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아이들은 어떤 선생님을 좋아할까?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어느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은 매사에 공평한(34%), 자상하고 인격적인(31%), 실력있는(27%), 엄격한(8%) 선생님을 순서대로 좋아했다.
이것을 뒤집으면, 불공평하고 일관성이 없거나 편애하는 선생님, 비인격적이고 폭력적인 선생님, 잘 못 가르치거나 잘 안 가르쳐주는 선생님, 권위가 없고 내면의 힘이 없는 선생님을 싫어한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현실에서 보면 아이들은 '재미있는' 수업, 재미있게 가르치는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재미' 또는 '흥미'가 기본이고 그 위에 공평함, 인격, 실력 등이 더해질 때 좋은 선생님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유머나 게임, 마술로 아이들의 주의를 끌려하기보다 아이들이 관심있어 하는 주제, 자신의 실제 삶과 직결되도록 할 때 아이들은 '흥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미국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뉴욕타임즈지(NYT) 홈페이지에서 교육관련 분야인 <SchoolBook> 싸이트에 '좋아하는 선생님'을 주제로 한 내용이 실렸다.
http://www.nytimes.com/schoolbook/2012/01/06/what-makes-a-good-teacher-ask-a-student/
(인터넷 화면 갈무리)
기사 제목은 'What Makes a Good Teacher? Ask a Student'이다.
좋은 교사란 어떤 교사인지 아이들에게 물어본 내용이다.
하버드와 컬럼비아 대학의 경제학자들이 20년 이상 약 250만 명의 학생들을 추적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좋은 교사의 영향력은 단지 학업을 넘어서 십대 임신이나 성인이 된 후의 소득에까지도 영향력을 미친다고 한다. <더 타임즈>지에 난 이 기사를 읽은 한 교사가 2011년 봄, 학생들과 함께 복도로 나가 '좋은 교사'가 어떤 교사인지를 직접 복도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이 인터넷 기사는 그 고등학교 소식지에 실린 내용을 간추려서 실은 것이다.
학생들은 자기 학교 복도에서 100명의 친구들에게 물었다.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 누구이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사들의 유형은 몇 가지로 드러났다.
한 아이는 수업이 현실적이어서 그 선생님을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그 선생님 시간에는 학생 각자의 목표를 세우고 자기 자신을 분석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한 교사는 아이들에게 삶을, 현실을, 그리고 학생 자신들에 대해서 가르친다고 했다.
어떤 아이는 선생님을 좋아하는 이유가 수업을 항상 재미있게 이끌면서도 용의주도하게 학생들이 늘 생각하도록 한다고 했다.
어떤 교사는 아이들에게 기발한 창의력을 자극하는 점이 좋다고도 했다.
미리 잘 준비된 수업으로 구태의연한 방식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아이들이 충분히 이해하는지 매순간 확인해 가면서 더 쉽게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좋다고도 했다. 대충 가르치거나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끈기있게 열성적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좋다고도 했다.
또 초보교사들보다도 경력 10년 이상 된 교사들이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동기화하는 방법을 잘 활용하고 있더라고 했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교원 임용고사 성적이나 교사평가 점수로 알아내기 힘든 것들이다. 참 난감하다.
물론 아이들은 선생님의 외모나 다른 특성으로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도 다 생각이 있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이들의 실제 생활과 관심사를 잘 알고 그에 맞추어서 흥미를 일굴 수 있게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 즐기면서 열과 성을 다해서 가르치는 선생님.
아이들을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살피면서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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