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꿈을 주는 애니메이션

샘연구소 2012. 4. 20. 12:28

아이들을 키울 때 텔레비전에서 디즈니의 만화영화들이 방영되었다. 나도 아이들도 좋아서 열심히 봤고, 비디오테잎을 사서 보고 또 보았다. 레이디와 트럼프에서부터 인어공주, 신데렐라, 백설공주 같은 영화들을 보며 웃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주제가를 외워서 부르기도 했다. 특히 음악이 아름다운 '판타지아'는 압권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텔레비전 보다는 극장영화로 나온 미녀와야수, 토이스토리, 뮬란 등도 재미있게 보았다.

 

그러나 내가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애니메이션은 다른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셸 오슬로의 작품인 프린스앤프린세스(Princes and Princesses;

1999)와 아주르와 아스마르(Azur et Asmar;2006)이다.

 

아!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프린스앤프린세스>는 영화 DVD를 사서 가지고 있고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파일로 다운받아서 소장하고 있다.

 

 

 

 

 

 

 

<프린스앤프린세스>는 종이 그림자극을 응용한 것으로 디즈니 만화와는 아주 다른 형식의 애니메이션이다.

6 가지 스토리들이 약 10분 길리의 옴니버스식으로 연결되는데 첫 번째 이야기는 소심하고 겁장이인 왕자가 용기를 내서 11개의 다이아몬드를 찾아내 마법에 걸린 공주를 구하는 이야기이다. 아슬아슬한 싸움과 개미들이 다이아몬드로 변하는 장면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는 어렵게 무화과를 구해다 주고 여왕의 사랑을 얻게 되는 소년의 이야기인데 이집트풍의 그림이 흥미롭다.

 

세 번째 이야기는 마녀를 무찌르러 도전하다가 결국 마녀와 사랑에 빠지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아! 나는 이 이야기에 너무나 감동했다. 다들 '마녀'라고 하고 미워하고 따돌리는 사람도 어쩌면 그만의 소중한 세상이 있다. 

네 번째는 일본을 배경으로 한 어리석은 도둑과 할머니의 이야기인데 도둑 등에 업혀서 여행을 하는 노파의 짖꿎음이 밉지 않다. 결국 도둑도 할머니를 존중하게 된다. 

다섯 번째는 괴물같은 파블로를 조련해서 외로운 여왕의 마음을 얻게 되는 조련사 이야기,

 

마지막 여섯 번째는 황당한 마법의 키스로 개구리, 나비, 코뿔소, 벼룩 등 온갖 모습으로 변해가는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이다. 공주와 키스를 하면 공주가 계속 큰 동물에서 개미와 같은 아주 작은 곤충으로 다시 거대한 동물로 변하는데 나는 그 상상력이 너무나 즐겁고 신났다. 키스!... ^^

 

우리 아이들도, 조카들도 나이 불문하고 보고 또 보고 좋아한다. 내가 보여준 친구들도 다 너무 좋아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할 것이다. 난 이 애니메이션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

 

 

두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미셸 오슬로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아주르와 아스마르>이다.

 

 

 

 

 

 

 

 

 

 

 

 

금발머리에 하얀 피부, 파란 눈을 가진 ‘아주르’와 검은머리에 구릿빛 피부와 검은 눈을 가진 ‘아스마르’.

이들은 같은 여성의 돌봄 속에서 형제처럼 자란다. 아주르의 유모이자 아스마르의 엄마인  ‘제난’이 그녀이다.

가족과 같이 지냈지만 아주르는 멀리 기숙학교로 보내지고 제난과 아스마르는 아주르의 집을 떠나게 되어 다 흩어진다.

시간이 흘러, 청년이 된 아주르는 어릴 적 제난이 들려준 이야기 속 요정 '진'을 찾기 위한 모험 여정에 떠나게 된다. 제난과 재회한 뒤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어릴 적 늘 경쟁하고 다투었듯이 이번에도 서로 먼저 진을 찾기 위해 각자의 길을 나서면서 흥미 진진한 모험이 펼쳐진다.

 

특히 이 영화는 칸 영화제, 세자르 음악상 등에서 인정을 받았는데 미셸 오슬로 감독의 이전 작품인 <프린스 앤 프린세스>에서의 그림자극과 같은 등장인물들의 기이한 움직임과  <키리쿠, 키리쿠>의 뛰어난 색감 등이 어우러지면서 이슬람과 서유럽 문화의 고증을 통해 최초의 3D로 완성된 작품으로 그 색채와 배경그림, 등장인물들의 움직임 등이 매우 아름답고 특이하다. 여러 해 전 여행하면서 보고 감탄했던 건축물들을 그림으로 만나니 더욱 반갑고 신기했다.

 

 

 

백짓장같이 하얀 피부의 아주르와 구릿빛 피부의 아스마르가 보여주듯이 이 영화는 유럽과 아시아, 기독교문화와 이슬람문화의 조화와 상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또한 2007 세자르 최고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듯이 음악이 특이한데 일찌기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1997 골든 글로브 음악상과 1997 아카데미 음악상, <콜드 마운틴>으로 2004 영국 아카데미 안소니 아스퀴스상을 수상한 ‘가브리엘 야레’가 맡았다고 한다.

 

지금도 아주르의 유모이자 아스마르의 어머니인 강인하고 지혜로운 여성의 상징인 제난이 불러주던 자장가가 귓가에 맴도는 듯 하다. 단조롭고 묘한 분위기의 짧은 소절이 제난의 평화롭고 조용한 목소리로 반복되는 이 자장가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이 애니메이션들은 아이들만을 위한 만화영화가 아니다.

아이도 어른도 누구나 보고 감동하고 꿈꿀 수 있는 영화들이다.

사랑, 우정, 의리, 정의, 모험, 도전, 정직, 순수함, 신뢰... 이런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이 요란하게 강요하거나 설교하지 않으면서 잔잔하게 마음 속으로 스며든다.

그림과 색채, 음악들도 참 아름답다.

 

생각하니 또 보고 싶다.

(이상 그림들은 모두 다음영화와 네이버영화에서 다운받은 것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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