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한국 아동의 삶의 질.....그리고 실천가의 역할

샘연구소 2019. 11. 17. 13:59




        



연구원 최세나 씀.



지난 1111~ 12, 이틀간에 걸쳐 ‘2019 한국 아동의 삶의 질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이 세이브더칠드런,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의 공동주최로 개최되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이번 심포지엄의 첫째 날 참여하여 다양한 연구결과를 듣고 왔다.

 

행복하지 않기로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한국 아이들의 삶의 질, 주관적 행복감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많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는데, 그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조강연 : 국제비교 맥락에서의 한국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서울대 이봉주 교수)

-‘Children’s Worlds’의 아동 삶의 질 국제조사(International Survey of Children’s Well-being)에서 수집한 자료 중 3차 자료 활용하여 국가간 비교분석-

 

아동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데 있어서 객관적 지표는 주로 미래에 아동이 어떤 성인이 될 것인가에 초점을 둔 지표들이 대부분(: 학업성적 등)이어 왔으나, 최근에는 현재의 삶의 질에 초점을 두는 주관적 행복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

국가 수준의 변인들(: 1인당 GDP, 불평등, 물질적 삶의 질 등)은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고, 오히려 아동의 일상적 삶(가족, 학교, 지역사회 안에서 아동이 어떻게 경험하고, 인식하고 관계 맺는지)이 주관적 행복감을 설명하는 중요한 변인임

 

주관적 행복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 : 사람들(좋은 관계), 공간(안전한 환경), 놀이(여가활동)

주관적 행복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 : 가정폭력, 괴롭힘, 빈곤, 학업 스트레스

 

삶의 만족도를 6개 영역(, 시간사용, 학습, 관계, 안전한 환경, 자기자신)으로 구분하여, 이 중 어떤 영역이 주관적 행복감을 더 잘 설명하는지 확인해본 결과, 가장 강한 영향력을 나타낸 요인은 시간사용, 관계, 자기자신이었고, ‘학습, 안전한 환경이 중간 정도의 영향력, ‘이 가장 약한 정도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남

한국 아동들은 조사대상 22개국 중에서 시간사용, 자기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하게 낮게 나타남(시간사용-22, 자기자신-20). 하지만 관계부분은 비교적 높게 나타남 (6)

 

2. 주제발표 : 한국 아동의 삶의 질, 변화하고 있는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유민상 연구원)

-‘아동 삶의 질 연구데이터 중 주관적 측면의 삶의 질에 대해 2012~2017 자료 분석

 

삶의 영역을 가정, 물질, 관계, 동네, 건강, 시간사용, 자기자신, 미래8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2012년에 비해 2017년 현재 전반적으로 만족도의 수치는 상승하고 있음 (하지만 성별과 학년에 따라 차이 발생)

특히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증진됨. 여러 영역 중, 시간사용 만족도가 특히 증가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 실시 및 무시험 등과의 연관성에 대한 고민)

취약집단(장애아동, 물질적 결핍 경험 아동, 나홀로 아동)의 영역별 삶의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지만 장애아동은 대인관계 만족도에서, 물질적 결핍 경험 아동은 앞날에 대한 만족과 시간사용 만족도에서, 나홀로 아동은 자신에 대한 만족에서 그렇지 않은 아동들과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음

 

3. 국제비교를 통해 본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질 : 다양한 가족형태를 중심으로 (한국교통대학교 김선숙 교수)

-‘아동 삶의 질 연구’ 4차 조사 자료 활용-

 

아동의 삶의 질을 가족구조와 경제적 지위에 따라 양부모&비빈곤’, ‘한부모 외&비빈곤’, ‘양부모&빈곤’, ‘한부모 외&빈곤’, ‘가정위탁’, ‘시설보호6가지 형태로 나누어 비교

CWBI (Child Wellbeing Index) : 건강, 바람직한 인성, 교육, 안전 및 위험, 물질적 결핍, 관계, 주관적 삶의 질

전반적으로 가정 외 보호(가정위탁, 시설보호)아동의 삶의 질이 일반가구 아동에 비해 낮았음. 하지만 빈곤 혹은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는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노출된 아동의 삶의 질은 가정외 보호아동의 삶의 질에 비해 오히려 낮았음

가정위탁과 시설보호 아동 중에서는 위탁가정에서 보호되고 있는 아동의 삶의 질이 시설아동보다 높았음

 

빈곤&한부모 아동의 경우, 특히 바람직한 인성 영역은 성장할수록 더 낮아지는 경향성을 나타냄

위탁보호 아동의 경우, 바람직한 인성’, ‘교육’, ‘관계 영역은 시간이 지나도 낮은 상태에서 거의 변화를 나타내지 않음

시설보호 아동의 경우, 관계, 교육, 바람직한 인성영역은 시간이 지나도 낮은 상태에서 거의 변화를 나타내지 않지만, 성장할수록 건강’, ‘주관적 삶의질영역은 만족도가 눈에 띄게 높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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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내용이 방대해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내용들도 많다.

하루 종일 계속된 심포지엄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본다.

(다소 감상적일 수도 있겠으나, 아이들과 함께 해 온 꽤 오랜 시간들을 생각하니 마냥 이성적으로 연구결과를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다)

 

* 현장에서 일하면서 정말 진지하게 내가 만나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해본 적이 있을까. 물론 내가 했던 모든 일이 아이들이 좀 더 나은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일이었겠지만, 그때그때 단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만 매몰되었던 것이 아닐까. 그 문제들은 늘 해결도 어려웠거니와, 과연 해결되었다고 양자 간에 합의한다고 한들, 그것이 정말 아이들의 행복과 연결은 되었을까?


* 우리가 늘 만나는 소위 장애아동’, ‘빈곤 한부모 가정의 아동’, ‘시설아동들의 삶의 만족도, 행복감이 낮은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 나름 열심히 일했는데, 우리가 일한 건 아이들의 행복감 증진에 영향을 주지 못한 걸까? 라는 생각도 들면서, 지금부터 어디를 향해서, 어떻게 가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심포지엄의 초반에 설명된 것처럼, 아이들의 일상적 삶(가족, 학교, 지역사회 안에서 아동이 어떻게 경험하고, 인식하고 관계 맺는지)’이 가장 중요한 변인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의미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각 체계 안에서 아이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무엇을 인식하고, 누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이것이야말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늘상 만나는 사회복지사(학교사회복지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고, 매일 매일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인 셈이다.


 결국 이러한 모든 과정이 아이들의 행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지금보다 그 과정에 조금 더 철학적 깊이를 더하면 좋겠다는 작은 다짐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앞으로의 후속 연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