 결재해주는 학교 관리자들의 무식하고 비교육적인 방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 특히 경제적, 사회문화적 자본이 부족한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자기관리, 시간관리, 사회성 기술, 인내심, 자유로운 창의력, 다양한 사람들과의 어울림, 새로운 것에의 도전과 노력 등이다. 이는 이미 세계의 미래학자, PISA 방침 등에서도 지향하는 것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교육복지사업이나 방과후 학교 사업 등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내용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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