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변한다? 안 변한다?

샘연구소 2012. 5. 28. 22:08

사람은 변하는가?

아니, 변하지 않는가?

 

 

나는 잘 안 변하는 것 같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삼분이다.

운동해야지 하면서 늦잠자고, 덜 먹어야지 하면서 다시 수저들고 싹싹 비운다.

아무 때나 헤벌쭉 잘 웃는 거나, '음미체'와 자연, 여행 좋아하는 것은 여전하다.

때로 겉으론 바꾸고 싶은 모양을 하지만 속은 불편하고 어색하다. 오래 못 갈 것을 안다.

그래서 왠만하면 그냥 생긴대로 살아야지... 하고 스스로 합리화하거나 위로한다. 

 

유전형질, 기질 같은 것은 안 변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을 몇 십년 만에 만나도 금세 알아본다. 눈매, 표정, 걸음걸이, 목소리...

몇 년 만에 만난 친구나 지인, 제자들도 나를 보면 "똑같으시네요.."한다.

정말??? 주름이 늘고 흰머리가 많아져도 그대로인 모양이다.

아무리 공부하고 노력해도 자기 성질, 취향, 습관은 여간해서 바뀌지 않는다.

음악을 좋아하던 취미는 평생을 가고 미술이나 운동,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도 평생 즐기는 것을 본다.

청소년기에 노래 잘 하던 친구, 지금도 노래 잘 하고, 그 시절 재치와 유머가 넘치던 친구 지금도 명랑하게 남을 잘 웃긴다. 

 

 

 

 

<30년전 대학교 졸업직후 모습과 최근 내 모습 >

대학4년 내내 짧은 커트머리였는데 선생다워(나이들어) 보이라고

여고 동창이 강제로 미장원 끌고가서 파마를 시켰다. 효과 대박!

 

 

하지만 살다보면 사람이 바뀌기도 한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도 본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다 보면 몇 번 바뀐다. 외모도 성격도 영 딴판이 된다.

내 큰 딸은 어려서 완전히 제 아빠 사진과 구분을 못 할 정도로 닮았었는데 자라면서 오히려 엄마 모습이 많아보인다. 성격이나 식습관도 바뀌었다. 어려선 너무 어리숙하고 자기 표현을 못해서 걱정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아주 씩씩하고 당당하다.

나도 어릴 땐 완전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라 놀림받을 정도로 말 없이 구석에 찌그러져 지냈는데 사춘기를 지나면서 제법 의사표현을 또렷이 하기 시작했고 리더역할도 도맡아 했다. 요즘은 다시 앞에 나서기 싫고 말하기도 싫고 조용히 혼자 지내고 싶은 마음이 점점 많아진다. 그게 내 본성이었나? ... 아님 나이가 들고 체질이 바뀌면서 성격도 바뀌는 건가?

 

 

유전자속 프로그램 대로 저절로 바뀌는 것인지,

삶에서의 크고 작은 계기들이 바꾸는 것인지,

아니면 겉으론 바뀌어도 속은 안 변한 것인지,

겉은 똑같아도 속은 달라진 것인지.

 

사람이 안 변한다면 교육, 상담, 사회사업은 무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학자들은 그저 속에 숨겨진 것들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표출되도록 억압하지 말고 도와야 한단다.

 

 

분재

 

제주의 '생각하는 정원' 또는 분재예술원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분재 테마정원을 간 적이 있다.

온갖 모양으로 길들여진, 또는 자라지 못한 나무들을 보면서 농부의 노력과 수고에 찬사를 보내거나 예술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거북한 마음이 들었다. 나무들이 나를 내버려두라고 외치는 아우성을 듣는 것 같았다.

 

 

 

사람을 가르치거나 상담하는 것.

변화를 통해 더 행복해진다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결국 중요한 부분은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가.

 

'사례관리'란 말이 이렇게 유행할 줄은 몰랐다.

서비스만 주면 다인가?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 하는 거지.

그러고 보니 누군가를 바꾸는 걸 참 쉽게, 함부로, 마구, 말한다.

내가 나도 잘 못 바꾸는데 남을 바꾸는 일을 전문성인양 말하는 게 거북하다.

 

 

 

 

 

 

 

'동향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 학생인권조례 움직임  (0) 2012.05.29
ADHD 학생 사례관리?  (0) 2012.05.29
teamwork  (0) 2012.05.27
소식지로 나누면 행복 두 배~!  (0) 2012.05.25
사례관리에 딴지걸기  (0) 2012.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