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더 코브 the cove

샘연구소 2012. 7. 22. 22:47

오늘 인터넷 신문에 울산 앞바다에 돌고래가 나타났다고 사진들이 떴다.

정부가 과학 연구 목적이라며 고래잡이를 재개하려다가 세계여론의 뭇매를 맞고 부끄럽게 취소한 게 얼마전인가...

 

 

 

 

 

나는 제주 바다에서 돌고래들을 본 적이 있다.

여러 해 전, 제주 서해안에서 혼자 사시는 후배의 어머님 집에 며칠간 머물렀다. 어머니와 나는 큰언니와 어린동생처럼 몸빼바지에 고무신을 신고 아침이면 바다에 나가 소라줍고 물놀이 하고 바닷가 샘에서 몸 씻고 선인장 열매 따서 돌아와 감자부쳐먹고 텔레비젼 보고 뒹굴며 사이좋게 지냈다. 그러다가 태풍 때문에 며칠간 더 머무르게 되었는데 태풍이 지나간 뒤였나? 그 전이었나?

산책하다가 바다 저만치에서 돌고래들이 위싀 사진처럼 지나가는 것을 본 것이다.

나는 땅에 발이 붙은 듯이 멈춰서서 숨을 죽이고 그 찬란한 장관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 다시 3년 전인가? <더 코브>라는 영화를 보았다.

쉽게 말해 고래를 보호하자는 환경운동을 담은 다큐멘타리이다.

감독은 본인 자신이 고래학대와 남획에 맞서 싸우는 활동가인 루이 시호요스이다.

그리고 동료로서  조 치숌, 맨디-래 크루이크생크, 이사벨 루카스, 리처드 오베리 등 여러명이 등장한다.

 

 

 

http://blog.naver.com/thecove2009  영화 <더 코브> 공식블로그 

 

 

우선 바다를 배경으로 한 많은 장면들이 보기 좋은 영상을 제공한다. 그 푸르름! 여름에 보기에 딱인 영화다.

돌고래들은 정말로 인간처럼 감정을 가지고 표현하며 인간과 의사소통한다. 똑똑할 뿐 아니라 감정이 있다.

바닷속에서 고래와 사람이 함께 헤엄치며 노는 장면은 너무나 아름답고 행복하다.

 

영화의 배경은 일본의 타이지라는 바닷가마을이다. 이 마을은 전통적으로 고래잡이를 하고 고래고기도 많이 먹었다.

여기에 한 무리의 환경운동가들이 머물면서 갖은 위협과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내쫓으면 다시 들어가고 못하게 하면 물러갔다가 밤에 몰래 다시 찾아가면서 고래 남획에 대한 증거를 채취하고 고발하는 활동을 한다.

 

잔안한 고래잡이와 고래쇼로 학대하기, 고래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서 문화적 다양성이나 지역 전통이라고 주장할 만 하지만 생태계의 보존과 생명존중, 전 지구적 종 보호의 측면에서는 이것이 매우 잔인하고 몰이성적인 집단행위이다. 잔인하게 고래를 잡는 모습은 정말 눈뜨고 볼 수가 없이 참혹하다. 더우기 고래고기는 수은이 많아서 그 동네 사람들에게 수은중독의 위험도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감동한 것은 주인공과 활동가 친구들의 그 침착하고 치밀한 계획과 행동, 어떤 압박과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끝끝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꾸준히 일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수중촬영, 녹음 전문가, 특수효과 아티스트, 세계적 수준의 프리 다이버 등으로 뭉쳐진 전문가들이다. 거의 '미션 임파서블' 첩보원팀 수준이다. 

 

특히, 거의 마지막 부분, 고래에 대한 세계회의장이다. 여기에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릭 오베리가 직접 현지촬영한 필름을 몸에 건 TV 모니터에 튼 채로 회의장에 나타난다. 그는 외치거나 달리지 않는다. 다만 동영상을 튼 채로 걸어다니는 TV가 되어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돈다.

그러다가 체포되어 쫓겨난다. 

그리고 그는 비오는 날 도시의 네거리 한 복판에서 역시 그 영상을 몸에 건 TV에 틀어놓고 서있다.

그렇게 온몸으로 사람들에게 소리없이 외치는 장면은 결연하고도 처절하다. 

 

 

그는 자신이 실제 고래조련사였고 드라마에 고래와 함께 출연했던 당사자이다.

 

아이들과 온가족이 함께 보아도 좋을 영화.

올 여름, 배트맨 시리즈보다도 이런 영화로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시원함도 느끼고 첩보전같은 스릴과 서스펜스도

그리고 돌고래같은 동물과의 사랑, 교감도 배우고

사람이나 동물에 대한 진실한 사랑이 어떻게 행동을 강하게 하는지도 배워보면 어떨까.

(물론 비디오대여나 파일 다운받아서 봐야할 것..)

나아가 강한 것은 폭력과 다름도 배울 수 있다.

조용하고 비폭력적인 투쟁이 얼마나 강하고 아름다운지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책과 영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뇌를 이해하게 도와주는 책들  (0) 2012.09.12
르 아브르  (0) 2012.07.31
중학교 여자아이들의 세계  (0) 2012.07.10
프랑스 영화 'the class'  (0) 2012.07.08
언터처블 : 1%의 우정  (0) 2012.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