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인터넷 중독 치료학교

샘연구소 2012. 4. 8. 23:33

인터넷 중독 또는 컴퓨터 게임중독 학생들에 관한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보통 아이들은 대개 하루에 2시간 이상 인터넷을 한다. 이제 스마트폰이 점점 퍼지면 더 많은 시간 인터넷에 접속할 것이다. 인터넷은 이제 호흡처럼 아이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있다. 그런데 하루종일, 밤새워서, 아니 몇 일씩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있다. 중독이다. 세상과 사람들과 단절하고 컴퓨터와 사는 것이다.

 

나도 한때 테트리스, 헥사, 카드게임을 하느라 밤을 샌 날이 많았다. 사실 컴퓨터 게임은 나에게 참 좋은 스트레스 해소거리였다.

게임은 이제 좀 떨쳐냈는데 큰 복병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으로 한 가지 궁금한 것을 검색해서 자료를 읽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료들이 이어져서 두 시간 정도는 금세 지나가 버리기가 일쑤다. 적당한 시간에서 절제하고 끊어야 하는데 그러다가 동영상이나 영화가 걸리면 서너 시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요즘 도시 사람들에겐 딱히 혼자서 할 일이 마땅찮다. 나가봐야 동네에 친구도 없고, 산책이나 운동을 할만한 운동장, 청소년 놀이터도 마땅찮다. 어떤 아이들은 학교 구석이나 동네 으슥한 빈터에 모여 자기들만의 동아리라는 느낌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그저 집 안에 틀어박혀서 시간을 보낸다. 그럴 때 텔레비전과 컴퓨터가 가장 손쉬운 장난감이다.   

 

특히 텔레비전은 거의 마루에서 가족이 공유하지만 컴퓨터는 방 안에 놓인 경우가 많으니 아이 혼자 독점하기가 쉽다. 하지만 컴퓨터와 소통하다보면 마음 속의 외로움과 분노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서 우울감이나 공격성으로 바뀌어 마음 속에 저장되었다가 어떤 계기에 적절하지 않게 밖으로 터져나오기도 한다. 어떤 아이는 피씨방을 가기 위해 부모님의 지갑에서 돈을 훔치기도 하고, 말리는 부모나 할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몇일씩 피씨방에서 나오지 않아 가족이 데리러 가도 거부하기도 한다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에 중독된 아이들은 대개 중학교 2학년 정도의 남자아이들이다. 뇌발달과 호르몬의 특성상 사춘기의 남자아이들은 활동성과 공격성이 증가하고 경쟁과 도전, 모험, 섹스 등에 관심이 증가한다고 하는데 그런 에너지를 해소하기 위해 컴퓨터에 빠져드는 것이다.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과 달리 소통과 관계, 소속감, 애정 등에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컴퓨터보다는 몰려다니기, 수다떨기, 외모 꾸미기 등에 더 몰두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컴퓨터 게임 중독이 덜하고, 같은 중독이라도 남자아이들과는 양상이 다르다.

 

이처럼 청소년기에 컴퓨터에 중독되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함은 물론 뇌의 발달이나 감정조절, 사회성 발달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입게 된다. 그래서 재빨리 습관을 고치고 컴퓨터로부터 자신을 자유롭게 하며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해야만 한다.

 

 

 

 

인터넷에 심각하게 중독되어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두 주일 정도 가족과 평소의 생활환경에서 떼어내 집중적인 특별교육을 시키는 프로그램이 생겼다. 소위 '인터넷 RESCUE 스쿨'이다. 완전 영어말이다. 인터넷에서 구조하는 학교란 뜻이다. 인터넷중독 치료학교라고 쉽게 불러도 될 것을...

 

이 인터넷레스큐스쿨(으... 발음하기도 어렵다! ㅠ.ㅠ)은 지금은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이 된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마련한 인터넷중독 청소년을 위한 단기(2주일) 기숙형 치료학교이다. 정확하게는 11박 12일동안 학교에서 지내면서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홈페이지에서 인터넷RESCUE스쿨에 관한 소개를 보니 청소년 인터넷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의 정확한 진단 및 평가, 개별적 원인에 따른 맞춤형 개인상담, 또래와 함께하는 집단상담, 가족의 환경에 맞도록 구성된 부모교육 및 가족상담, 인터넷을 대체할 대안놀이 체험 및 수련활동, 자율성/성취감/자존감을 높이는 자치활동, 캠프 종료 후 상담전문가와의 사후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설계했다고 한다. (http://www.kyci.or.kr/kyci/specialserv/business_08.asp?menuCd=0508)

 

홈페이지에 보면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하는데... 난 아직 체험해보지 않아서 무어라 평가할 수가 없지만 우리나라의 준국가기관으로 오랫동안 청소년상담분야에서 일해왔으니 잘 하리라 생각한다.

기수별로 약 25명의 청소년과 각 분야별 전문가 30여명이 투입되어 운영된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부산이면 부산 시내의 여러 곳에서 오는 나이도 성격도 개성도 다양하고 가정배경도 다르고 중독성향이나 심각성도 다양할 아이들을 어떻게 모아서 다룰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도 잘 될지 의심스럽다. 또, 심각한 증상이 발현되고 있어도 당장 입학이 가능한 게 아니다. 지역마다 특정 시기에만 아이들을 모아서 하기 때문이다.(아래 일정표 참고)

 

서울

한국청소년상담원

5/7(월)~5/18(금)

충남 천안시

남중생

한국청소년상담원

7/16(월)~7/27(금)

충남 천안시

여중생

서울창동아이윌센터

7/28(토)~8/8(수)

경기 안성시

남중생

서울보라매아이윌센터

8/4(토)~8/15(수)

경기 화성시

남중생

부산

부산청소년종합지원센터

7/21(토)~8/1(수)

부산 영도구

남중생

부산청소년종합지원센터

8/8(수)~8/19(일)

부산 수영구

남중생

대구

대구청소년종합지원센터

8/13(월)~8/24(금)

대구 달서구

남중생

대구청소년종합지원센터

12/10(월)~12/21(금)

대구 달서구

남중생

인천

인천청소년상담지원센터

9/3(월)~9/14(금)

충남 천안시

남중생

광주

광주청소년상담지원센터

7/30(월)~8/10(금)

전남 강진군

남고생

광주청소년상담지원센터

7/30(월)~8/10(금)

전남 강진군

남중생

대전

대전청소년상담지원센터

8/20(월)~8/31(금)

충남 보령시

남중생

울산

울산청소년상담지원센터

8/13(월)~8/24(금)

경북 경주시

남중생

경기

경기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

7/9(월)~7/20(금)

경기 화성시

남중생

성남시청소년지원센터

7/14(토)~7/25(수)

경기 안성시

남중생

강원

강원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

8/18(토)~8/29(수)

강원 원주시

남중생

충북

충북청소년종합지원센터

8/1(수)~8/12(일)

충남 천안시

남고생

충남

충남청소년육성센터

8/20(월)~8/31(금)

충남 천안시

남중생

전북

전북청소년상담지원센터

8/20(월)~8/31(금)

전북 부안군

남중생

전남

전남청소년종합지원센터

8/20(월)~8/31(금)

전남 해남군

남중생

경북

경북청소년지원센터

8/6(월)~8/17(금)

경북 김천시

남중생

경남

경남청소년종합지원본부

8/6(월)~8/17(금)

경남 통영시

남중생

경남청소년종합지원본부

8/20(월)~8/31(금)

경남 통영시

남중생

제주

제주청소년상담지원센터

9/3(월)~9/14(금)

제주도

남중생

 

 

만약 학교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나 상담가라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예방이라고 본다. 하지만 인터넷 중독에 '대한 교육'은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굳이 무슨 '검사'를 해서 애들을 갈라내고 따로 교육을 시켜봐야 실적은 남겠지만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예방을 위한 전문가로서의 활동은 우선, 부모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 긴 아이들, 컴퓨터밖에 할 일도 돈도 없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다.

아이들 집에 가보고 컴퓨터와 인터넷에 사로잡힐만한 환경을 바꾸고 아이들의 동선과 하루 일과를 조절해야 한다.

방과후에 운동, 취미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힘들더라도 부모의 관여를 끌어들여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소통할만한 믿음직하고 강제력있는 어른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이가 방과후 활동 지도자라면 가장 좋을 것이다.

지역사회 내에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운동장, 청소년카페, 도서관, 청소년문화관 따위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또 가정에서는 컴퓨터를 마루로 끌어내고, 부모는 되도록 저녁에 일찍 귀가하여 아이들과 식사하고 산책하고 수다를 떨고, 아이들에게도 요리와 청소, 빨래 등 가사노동을 부분적으로라도 책임지게 하는 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심각하게 중독된 아이들은 이런 대화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만약 시기가 잘 맞아떨어지고 아이가 입소에 동의한다면 이 치료학교가 도움이 될 것 같다.

 

 

 

 

 

 

 

 

 

'동향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선생님  (0) 2012.04.09
국회의원 선거  (0) 2012.04.09
방과후활동의 교육적 효과  (0) 2012.04.07
변화와 자기혁신  (0) 2012.04.04
학교사회복지사의 자격  (0) 201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