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분노의 숫자

샘연구소 2014. 5. 6. 09:41

다음은 서울신문 2014-05-03 16면 기사를 퍼온 것이다.

기사 출처: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503016003

새사연에서 낸 책이다. http://www.saesayon.org(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소 홈페이지)

 

나는 숫자에 약하다. 특히 숫자에 '원', '$', '년도', '평', 'km' ... 등등의 단위가 붙으면 더더욱이 뇌가 꼬이는 느낌이다.

원래 타고나기도 그렇겠지만 중학교 때 수학선생님한테 삐진 이후로 수학에 큰 결함이 생겼다.

대학 때 통계학도 낮은 점수, 대학원때도 조사통계론 땜에 재시험을 보기도 했다. -_-;;

 

그런데 숫자는 힘이 있다.

설명하기보다 숫자로, 그리고 그 숫자를 그림으로 제시할 때 훨씬 더 메시지가 간결하고 강력하게 전달되고 이해와 공감을 얻는다.

나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다.

 

숫자로 세상을 바로 보자.

거짓 숫자들이 언론을 장식하는 요즘, 맑고 바른 숫자들이 소중하다.

 

책을 사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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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숫자/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동녘/370/17000

 

 

 

특정 현상을 설명할 때 숫자가 동반되면 내용이 훨씬 명료해진다. 아이를 낳아 대학까지 보내는 데 ‘31000만원’(2012년 기준)이 든다면 엄청나게 많다는 말보다 부모의 부담 정도가 더 생생하게 와 닿는다.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52억원)은 노동자 평균 연봉(3800만원)137배라고 하면 소득 격차가 확실하게 인지된다. 정확성을 전제로 한 숫자의 의미는 우리는 얼마나 힘겹고 불공평한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의문으로 확장된다.

 

   

 

인포그래픽 동녘 제공

 

 

인포그래픽 동녘 제공

 

 

인포그래픽 동녘 제공

 

 

통계청·기재부·OECD 등 다양한 자료 활용

 

사회현상을 드러내는 모든 숫자를 한데 모은 신간 분노의 숫자는 그래서 단순한 사회지표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책은 기획재정부, 통계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대학알리미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불공평한 한국 사회의 실태를 고발한다. 숫자 나열에 그치지 않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도 갖는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거론할 때 자주 나오는 출산율부터 보자. 서울시 25~44세 기혼 남녀의 희망 자녀 수는 평균 2.01명이지만 실제 출산율은 1.3(2012)이다. 희망과 현실의 차이는 보육 환경 탓이다. 2013년 현재 한국 정부가 지출하는 아동가족복지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8%, 미국(0.7%)보다 높고 스웨덴(3.7%)보단 낮다. 하지만 사교육비 규모는 점점 커진다. 영아의 41.9%가 사교육을 받고 비용 규모는 총 18380억원에 이른다. ·유아 시기를 빼더라도 짧게는 12, 길게는 16년 동안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72.54(OECD 국가 평균 100점 기준)으로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고시원·쪽방 등에 사는 청년 139만명 달해

 

대학을 나온 뒤에도 삶이 가혹하다. 최저 주거 기준(부엌이 딸린 3.6평짜리 공간)보다 못한 지하나 고시원·쪽방 등에서 사는 청년(20~34)139만명이다. 홀로 사는 청년의 23.6%가 주거 빈곤 상태다.

 

서울 대학가에 있는 하숙·고시원의 평당 임차료는 152685원인데, 타워팰리스는 118566(2012년 한 포털 부동산 시세)이다. 주거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청년들은 결과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삶은 나아질 수 있을까. 가계의 실질소득은 1996~20073.7%, 2008~20122.8% 성장했지만 기업은 8.1%, 11.2%가 각각 뛰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의 열매는 대기업에만 집중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소득불평등을 측정하는 지니계수가 1990년대 초반 0.250 수준에서 19990.288, 20090.295로 상승하면서 1(완전불평등)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얼마나 부의 편중이 심해지는지 알 수 있다.

 

나열되는 숫자들은 순간적 분노를 일으켜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 위한 기초 자료로 삼으라는 뜻이다. 꼼꼼하고 알기 쉽게 펼쳐 놓은 분노의 숫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마주하는 불평등의 참상을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속 빈 각오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각성의 숫자로 와 닿는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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