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푸른 사다리

샘연구소 2012. 12. 7. 17:48

 

   <푸른 사다리>

  

   이옥수 지음

   사계절출판사

 

 

 

서초동.

서울 강남에서도 노른 자위다.

법원이 있고 높은 빌딩들과 유명한 학교들이 있는 '좋은' 학군이다.

그런데 이 곳에 비닐하우스 촌이있다. '꽃마을'이란다.

 

서울에 살긴 살아야겠는데

집을 얻을 돈이 없는 이들이 어찌어찌 해서 비닐하우스를 개조해서 사는 것이다.

전기도 수도도 화장실 사용도 불편하다.

물론 더위나 추위, 비바람에도 불편하다.

그래도 거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2004년에 나왔고, 2006년 무렵에 이명박대통령의 이 근처 땅구입과 관련하여 투기문제가 불거졌었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재개발되어 아파트와 빌딩들이 들어섰다. 내용의 많은 부분은 연일 뉴스에 소개되던 실화들을 상기시켜 준다. 거의 르뽀 + 픽션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한다.

교육복지사업을 한다면서, 교사를 한다면서, 사회복지사를 한다면서

가난한 아이들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나 반성하게 된다.

 

<푸른 사다리>는 비단 서초동 비닐하우스촌의 사람들 뿐 아니라 어디에도 있을 가난한 사람들의 마을, 가정, 학교의 아이들,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동안 내가 만났던 아이들과 부모들,

소년원에 갈 뻔한 가난한 집 아이들, 결국 소년원에 가게 된 '못된 손'을 가진 아이들, 학교에서 튕겨져 나온 아이들,

가난한 동네에서 살다가 어려서 성폭력의 제물이 되고 가정이 풍비박산되어 모두가 유령처럼 무너져버린 아이,

가난해도 성취욕을 가진 매서운 아이들, 똘똘한 아이들, 마음이 팍팍해지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가사를 돌보고, 아픈 할머니와 엄마 병수발하며 살림하는 아이도 있다.

공동화장실을 쓰고 마당의 공동수도를 쓰는 학꼬방 어두운 방에서 나눈 어머니와의 이야기,

반지하방에서 같이 청소를 하고 나서 마주 앉아 나눈 이야기,

허름한 순대국집에서 소주를 기울이며 나눈 이야기

그러다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엄마, 아이

...

 

거친 아빠들, 무력한 남자들

악만 남은 여자들, 거의 동물처럼 아이를 챙기는 엄마들.

10대를 들어서며 가슴앓이를 크게 하는 아이들과 충돌하는 교사, 어른들...

 

 

<푸른 사다리>에는 그런 이야기들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한다.

흉보지도 않고, 섣불리 해피엔딩으로 기대를 심어주지도 않는다.

우리 주변의 윤제. 혁제, 기철이, 태욱이, 영진이, 용호, 경우.... 들...

지긋지긋하다. 그런데 생생하고 사랑스럽다.

 

 

생명인데, 삶인데 어쩌랴.

 

 

필독 강강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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