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돌봄교실

샘연구소 2020. 11. 5. 19:00

태어나지 말 걸 그랬나요?  내가 귀찮나요? 

vs.

나를 혼자 두지 않을 거죠?  엄마아빠 아니라도 누구라도 나를 지켜주실 거죠? 

 

몇 년 사이 아동돌봄에 관한 정책과 이슈들을 보면서 내가 아이라면 이런 생각 사이에서 혼란스러울 것 같다. 

옛날처럼 집에서 아이를 돌봐줄 할머니도 없고,  엄마 아빠도 늦도록 다 일을 하는 도시생활에서 어린 아이들을 누가 돌볼지는 큰 숙제이다. 여전히 친정엄마는 손주 돌봄에 중요한 '인적자원'이자 '인맥'인 것 같다. 그다음엔 유료 돌봄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니 그 돌봄의 질이나 신뢰성이 비용에 따라 출렁인다. 

그 가운데 부모와 교사, 마을의 돌봄담당자, 사적인 돌봄 서비스인, 그밖의 관련자들은 서로 아이를 소포 넘기기 하듯 돌림을 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과연 타인에게 엄마가 하듯 돌봄을 요구할 수 있을까? 그걸 세세한 직무 규칙으로 정하고 협약을 하면 잘 될까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올해 코로나 사태 속에서 태어난 아기들, 자라나는 아기들과 어린이들은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은 정말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실 초등학생들의 학부모에게 학교는 가장 신뢰할만하고 편리한 공적 서비스 기관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수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며 그 외의 일을 교사의 고유한 직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훈육이나 상담을 하던 것도 '전문상담교사'가 하고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도움을 주던 미담같은 일들도 이제는 '교육복지 전담인력'이 하는 사업의 일부로 넘어갔다. 행정도 '행정실무사'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교사가 직접 교육의 전담자이고 정규직이기 때문에 결국 다른 비정규직이 하더라도 마지막엔 다 교사가 최종 결정을 해야하기에 교사의 일은 날로 복잡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서 적잖은 부담을 주는 것이 방과후교실 운영과 돌봄교실이다. 교사들은 보육의 전문가가 아닌데도 돌봄교실 담당자가 되면 돌봄교실 운영계획을 세우고, 행정을 담당해왔다. 돌봄전담사가 있더라도 책임은 교사의 것이니까. 사실 수업은 교육과정이 있고 몇 년만 하면 그 기본틀을 가지고 운영하기가 수월한데 이런 1년짜리 사업들은 별 것 아닌 듯 하면서도 그때마다 신경을 쓰고 시간을 쏟아야 하는 정말로 에너지소모적인 일이다. 

 

그 와중에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파업을 예고했다.  

 

얼핏 보면 돌봄전담사와 교사들의 싸움처럼 보이기도 하고, 교사단체들의 거부 성명이 코로나사태 중 전공의들의 파업처럼 배부른 떼쓰기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학교와 지자체 간의 돌봄 떠넘기기 싸움 같기도 하고 일반인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불안하고 애가 타기만 할 것이다.  

 

오늘 좋은교사운동의 입장 발표는 내가 본 어떤 설명과 입장문보다도 가장 설득력이 있다. 

 

많은 이들이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우리 모두 그 말에 공감을 한다.

그렇다면 관계자들은 좀더 진지하게 둘러앉아야 한다. 복지부, 여가부, 교육부, 그리고 노동부 장관은 다시 둘러앉아야 한다. 교사, 돌봄전담사, 지역아동센터, 그리고 경제인총연합회나 노총도 둘러앉아야 한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는 내 아이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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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교사운동

stibee.com/api/v1.0/emails/share/vYPwGZ2LtjFPDkCY4jI2GU4DG7tKCg==

 

학교 비정규직 노조 초등돌봄 전담사의 파업에 대해 긴급히 좋은교사운동 선생님들께 드릴 말씀

 

stibee.com

www.goodteacher.org/bbs/board.php?bo_table=press_statement&wr_id=454

 

좋은교사 : 복음으로 다음 세대를 책임지는 좋은교사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은 너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양육 환경은 가정입니다. 학교의 모든 수업이 마치면 아이는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가지

www.goodteacher.org

대안의 요지

 

1)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돌봄 환경은 가정이며, 돌봄 정책은 부모가 아이들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노동정책과 함께 수립되어야 한다. 

2) 현실적으로, 아이를 돌볼 여유를 얻기 어려운 노동 환경 속에 있는 수많은 가정들을 생각할 때 사회적 돌봄 서비스는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3) 돌봄 서비스 확대의 필요에 비해 부족한 사회 인프라로 인해 초등돌봄교실이 확대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교사가 돌봄 행정에 투입되면서 반대 급부로 초등 교육의 손실도 커지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의 대책이 필요하다.  

4) 장기적으로 돌봄 행정은 일원화되어야 한다. 보건복지부-여가부-교육부에 흩어져 있는 돌봄 행정을 하나로 묶어 통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법적 근거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 마을 돌봄과의 통합을 고려할 때 보건복지부 산하의 독립 관청 체제가 타당하다고 본다. 

5) 위와 같은 통합적인 관리시스템이 운영된다면, 장소는 학교 시설, 학교 옆 시설, 마을 시설 등 지역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될 수 있다. 단설 돌봄센터, 병설 돌봄센터, 마을 돌봄센터 등 다양한 형태가 가능할 것이다. 

6) 질높은 돌봄 서비스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세워서 국민과 공감대를 만든다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사업임을 감안하여 이행 로드맵을 만들어 점진적인 이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 

7) 우선 단기대책으로 교사들이 아니라 돌봄전담사들이 돌봄 행정까지 맡을 수 있도록 노동 여건을 8시간 전일제 노동으로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