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Merry Christmas!

샘연구소 2019. 12. 16. 19:58

 

며칠 있으면 크리스마스이다. 요즘은 도통 성탄절 기분이 안 난다.

거리에 캐롤도 잘 안 들리고, 성탄 장식도 호텔, 백화점에나 가야 볼 수 있다. 싸늘한 겨울이다.

 

내가 학교에 복지사로 있을 때 산타 프로젝트란 것을 해봤다.

학생들 사이에 미리 작성된 성탄·새해카드를 교실로 배달해주는 이벤트이다. 원하는 학생들이 복지실에 와서 각자 예쁜 카드를 골라 내용을 적었다. 그럼 그 학생에게 복지실 예산으로 작은 막대사탕과 함께 전달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이 이벤트를 알게 된 담임 선생님들이 학급 학생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시겠다고 해서 큰 행사가 되었다. 나는 유치원에서 빌려온 빨간 싼타옷을 입고 빨간 모자를 쓰고 커다란 헝겊 부대에 선물과 가드를 담아 교실을 돌았다. 물론 미리 학교에 알리고 선생님들과 상의해서 학년별, 학급별로 적절한 날짜와 시간대를 정했다. 아이들은 놀라면서도 기다렸다는 듯 큰 환호와 함성으로 반겨주었다. 지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친구에게서 카드를 받지 못해도 복지사인 내가 나머지 학생들 모두에게 카드를 주지 않은 것 같아 후회된다.

복지실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교정의 나무 몇 그루에도 아이들과 반짝이 종이를 잘라 만든 장식을 걸었었다. 꼭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1년의 마지막, 춥고 스산한 학교에 따스한 이벤트는 활력이 될 것이다.

 

다음은 계층이동의 사다리의 저자 Ruby Payne이 자신이 운영하는 Aha! Process라는 웹사이트에 올린 글이다. Ruby Payne은 상담가이라 학생 개개인에게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시킬지, 명절 이후에 교사는 어떤 것을 주의할지에 대해 말한다. 새겨 들어봄직하다. 간단히 요약해서 번역해보았다.

미국 이야기지만 지금 우리 곁에도 유사한 일은 있을 것이다.

학교의 복지사들은 그런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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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일, 명절이 기쁘지만은 않은 아이들


 

#1.

아직 본 적도 없는 새엄마를 만나야 하는 추수감사절 방학

아빠와 상의하기도 어색해서 아직 물어보지도 못했다.

막연한 긴장과 불안감애 친구들과 다툰 아이.

교장은 이렇게 했다고 한다.

그럼 계획을 세워야겠네.

너 취미는 뭐지? 4일 동안 뭘 하고 싶어?

이이는 비디오 게임을 좋아한단다.

그럼, 비디오 게임기를 챙겨가야겠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넌 네가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게 말이야!

그리고 나서 감정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가르쳤다.

넌 잘 지낼 거야. 계획이 있으니 말이야.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되지는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계획을 갖고 있으니!

 

$2.

아주아주 가난해서 설날이나 생일에도 선물을 살 수 없는 각자 아빠가 다른 9남매의 장녀.

엄마는 사라졌다 나타나곤 한다.엄마가 와서 엉뚱한 데 써버리기 전에 복지수당으로 먹을 걸 사놔야 한다. 한 번은 누군가 칠면조 고기를 선물했다. 그러나 그걸 요리할 수가 없었다. 가스도 전기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리된 것을 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선물? 누가 준다면 모를까 준비할 수는 없다.

성탄절 방학이 끝나자 선생님이 성탄 선물을 주제로 글짓기를 하라고 했다. 학생은 초라해 보이기 싫어서 거짓으로 꾸민 야이기를 썼다.

 

 

명절에 아이들이 가난하든 부유하든 마주칠 수 있는 이슈들은 다양하다.

사망한 가족, 가족간의 불화, 멀리서 올 수 없어서, 질병 때문에, 수감 되어서, 군인으로 복무중이라, 일 때문에, 이혼해서 등등의 이유로 만날 수 없는 가족으로 그리움이 더 커진다. 그럴 땐 슬픈 기억들을 되새기며 명절을 보내게 된다.

Virginina Satir는 이렇게 말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죽으면 그는 그가 살아있을 때보다도 죽어서 더 가족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곤 한다.

술 때문에, 선물이나 명절 음식이 없어서 힘든 가정도 있다. 부모나 보호자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못 주면 죄책감이 든다. 온갖 TV 방송에서 그런 분위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빚을 져가며 아이들 선물을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교직원들은 명절이나 축일을 맞으며 말로 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민감성이 중요하다.

모두에게 명절이 다 근사하리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누군가에게 명절은 스트레스이고 괴로운 것이다. 명절이나 축일이 모두에게 멋지고 문제가 하나도 없을 거란 가정 하에 과제를 주거나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

 

https://www.ahaprocess.com/why-can-the-holidays-be-so-stressful-and-dreaded-by-stud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