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5학년 5반 아이들

샘연구소 2013. 3. 4. 21:31

 

 

제목: 5학년 5반 아이들

저자: 윤숙희

출판사: 푸른책들, 2013

기타: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오랜만에 신나고 가슴이 따스해지는 책을 만났다.

 

초등학교 5학년. 작은 악마들!

각자 다른 환경과 여건,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만나고 복닥거리는 모습과 가정생활, 내면의 소리들을 잘 담아낸 책이다.

 

모두 7명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1. 천재

이름은 천재이지만 아이들은 천치라고 부른다.

공부는 느리지만 그래도 요리는 잘 한다.

 

2. 수정

아토피로 고생하는 소녀.

반장 준석이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3. 준석

똘똘하고 리더십 있는 반장.

갑작스런 가정환경 변화로 주눅들 뻔 하지만 잘 이겨낸다. 옆집 친구 장미 덕분에!

 

4. 장미

목소리가 개성있는 가수 지망생 소녀. 뚱뚱하지만 늘 격려해주는 엄마.

돌아가신 아빠를 생각하며 마음으로 부른 노래가 결국 오디션에 합격! 해피바이러스!

 

5. 태경

거칠고 공부 안하는 말썽꾸러기. 학교의 최고 주먹.

들여다보면 집에서도 야단만 맞고 학교서도. 친구들에게 화풀이. 큰 사고를 제대로 친다.

 

6. 미래

공부 잘하는 '얼음공주'. 엄마는 아이에게 완벽한 지원을 해주고 싶은 욕망에 결국 아이를 인형처럼 조종해왔다.

태경이와 '모모'이야기를 보고 힘을 내서 자기의 잃어버린 내면을 되찾아간다.

 

7. 한영

ADHD로 고생한다. 부모님은 그런 한영이를 지극정성으로 지원해주신다. 선생님도 잘 대처해주신다.

친구와 선배들에게 가끔 놀림과 괴롭힘도 당하지만 태경이는 이럴 때 힘이 된다.

 

 

아이들은 '불쌍한' 아이나 '문제있는' 아이라기보다 그냥 내 주변에 있는 그런 아이로 보면서

각자의 꿈과 고민, 희망을 담담히 즐겁게 그려낸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게 웃음짓게 하고 마음이 따스해지게 해준다.

아이들은 굳이 누가 돕고 상담하고 하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보고 부닥치면서 천천히 발견하고 이겨낸다.

진짜로 아이들을 돕는 방법은 믿어주고 기다려주면서 물리적,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 뿐인 것 같다.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사랑이 가장 훌륭한 치료제이다.

 

오늘 타국의 오지에서 가정에서 돌봄받지 못하는 아이들, 노숙인들을 몇 년째 섬기는 분을 만나고 왔다.

이빨이 빠지고 몸이 다 상하도록 묵묵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 그 일을 해오고 계시다. 고개가 숙여진다.

곁에서 어느 분이 돕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서 유아교육 전문가가 가서 그곳 선생님들 교육도 시켜드리고 하면 어떨까요?" 하니까, 그러신다.

"그냥 천천히 아이들이 물어올 때 가르치고 선생님들과 제가 열심히 성실히 하는 걸 보면 아이들도 따라합니다. 거기는 거기 방식이 있습니다. 우리식으로 강제하면 오히려 튕겨져 나가고 우리도 뿌리를 못 내립니다. 천천히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 아이들이 선생님이 되면 저희는 떠나도 되는 것이죠."  

그 공부방 아이들은 벌써 학교와 마을에 소문이 나도록 성실하고 공부 잘 하는 지혜로운 학생들이 되어가고 있단다.  

그렇다. 아이들은 가르치기보다 보고 배운다.

거기 아이들도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다양한 꿈과 아픔, 자기만의 재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아이들을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온 몸을 던져 생활로 가르치며 섬기시는 분들께 정말로 경의를 보내고 싶다.

 

그러고보니 어쩌면 나는 이 이야기에 나온 아이들의 모든 약점과 장점들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힘내야지!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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