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양육가설>

샘연구소 2020. 4. 17. 10:44

양육가설

- 부모가 자녀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구

주디스 리치 해리스 저, 최수근 옮김, 황상민 감수, 도서출판 이김(2017 초판 1)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0442174

   

책 제목은 <양육가설>이지만

양육가설을 설명, 입증하는 책이 아니라 기존의 양육가설을 반박하는 책이다.

저자는 하버대에서 박사과정을 중퇴했으나 혼자 집에서 수많은 논문과 책들을 찾아 읽고 분석해서 정리해냈다.

624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을 매끄럽게 번역한 번역자에게 존경을 보낸다.

황상민 전 연세대 교수인 심리학자가 감수를 하고 추천글을 써주셨으니 더 믿을만했다.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인용한 이 책은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내 생각에도 '듀전이냐, 환경이냐' 논쟁이 '유전이냐, 교육이냐'로 과도하게 협소해졌고(물리적 환경, 이사로 인한 영향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부모교육만 유행하는 건 장사가 되기 때문인 듯하다) 다시 이것은 '유전이냐 부모하기 나름이냐'로 더욱더 협소해져서 거의 왜곡된 것이 현실이다.

과연 아이가 부모 뜻 대로 되는가? 천만에 만만에다. 그러면서도 세상엔 인터넷엔 텔레비전엔 온갖 부모대상 아이기르기 강좌가 인기이다. 부모들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울고 회개하는 기도를 하거나 과도한 책임감으로 아이를 위해서라며 거꾸로 제 아이를 괴롭히고 있다.

한마디로 자자의 결론은 아이는 부모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어릴 때에도 타고난 자기만의 특질로 부모나 양육환경을 조종하며 걷고 말하고 친구를 사귀기 시작하면 스스로 선택한 또래집단에 자신을 동화시키며 사회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하긴 우리 옛말에도 '친구따라 강남간다'란 말이 있지 않은가! 부모가 아무리 훌륭하고 애를 서도 친구 땜에 빗나간 아이들이 얼마나 많으며,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평생의 좋은 지지자, 진정한 벗을 삼아 행복한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교육, 청소년 상담, 청소년 사회사업에서 또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 분야 관계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최고로 간단하게 요지만 정리하면 이렇다.  


질문

아이는 어떻게 성격과 행동특성이 결정되는가?”

 

세간의 설

<양육가설>에 대한 맹신 - "부모하기 나름이다. 잘 되면 부모 가 잘 길러서 그렇고 못 되면 부모가 잘 못 길러서 그렇다. 부모의 양육태도, 역할교육이 중요하다."    

 

저자의 반박과 주장 요약

- '양육가설'은 틀렸다! - '집단사회화'이론이 맞다!

1. 유전>환경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는 배우고 스스로 자기를 가르치며 자라게 되어있다. 그래야 사니까.

많은 쌍둥이 연구, 입양아 연구들을 분석할 때 이는 자명하다. 기존 속설은 거짓말투성이.

2. 환경 중에 가장 중요한 건 또래문화 not 부모

부모에게 배운 건 “~~ 해선 안 되는 것”, 부모(어른)와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 등. 집안에서만 적용된다. 집밖, 학교에서 아이가 똑같이 행동하리라 생각하면 오산.

(: 해외 이주가정의 아이가 그 나라, 그 마을 아이들이 쓰는 언어에 동화되는 것. 집에서 부모의 문화에 적응하는 척 하지만 결국 그 아이는 그 지역사회의 사람이 된다, 물론 그 지역사회의 또래집단이 부모와 같은 인종, 문화, 소득수준의 사람들이라면 집 안과 밖이 비슷할 것이다)

3. 또래가 많으면 하위집단을 형성. 아이가 어떤 또래집단을 자신의 준거집단으로 하고 거기에 맞춰서 사회화하느냐가 핵심 --> ‘집단 사회화 이론

(현대 도시라면 학교 안에서도 교사/학생으로 일단 분류되고 학급 안에서도 공부 잘 하는 애/못하는 애, 백인/유색인, 쎈스있는 애/둔한 애 등이 하위집단으로 형성되며 아이는 그 중 하나나 둘에 소속. 그러면서 준거집단의 특징을 더 드러내고 다른 집단과 차별화를 위해 준거집단의 특징을 더 강화한다 - 교사에 저항하는 학생이라는 집단, 애송이들과 차별화하는 성숙한 아이들의 행동 따위)

4. 부모역할, 가정의 분위기, 문화도 없는 것은 아니나 부모가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일은 괜찮은 또래들이 있는 곳에 집을 구해서 사는 것(그래도 학교에서 어떤 또래집단에 소속감을 두느냐는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 맹모삼천지교의 힘

5. 형제서열 영향력 No. (집 안에서만 약간의 역할분담이 있을 뿐) 오히려 요즘은 인터넷이나 텔레비전 등 아동이 늘상 접하는 아동대상 미디어의 영향을 연구해야 할 것. 그것 역시 아이가 준거집단으로 채택하는 또래집단을 통해 걸러진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

6. 아이도 부모를 사회화시킨다. , 부모->아이 일방적 영향이 아니라 아이도 부모에게 특정 반응을 유도하는 한 주체로 부모와 아이는 상호작용한다. (이건 기존 발달심리학에서도 제기된 것. 날 때부터 병약한 아이, 민감한 아이, 둔감한 아이, 잘 웃는 아이 등은 같은 부모에게서 난 여러 자녀들을 각각 다르게 양육하도록 유도한다)

7. 아이들이 어떻게 또래집단을 형성하고 그들만의 부모세대와 비슷하거나 차이나는 문화를 형성하고 거기에 자신들을 사회화해나가는가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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