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구조조정 해고노동자들을 생각한다

샘연구소 2011. 4. 19. 15:04

지난 2009년 이맘때인 4월 8일, 쌍용자동차 경영진은 회사 경영악화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노동자 2646명을 해고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5월 말 노조는 총파업을 단행했고 회사는 평택공장 직장폐쇄로 맞섰다.

6월 8일 쌍용자동차는 결국 976명을 정리해고 했고 다른 노동자들과 시민들도 쌍용차 노동자들의 농성에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8월 경찰이 공장에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벌였다. 그리고 8월 6일 점거농성 77일째만에 노사대표간 협상이 타결되어 농성이 막을 내렸다.

2010년 말,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3월 14일로 쌍용차 기업회생절차가 종료되었다.

 

그러나 쌍용차사건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여전히 천명에 가까운 노동자와 수천명에 이르는 그의 가족들이 실업, 빈곤과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 하나가 통째로 폭력을 맞은 꼴이다. 사람들은 하나하나 죽어갔다.

쌍용차사건 이후 질병이나 자살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벌써 14명에 이르고 있다. 남은 사람들의 삶도 쉽지 않다. 지난 4월초에 발표된 '쌍용자동차 구조조정노동자 3차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고'에 의하면 응답자의 80%가 중등정도 이상의 우울증, 52.3%가 외상후스트레스성장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은 파업중(1차 조사)이나 파업직후(2차조사) 때보다 더 심각한 증상이다.

 

이들의 삶은 어떠했길래 이렇게 누더기가 되었나? 최근 1년간 이들의 삶을 보면, 자살시도, 이혼, 별거, 자녀와의 관계악화, 해고 뒤 일용직으로 50만원 월수입으로 살기, 가계 빚 급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좌절의 끝에 몰린 사람들이 보이는 고도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이들의 38.7%가 최근 1년간 자살시도를 했다. 쌍용차 구조조정 이후 자살하거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노종자와 그 가족은 13명에 이른다.

 

외국의 경험을 보아도 실직 후에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이 높게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지지를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이를 잘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2007년 유럽연합 고용사회기회균등위원회는 노동자의 생명과 정신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더 나은 일자리 제공, 양질의 교육과 사회의 보호/건강 서비스 제공, 사회적 연대와 자원"등 3대 원칙을 제시했다(한겨레 2011년 4월 6일자 3면기사).

 

그러나 쌍용차나 정부, 사회로부터 인간적인 배려를 받은 적은 없다. 최근에야 정신과전문의 정혜신 씨 등에 의해 집단치유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매 회기마다 눈물바다라고 한다.

 

IMF가 주로 제시하는 구조조정안은 기업이윤을 내기 위해서, 더 정확히는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리기 위해서 과감하게 사람도 자르고 회사도 죽였다 살렸다 하는 것인 듯 하다.

신자유주의, 노동유연성, 구조조정과 같은 단어들에 대해 생소하다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들의 자살소식이 신문에 나올 때마다 그 남은 가족들의 삶과 자녀들을 생각했다.

작년에 한번은 평택지역의 교육복지우선지역사업을 담당하는 어느 지역사회교육전문가에게 물어보았다. 쌍용차 해고가족 아이들에게 특별한 행동변화가 있는지, 또 그런 아이들과 가족에게 어떤 관심이나 지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였다. 그러나 해당학교에서 전혀 발견하지도 못했고 개입사례도 없다고 했다.

 

나는 그럴 리가 없는데... 하고 생각했다.  사실 학교에서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위 '지역사회교육전문가'라면 이런 지역의 큰 사건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된다. 교사들과 함께 지역 문제, 가족의 문제가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민하고 예방차원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적절하게 돌볼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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