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야누쉬 코르착 읽기

샘연구소 2014. 3. 9. 17:42

책 소개를 하려고 짧게 올렸지만 이 책은 그리 쉽게 말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곳곳에 되씹고 깊이 생각할 구절들이 많다.

화려한 이론이나 설명으로 길게 포장하지 않아서 초라해보이지만

 단순하고 흔해보이는 말 속에 중요한 원리들이 들어있다.

 

- 예쁜 아이, 외모에 대해서(16)

   나약한 아이가 훌륭하게 자랄 수 있고 건강한 아이가 불행한 사건에 희생될 수 있는 것처럼 예븐 아이도 불행할 수 있지만 추한 외모로 탱크처럼 무장되어 있어 두드러지거나 눈에 띄지 않는 아이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당신은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인생이란 아이가 가치 있다고 인식한 모든 장점들을 빼앗거나 가로채려 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꼴 값을 한다'는 말이 있었다. 예쁜 아이는 처음엔 겸손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대우를 보면서 자신의 외모를 권력과 무기로 사용하게 길러진다. 조심해야 한다.

 

 

- 아이는 영리한가(18)

   육체노동의 화려한 르네상스를 미리 예감하면서 나는 사회의 모든 계층에서 육체노동의 후보자들을 본다. 그동안 부모와 학교는 특이한, 비전형적인, 균형 잡히지 않은 낮은 지능을 가진 아이들을 가지고 이리저리 부딪쳐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얼마나 똑똑하고 영리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현명하고 지혜로운가 하는 물음이다.

 

지식이나 IQ를 넘어서 지혜, EQ 그리고 SQ(Spiritual quotinent)까지도 생각한다.

여기서 잠깐 다루다 말았지만 육체노동 또는 노작의 중요성, 그것을 어떻게 교육에 녹여낼지를 나도 늘 생각하고 있다.

 

 

- 착한 아이 (18-19)

  우리는 착한 것과 편한 것을 혼돈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모든 현대 교육학은 편안한 앙를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끊임없이 그리고 단계적으로 아이의 의지와 자유를 만들어내는 모든 것을, 즉 아이의 강인한 영혼과 갈망하는 힘과 의지력을 무디게 하고 억압하고 근절하려고 애를 쓴다.

  아이가 내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삶에 성실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염전하고 순종적이고 착하고 편안한 아이로 키우려는 것이다.

 

교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아이는?

공부 못 하는 아이가 아니라 말 안 듣는 아이다. 설문조사 결과이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이 조종하는대로 두 말 없이 따라오는 아이를 키우려 한다. 

 

 

- 건강에 대해서(21, 25)

  만일 이 젊은 엄마가 이 처음의 며칠과 몇 주가 오늘의 아이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그들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나 한다면...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쉽게 이 시간을 허비하는지!

  자기 아이가 의사에게 단지 약간의 수입을 가져다주거나 그의 야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만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과, 그녀 자신에게만 소중할 뿐 세상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과 타협하는 대신 말이다.

  인식을 위해 노력하고 연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학문의 현대적인 입장에 치눅해지는 대신 말이다. 지식을 주지만 확실한 것은 없고 도움을 주지만 보장해주지 않는 오늘날의 학문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장난이 아니고 잠자지 못하는 밤들의 수고와 힘든 체험들의 총체이며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는 과제라는 인식과 용감하게 만나는 대신에 말이다.

(중략)  10분을 위해 의사를 불러라. 하지만 20시간동안 직접 아이를 관찰해 보라.

 

의사와 학문에 의지하기 전에 엄마와 아이간의 관계, 접촉이 더 중요하다는 것.

의사야 잠깐 지식대로, 일정하게 활용가능한 도구를 가지고 볼 뿐이지만 엄마는 귀, 눈, 촉감, 냄새... 모든 것으로 아이와 긴 시간 접촉하고 관찰하고 있지 않은가.

 

 

 

- 수유에 대하여(26-27)

  젖먹이에게 어머니의 젖가슴이 주는 의미란 동일하다. 그 아이가 하나님이 축복한 결혼에서 태어났건, 혹은 한 소녀가 순결을 잃어서 태어났건, 그 엄마가 "나의 천사"라고 속삭이든, 아니면 "맙소사,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하고 한숨을 쉬든, 사람들이 최고 교육을 받은 부인에게 온갖 존경심을 가지고 축하하든, 시골 처녀에게 "에이, 더러운 계집애"라고 욕을 하든 말이다.

남자들의 습관에 봉사하는 매춘은 여성의 편리를 위해 존재하는 유모제도에서 완성된다.

우리는 불쌍한 아이에게 가해진 허가된 범죄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중략)

  수유는 말하자면 임신의 연속이다. "단지 아이가 안에서부터 밖으로 나왔을 뿐이다. 태반에서 떨어져서 젖가슴을 요구하고, 더 이상 붉은 피가 아닌 흰 피를 빠는 것이다."

  피를 마신다고? 그렇다. 어머니의 피를. 그것은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인간의 법칙에 따르면 가능할지도 모를 살해된 형제의 피를 먹는 것이 아니다. 

 

번역이 좀더 친절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되는 것 같다. 

 

 

 

 

햇살 좋은 마당 한 켠, 고양이가 흙목욕을 하며 볕쪼임하다가

사진 찍는 소리에 놀라 흠칫 쳐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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