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과 이슈

발달이론

샘연구소 2011. 5. 6. 08:43

아동발달이론에 대한 조각 생각들

 

프로이트 이후 많은 발달학자들이 인간의 발달과정에 대해 연구를 하고 이론을 펼쳤다. 프로이트는 주로 태어나서 어린이까지의 과정이 일생동안의 정신건강을 지배한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 엄마의 심리상태, 양육방식, 아이가 살던 환경이 중요하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란 사람들도 마침내 자기를 극복하고 잘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은 프로이트가 주로 정신과 상담을 하러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던 결과라는 한계를 이해하게 해 준다. 실제로 그 때문에 월마 프로시는 오랫동안 '레질리언스 resilience'를 화두로 연구했으며 아이들이 환경의 영향을 받고 가족이나 엄마가 '가해자'로서 기능한다고 보는 관점을 뒤엎어서 아이 자신이 내적인 힘이 있고, 오히려 가족과 환경체계를 변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가지 새로운 발견과 비판에 의해 오늘날 프로이트 자신의 이론은 대부분 힘을 잃었으나 인간에 대한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을 열었던 큰 공과 주변에 끼친 영향은 오래 전 BBC 설문조사 결과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학자로 마르크스와 프로이트가 선정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프로이트 이후 그를 따르는 학자들에 의해 대상관계 이론 등 실천기술과 기법들이 발전되어 왔는데 나는 깊이 공부해보지 못했으나 유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피아제는 자신의 아이를 관찰하면서 인지발달단계를 연구했다. 그는 아이들이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를 거쳐서 아동기를 마감한다고 정리했다. 어린 아이들을 잘 관찰하면 정말로 딱 맞아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까꿍놀이나 음료수 담아주면서 긴 컵과 넓은 그릇으로 선택하게 하는 질문도 그렇다. 요즘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단계가 단축되는 것 같은데 혹시 감각운동기나 전조작기 과정을 충분한 시간과 시행착오의 경험없이 구체적 조작, 형식적 조작으로 넘어갔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온는지에 대한 연구가 없는지 궁금하다. 즉, 감성이나 공감능력, 자기 내적인 (지덕체의) 통합능력과 탄력성이 뒤떨어지지는 않는가 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피아제의 이론 역시 백인 중산층 가정의 모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역사적 배경과 문화에 따라 시대와 장소에 따라 인지발달의 내용이나 시기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존재에 대한 존중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하여 기록하고 정리하면서 이론으로 가다듬은 그의 정신은 우리의 아동 인지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밝게 해주었다. 특히 이후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인지발달이론은 교육자나 아동청소년 지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

 

에릭슨의 발달이론은 심리학이지만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이라고 부른다. 개인의 내면에만 집중하는 것에서 시각을 개인 외부의 타인, 환경체계와의 관계와 교류 속에서 성격이 발달하고 형성되어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가! (너무 당연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심리학은 개인 내면에 치중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는 영아기부터 아동기뿐 아니라 성인과 노인이 되면서도 인간이 계속 발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각 나잇대별로 중요한 위기를 겪고 그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자기가 성숙해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이 나이를 먹고 키가 자람에 따라 신뢰감, 자율성, 주도성, 근면성, 자아정체성, 친밀감, 생산성, 통합성 등을 얻게 된다고 보았다. 한편 위기에 적절한 관계를 통해 충분한 지지와 학습, 자아통합적 경험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불신감, 수치심, 죄의식, 열등감, 역할혼란, 고립, 침체, 절망 등을 얻게 된다고 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사회복지사들에게 에릭슨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에릭슨의 이론이 절대적 진리는 아닐지라도 많은 아이들이 신뢰보다는 불신, 자율성보다는 눈치를 보고 외부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하며, 주도성보다는 수치심과 죄책감이 크고, 작은 성취들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보다는 작은 실수만으로도 열등감을 안기는 교육풍토에서 살고 있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는 성인과 다름없고 생산(성적 욕구, 출산)과 노동의 능력이 충분한데도 자기를 세우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은 비단 청소년뿐이 아니다. 젊은 교사나 학교사회복지사 역시 청소년기에 공부경쟁 속에 시달리느라 자기 자신에 대한 탐색과 충분한 고민을 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어 가치관을 뚜렷이 세우지 못하고 내면의 힘이 약한 사람들을 많이 본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이들 이론대로 꼭 맞으면 '건강'하고 바람직하며 그렇지 않으면 문제이거나 결핍이고 질병인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부터도 나를 어떤 이론의 틀로 재서 이렇다 저렇다 분류하고 평가하고 진단하는 것에 끔찍할 정도의 거부감을 느낀다. 나는 나인데... 발달과업을 제 때 이수하지 못했더라도 잘 살 수 있고, 장애가 있어도 건강한 것이며, 지적으로 완벽한 이도 없고, 어릴 적 방임이나 학대를 당했다고 해서 모두 일생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는 아이들의 상처는 외면하기 힘들다. 그래서 오늘도 여러 학자들의 고민과 수고에 기대어 해답을 모색하고 아이들, 부모, 교사들과 이리저리 애를 써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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